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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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두려워 말라, 겁내지 말라, 무서워 말라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군종교구장


3월초에 UN평화유지군으로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그곳에서 레바논의 종교지도자를 만났는데 우리 일행 중에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지중해 연안지역 레바논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인데 분쟁만 없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그러자 종교인은 한마디로 대답하기를, ‘레바논 걱정 말고 대한민국 걱정을 더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분단된 나라에서 핵폭탄을 짊어진 격이니 더 걱정 된다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표현해 보면 ‘내 걱정은 말고 네 걱정이나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욕심 없는 이 에게 두려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은 자상하고 인자仁慈 하였습니다.
그런 아랍권의 독감 메르스로 우리나라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번 낙타 바이러스는 주로 응급실이나 밀폐된 병실에서 감염되고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떨어지는 이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전염되는 낙타독감은 처음 겪는 일이라 대단히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걱정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진실로 모든 얽매임이나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은 모든 공포를 초월한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 “구할 것이 없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
우리 몸에는 7만 종류의 생명체가 몸을 의탁해 살아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한 스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스님들은 다비를 하지 않고 그냥 두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묻기를 “어찌하여 다비를 하지 아니 하는가?”
그러자 제자들은, “법문하실 때, 우리 몸에는 7만 종류의 생명체가 있어 몸을 의탁해서 살고 있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숨을 거두었지만 불살생계不殺生戒를 첫째 계율로 지켜야 하는 불자佛子로서 다비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숨을 거둠과 동시에 그 생명체도 생을 마감하게 되느니라.” 하셨습니다.
우리 몸을 의탁한 것은 세포조직이였습니다. 바이러스도 일종의 세포입니다.
의학계에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서 바이러스 균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어릴 적 기억입니다. 지금 나이로 70세 이상以上은 천연두를 앓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천연두를 퇴치하는 항체는 소(牛)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곰팡이 균으로 페니실린도 개발 하였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독감이 걸리면 홍콩감기라 하고 유럽에서는 스페인 독감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스는 돼지에서 감염된 것이라고 합니다. 흑사병인 페스트는 쥐에서 감염된 것입니다. 메르스는 낙타에서 감염된 바이러스 독감이라고 하였습니다. 조류독감, 광우병 …… 뉴스에서는 낙타를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야생 낙타는 없습니다. 아마 동물원에는 있을 것입니다. 면역체계의 상식으로 짚어보면, 차라리 낙타와 어울려 살아온 것이 도리어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국민들의 정서는 근심과 걱정이 태산泰山입니다.
세계 2차 대전大戰에서 유럽은 인구 중 5천만 명이 희생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네팔 지진피해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1만여 명이요 부상자는 2만여 명입니다. 인도 남부지방에서는 가뭄과 더위로 3천여 명이 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해 평균 2천여 건의 화재로 500여 명의 사망자와 부상자는 2천여 명이라 하였습니다. 작년에 교통사고로 5천여 명이 숨졌다는 보도 자료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감염된 낙타 바이러스는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두려움이 되고 있습니다.
근대사近代史를 살펴보면 너무나 많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쟁, 기아, 가뭄, 홍수, 화재, 태풍, 화산, 원전사고, 스나미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난災難과 인재人災들은 지구를 끊임없이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도 흔들림 없이 잘 살아왔던 지혜로운 국민입니다.
이번에는 언론방송의 뉴스로 국민들이 도리어 정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국민 정서는 공황장애를 일으키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초기 대응방안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첫 만남이 이해 될 수 없었던 아랍독감의 면역체계를 살펴봤으면 합니다. 어찌 보면 세상이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성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극복해왔던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대소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60이면 노인老人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60세를 살면 축하 해주고 회갑잔치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회갑回甲잔치를 하면 이웃의 눈총을 받을 것입니다. 그렇게 시대는 변해가고 있습니다. 세포조직의 DNA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후, 환경, 풍토, 음식, 문화, 의식은 끊임없는 적응력을 요구 하고 있습니다.
