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진
한국불교미술원장

관세음보살의 제 명칭

1. 화관
화관이란 보살이 쓰는 장식용 모자이다. 장엄을 하기 위해 쓰는 것이지만, 머리를 깎은 아라한과 확실히 구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형상이라 여기면 된다.

2. 화불
화불은 나유타의 비할 수 없는 수의보살 중에 오직 관세음보살만이 중생제도의 수기를 받은 아미타불을 아버지로 받들어 모실 것을 맹세하고 화관 가운데 모시고 있다. 아미타불로부터 중생 제도의 수기를 받은 관세음보살로 하여금 사바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중생들을 모두 섭수하여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는 소임을 맡은 보살이기에 구고구난 관세음보살의 의미가 더욱 값진 것이다.
그러므로 아버지로서 항상 머리 위에 모셔 표현한다. 또 화불이 있으므로 관세음보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3. 지연화
손에 연봉을 들고 있거나 감로수甘露水 병을 쥐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4. 수발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려 어깨 쪽으로 내려오게 하는데, 끝부분이 세 갈래로 나뉘어 늘어뜨려져 있으므로 삼발머리라 표현하는 것이다.

5. 천의
천의란 글자 그대로 하늘의 옷이란 뜻이다. 불·보살의 의상에 긴 꼬리가 달린 옷이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인간을 초월한 경지에 도달하면 허공도 자재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아래에 구름을 그려 넣기도 하는 것이다.

6. 비천
팔에 끼는 팔찌를 의미한다.

7. 영락
영락이란 옥을 비롯해서 보석, 구슬 등을 꿰어 목걸이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이는 아직 부처님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껏 사치를 표현하면서도 곧 부처가 될 분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화려하게 표현해보자는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세계 어느 나라 불교미술을 보아도 보살상은 화려하게 표현하고 있다.

8. 경의
경의는 내의 위 중앙에 걸치는 옷으로 더우면 벗는 등 기후에 따라 걸치는 옷이다. 마치 요즘 사람들이 여행할 때 허리에 겉옷을 감고 다니다가 추우면 몸에 걸치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9. 완훈
보석으로 장식하여 모양을 내 팔목에 낀 고리 모양의 보석이다.

10. 복갑끈
허리를 묶는 끈인데, 길게 늘어뜨려져 있다.

11. 상의
경의 아래로 내려오는 옷으로, 치마처럼 표현하지만 성별은 구별하지 않는다.

12. 연화좌
불보살이 나투시는 곳은 그 곳이 어느 곳이든 맨발 아래에는 반드시 그 자리에 연화대좌를 설치하게 마련이다. 연봉 위에 서 있는 자세, 혹은 앉은 자세로 표현하는데, 이는 중생제도를 하시는 그 고귀하고 존엄함을 성스럽게 표현하여 경배의 대상으로 삼기 위함에서이다.
이상으로 제 보살의 의상과 장식 등을 명칭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여기에 부언하자면 모든
탱화에는 주존불에 따라 좌우 협시불의 명칭이 정연整然하듯이 관세음보살상을 살피는 데에 있어서도 정상화불이란 아미타불(즉 아버지로 모신다는 약속에서)을 모시고 나투신다는 것을 이해하면 되겠다.
이와 같이 불보살의 외형상 명칭을 설명하는 것은 맹신에서 탈피하여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도에 따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함에서이다. 이것이야 말로 올바른 자세로 불교를 배우는 길이요, 확고한 수행의 길이며, 깨달음에 이르는 진리의 구경究竟에 접근하는 방편이라 하겠다.
한편 불교미술에는 건축·석탑·공예 등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그 수많은 장엄물 중 꽃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탱화다. 이는 시각적으로 표현한 예술의 긍지와 신앙의 대상물을 뛰어넘어 성자聖者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불상과 탱화를 조성하는 사람을 불모佛母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상을 조성하고 부처님 형상을 그리는 불모는 더러움에 오염되어 혼탁해진 강물이라 할지라도 그 강물이 흘러 바다에 들어가면 바닷물에 용해되어 강물이 깨끗이 정화되듯이 바다와 같은 마음가짐과 자세로 불상과 불화 조성작업에 임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화엄경 이세간품≫에서 이르기를, 「정진의 도에 드는 것은 바다와 같은 지혜로 모든 한량없는 중생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과, 세상 속으로 들어가나 분별이 없고 일체 허공계가 끊임없으니 시방세계의 그물에 들어가는 것과, 걸림 없음과 떳떳함, 한량없는 것과 남이 없는 것, 멸함이 없는 것과 일체에 잘 들어가는 법계를 다 잘 아는 것과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 법사와 성문 독각과 일체 범부의 모든 선근과, 삼세 모든 부처님의 선근과 법을 설하여 모든 중생을 조복 받은 선근을 다 알아 믿어 즐거워 하느리라.」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