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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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과 인욕으로 세상과 소통해야 합니다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입니다.
그 여름의 계절도 변화에는 어쩌지 못하고 물러가고 있는 가을입니다.
그 자연의 절서節序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인생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인생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전후좌우는 제대로 살피면서 살았는지, 다른 이들에게 불편함은 주지 않았는지, 시시비비에 휘말리지는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세상은 올바로 판단하고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춰 가는 변별력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금강경金剛經』에, 가려져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범부의 눈인 육안肉眼, 겉모습만 보고 그 본성은 보지 못하는 천안天眼, 현상의 이치는 보지만 중생을 구제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혜안慧眼, 모든 현상의 참모습과 중생을 구제하는 방법을 두루 아는 법안法眼,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부처님의 눈인 불안佛眼이 있다고 했습니다.


누구나 육안은 가지고 있지만, 천안도, 혜안도, 법안도, 부처님의 눈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눈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유설법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잔칫집에 초대 받아서 공양대접을 잘 받았는데 평소에 먹던 음식보다 더 맛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먹은 이 음식은 평소에 먹던 것과 맛이 다른데 비법이 있습니까?”
“예, 제가 배웠는데 참깨를 볶은 뒤에 으깨서 보자기에 넣고 꾹 짠 기름을 음식에 넣었습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참깨를 사왔습니다. 그리고 볶은 참깨를 밭에 뿌렸습니다. 밭에서 볶은 참깨가 나왔을까요? 당연히 그 밭에서는 무성한 잡초만 더 자라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밭에서 지혜 있는 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무성한 잡초를 뽑고 좋은 종자의 씨앗을 다시 심는 일이었습니다.
세상은 늘 온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고 정진입니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일이 보살행일 것입니다.
우리 불자는 바로 살아가야 합니다. 애민섭수哀愍攝受해서 모두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한 삶을 살면 더럽혀지거나 다투지 않는, 생활이 자유로움을 지닐 수 있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종단에서 주는 제일 큰 상인 포교대상 종정상을 받았습니다.
종정상을 받고 소회의 말을 한 마디 하라고 하는데,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만 하고 단상에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자아自我는 또 다른 내가 얼마나 많이 있었겠습니까. 그 번뇌 속에 휩싸인 수없는 내가 있었습니다. 오직 일념으로 살아가고자하는 부처의 성품도 잃어버리지 않고자하는 본성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내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지식과 스승과 도반과 선후배스님들과 여러 불자들이 있었겠습니까. 긴 시간 상념에 잡혀 있다가 문득 70년대 초 종로 대각사에서 광덕큰스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정우 봐라.”
“예.”
“세상에 한번만 안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이 세상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저의 인생에서 출가자로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 길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며 살게 하셨습니다.
45년 전, 군 법당에 있을 때 병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셨던 석주노스님께 여쭤 보았습니다.
“스님, 참수행이란 무엇이며 어떤 것이겠습니까?”
큰 스님께서는 두 마디로 줄여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수행이란 하심下心하고 인욕忍辱하는 것이다.”
신심, 규범, 선지식, 내관사유, 정진력,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법, 바른 행동, 더불어 사는 일을 섭수하는 것이 세상에서 몸과 마음으로 하심하고 인욕하는 것이 참수행이라고 하셨습니다.
통도사 적묵당寂默堂에 76세이셨던 벽안노스님께서 25살짜리 저에게 보내주신 편지가 있습니다.


“정우를 보내고 궁금하던 차
편지를 받아보고 반겨하였다.
공부를 위한 것이니 아무쪼록 공부를 착실히 하고 돌아와서
통도를 위하고 불교를 위해서 크게 활약하고 훌륭한 승려가 되어라.
우리 불교는 현재 이 사회의 바램을 응수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반성해서 구습을 타파하여라.
이만.
76년 10월 12일 노승 벽안”


벽안 노스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편지입니다.
이러한 보살핌과 가르침은 극단 신시컴퍼니를 30년 전에 창립하게 하셨고 인터넷 방송의 씨앗을 심게 하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공부를 착실히 하고 돌아와서 통도사를 위하고 또 불교를 위해서 크게 활약하고 훌륭한 승려가 되어라” 하신 노스님의 자상한 보살핌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어른스님들의 가르침과 그늘의 보살핌으로 어느 때는 서까래의 역할, 어느 때는 기둥의 역할, 어느 때는 대들보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오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젊은 세대는 반성하고 구습을 타파하여라.”
이 말씀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오고 있습니다. 스승의 가르침은 하심이 되고 인욕하는 수행자의 삶으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금생에 한번만 태어나지 않았다는 요량을 가지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신 가르침이 디딤돌이 되어, ‘아침에 일어날 때는 천년만년 살 것처럼 시작하고 저녁에 누울 때는 오늘밤이 마지막 밤이지’ 하며 누울 수 있는 인생이 되기를 다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열심히 살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전합니다.


회주 정우스님의 법문영상은 웹사이트 부다tv(www.buddhatv.com)나 스마트폰 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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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스님을 검색해 들어오시면 법문영상을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