군인軍人의 주둔지역에 메르스가 감염되었다는 소식에 걱정 하고 있었습니다.
면역체계는 동성끼리 모여 살면, 훨씬 약화된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습니다.
불자들은 깊은 생각으로 사유하며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혼자 사는 어른들의 쓸쓸한 삶은 면역성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합니다.
입춘 때가 되면 삼재팔난 삼재의 어려움을 지혜로운 삶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삼재는 수재水災, 화재火災, 풍재風災입니다. 수재는 늙는 것이요 화재는 병드는 것이며 풍재는 죽는 것입니다. 삼재三災는 누구나 겪는 일들 입니다.
이번 메르스 전염사태를 지켜보면서 선진국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게 됩니다. 직시되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와 지혜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적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적절한 방법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상처는 치료하기 쉽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는 누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상처를 숨기다 보면 훗날 골수에 사무치는 환부를 도려내야 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984년 조계종단 교무국장 소임을 살던 때의 일입니다.
석주 노스님을 모시고 공연장 조명실에서 연극을 보려 한 적이 있습니다.
공연을 시작한 지 5분도 가기 전에 내려가시자고 하셨습니다.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밀폐된 공간은 무대 공연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객석은 만원인데 내려다보니 스님들이 듬성듬성 앉아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창 너머로 보이는 무대의 공연은 공감되지 않았습니다. 안경 쓴 이의 쓰고 보는 시각을 응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실감하지 못했던 이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금강경金剛經』에 육안肉眼, 천안天眼,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의 안목眼目이 있습니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행복하고, 행복하고, 행복 하라”는 법문이 있습니다.
달라이라마께서는 “남을 돕는다고 하면 보통은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남을 도울 때 가장 덕德을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최고의 행복을 얻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삶으로 살아가는 최선의 길은 남을 돕는 것이다.” 존자尊者님은 또 “가슴을 따르지 않고 생각하는 습관이 나를 자유롭게 만들지 못 한다.” 하셨습니다.
생각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음식도 심하게 언치면 평생 그 음식 다시 먹지 않게 됩니다. 사랑과 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과 미움은 한 자리에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도 마음속에 있습니다. 낮과 밤은 허공에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을 등지면 밤이라 하고 바라보면 낮이라 하는 것입니다.
 
물리학자 마치오가쿠다는 미래의 마음에서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대 온다』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다. 태양계에 속한 은하수에는 천만 억 개의 별이 존재한다. 신체적 능력에 의존하며 살았던 과거와는 달리 미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계가 될 것이다.”고 했습니다.
생각하면 움직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음성인식으로도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신체적 능력에 의존하던 시대는 끝나고 뇌와 마음에 의존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정신과 마음이 둘의 자리가 아닙니다. 열매와 씨앗은 같은 자리입니다. 열매를 따면 씨앗이고 씨앗이 성장하면 열매가 되는 이치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한 생각의 출발점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틱낫한 스님은 “한 송이 꽃을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그것이 꽃이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자연현상으로 나타나는, 그리고 시간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속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꽃이 거름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만일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그 꽃이 메마르고 썩어 뭉그러질 때 우리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꽃이 거름이 되어가는 것을 내 인생에 투영해 비추어 보면, 늙고 병들어가는 것이 다 인생의 훈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이 세상을 오탁악세五濁惡世라 말합니다. 겁탁劫濁은 시간입니다. 견탁見濁은 견해입니다. 번뇌탁煩惱濁은 탐진치貪嗔痴 삼독심三毒心입니다. 중생탁衆生濁은 불안전하고 불확실한 상태의 삶입니다. 명탁命濁은 인간의 수명입니다. 젊음이여, 건강이여, 목숨이여. 사바세계는 젊음과 건강과 목숨이 한량없이 유지되는 세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곳을 오탁악세라고 하는 것입니다.
신심으로 수행 정진하여 보리菩提를 구하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 힘과 용기와 지혜를 주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불자 이었으면 합니다. 생각하는 습관에 젖어 있다가 자유롭지 못한 인생을 살지 않도록 서로 탁마하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asanjung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