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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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이지숙
문화센터 강사, 국립한밭대학교 수통골 문학회 회원


인간과 자연을 통틀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무엇일까? 엄마 뱃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홀로 편하게 있다가 이 세상과의 첫 소통을 위해 엄마 문밖으로 나온 신생아의 해맑은 모습. 자립적으로 부모 도움 없이 처음으로 혼자 서보고 혼자 걸음마를 아장아장 시도해보고 있는 생의 의욕으로 충만한 아가 모습. 아니면 꿈과 열정으로 가득찬 자신 만만한 20대 미녀의 아름다운 모습(?) 중년의 여유로운 자태의 거울 앞으로 돌아온 국화꽃 같은 당신의 모습. 얼굴에 주름이 쭈글쭈글 가득하지만 손주를 바라보는 자애로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인자한 할머니 모습. 그러고 보니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주위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 무척 많다는 생각에 행복감이 새삼 밀려든다.
‘아름답다’는 것은 ‘예쁘다’라는 단어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저 보이는 겉모습 자체가 고울 때는 ‘예쁘다’라는 표현도 쓰지만, 겉모습 너머로 내면적으로부터 풍겨 나오는 인간미가 플러스 될 때 ‘아름답다’는 표현을 쓸 수 있으므로 사람에게 아름답다는 표현은 최고의 찬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도도하고 고고한 자태의 여인을 닮은 목련 꽃망울도 너무 아름답고, 아가의 노란미소를 닮은 개나리도 황홀의 극치를 보이고, 예쁜 사랑에 빠져있는 소녀의 얼굴처럼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는 진달래도 그 아름다움의 순위를 매기자면 뒤처지지 않고….
이 세상에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추한 모습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 모든 아름다운 모습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화면은 어떤 것일까? (그야말로 군계일학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랜 시간 함께 백년해로한 노부부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사연이 있는 힘든 시간을 함께 하며 열심히 살아온 서로를 측은해 하며 生의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음에 안타까워하면서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는 노부부의 모습! 시간은 흐르고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힘없는 모습으로 늙어갈 텐데 과연 저렇듯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도 연출할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과 함께 의구심이 잠시 고개 들기도 한다.
예전에 「세상에서 가장 긴 시간. 호스피스의 生活」이라는 TV프로에서 말기 암환자인 할아버지를 극진히 간호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그 어느 신혼부부보다 간절히 서로에게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노부부의 모습은 우리가 생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듬어야 할 존재가 다름 아닌 가족 그중에서도 부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가장 덧없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다.
인생은 잠시 놀러왔다 돌아가는 소풍이기도 하고, 또한 여행이기도 하다.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라는 벽에 부딪치며 이리저리 다니면서 세상을 구경하다가 가면 되는 곳. 여행의 종착역이 보이려는 시점에 있는 노부부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은 그 어느 모습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세상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거나 무심코 지나치는 아름다운 모습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우리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때 투영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것이며, 추한 생각과 추한 마음을 가진다면 주위의 아름다운 정경도 아름답게 볼 수 없는 눈 뜬 장님이 될지도 모른다. 시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시각으로 시야를 넓게 봄으로써 세상을 더 넓고 넉넉하고 아름답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캄캄한 밤이 되고서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놓아 버리면 종종 아름다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신이 꼽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