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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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군종교구장


팔만장교八萬藏敎의 가르침은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됩니다.
아난존자阿難尊者가 서술한 경전에 보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나의 삶이 달라지게 되었다는 것을 언중言中에 내포하고 있는 것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들으라 선남자여. 내가 성불한지 20년쯤 지나서 왕사성에 있었더니, 그때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비구들이여,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십이부경十二部經을 받아 지니고, 좌우에서 필요한 일을 공급하여 주며,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하였더니, 그때에 교진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제가 능히 받아 지니며 좌우에서 시봉하면서 자기의 이익할 일을 잃지 않겠나이다.” 하기에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교진여여, 그대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할 터인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겠다 하는가.” 이때에 사리불이 말하였다. “제가 능히 부처님의 온갖 말씀을 받아 지니오며, 필요하신대로 시중을 들며 자기의 이익한 일을 하는 것도 잃지 않겠나이다.” 나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그대도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겠다 하는가.” 이리하여 5백 아라한들이 모두 이렇게 말하였으나 시봉을 받지 아니하였느니라.
이때에 목련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여래께서 5백 비구들의 시중하려는 것을 받지 아니하시니…… 문득 선정禪定에 들어 관하니, 부처님 마음이 아난에게 있는 것이, 마치 해가 뜰 적에 서쪽 벽에 비치는 듯하였다. 이런 것을 보고는 선정에서 일어나 교진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제가 여래를 뵈오니 아난으로 하여금 좌우에서 시중들게 하려 하시더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와 더불어 함께 살면서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하신 것입니다.
좋은 이익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출가자들이 신심과 발심으로 수행자의 길을 걸으면서 상구보리上求菩提하고 하화중생下化衆生하는 조화로운 삶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금년에도 25만 개의 핫팩을 전방부대에 전달하였습니다. 핫팩 전달을 위해 파주의 한 철책선 부대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판문점에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가보니 군법당은 미군美軍이 사용하던 막사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막사에 들어가 보면 법회는 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밖에서 본 외형상 법당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법당 옆에는 이웃종교가 현대식 건물로 잘 지어져 있었습니다. 그곳은 개성이 바라다 보이는 지역이기도 하고 매년 외국인들이 수십만 명씩 내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이곳에 법당을 지으면 많은 이들이 부처님을 참배하고 대한민국 전통사찰의 아름다움과 고려건축의 우아함도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고려의 개성은 선죽교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에 고려건축으로 단아한 건물을 지어보는 것입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이나 수덕사의 대웅전과 같은 법당을 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이 최전방이기도 하고 외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까, 내부에는 고려식 전돌을 깔아 신발을 신고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전에 합장하고 예배할 수 있는 낮은 마루에 아미타 삼존불을 모시게 되면, 전통사찰의 미학美學을 외국인들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환희심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6국의 6.25 참전용사들의 전사자 위패를 봉안하고 일심으로 왕생극락을 발원하게 됩니다. 교구에서도 벅찬 그 가슴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함께 참여했던 스님들은 기뻐하였습니다. 무량수전이 이미 다 지어진 것처럼 기뻤습니다.
달라이라마 존자님 법석에 가면, 나이가 많은 원로元老들이 달라이라마스님을 가까이에서 보필하면서 달라이라마스님과 운집 대중들의 가교역할을 하는 모습이 부처님 당시의 승가 공동체로 연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舍利弗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사리불이여, 그대도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고 내 옆에 있겠다고 하는가.”
수많은 제자들이 보필 하겠다고 하였지만, 와서 말하지 않는 이가 있었으니,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고 구술했던 다문제일多聞第一 아난존자입니다. 그러자 목련존자가 아난존자에게 권합니다.
“아난이여, 내 말을 잘 듣고 여래를 모시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요.”
두 번 세 번 권해도 아난은 “나는 큰 이익을 구함도 아니고 진실로 좌우에서 시중드는 일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에 다시 목련존자가 아난에게 말하기를 “아난이여, 그대는 아직도 모르겠는가. 부처님께서 저번에 좌우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도와주면서도 수행자의 덕목을 놓치지 않는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신 말을 듣지 못했는가. 여래께서 대중들의 시봉을 허락하지 않는 연유를 모르겠는가. 내가 선정에 들어, 여래의 뜻을 살펴보니 그대를 시자로 삼으려 하시는 데 어찌해서 아난은 그 뜻을 받들지 아니하는가.”
그러자 아난이 합장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 말하기를, “여러 큰스님들이여, 부처님께서 저에게 세 가지를 허락해 주시면 스님들의 뜻에 따라 좌우에서 부처님을 보필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설사 부처님께서 낡은 옷이라도 저에게 주시면 그것을 받지 아니할 것이니 그것을 허락해 주셔야 합니다.”
부처님은 삼의일발三衣一鉢을 기본살림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렇게 들어온 옷들은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고자 하실 때, 그것 때문에 부처님 옆에서 시봉 하고 있다는 대중들의 의심을 미연에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동안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는 입장에서 살아왔습니다. 요즘은 군종교구 소임을 보면서 그 상황은 자꾸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의 도움을 받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신병훈련소 가는 길에 그냥 갈 수 없어, 자장면 한 그릇의 추억이라도 만들어 주고자 인연 있는 스님들께 “어느 부대 방문하고 있는데, 자장면을 공양 한 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핫팩, 합장주, 군법당 신축불사 보수 공사비도……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나눔으로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많은 도움을 받고 사는 교구 살림살이가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 합니다.
어느 날, 화주승化主僧이 되어버린 저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이익을 잃어버리지 않겠느냐.” 하신 가르침에 옷깃을 여미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불자들의 별청공양을 받으실 적에 따라가지 않음을 청합니다. 세 번째는 일정한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부처님 처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시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아난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까지 항상 부처님 곁에서 시봉을 하였습니다.
훗날 아난은 여덟 가지로 칭찬 받으셨는데, 아난은 때 아닌 때에 부처님 처소에 들지 아니하였다는 칭찬도 하셨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선정禪定과 선정삼매禪定三昧를 닦고 반야지혜般若智慧를 닦는 삶을 살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수행修行이고 정진精進입니다. 선정삼매를 닦는 것은 방일放逸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방일이란 게으르지 않기 위함이요, 큰 지혜를 구족하기 위함입니다.
선정삼매를 닦는 것은 반야지혜를 증장시키고 신심은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보리심은 신심을 장양하게 합니다. 그것은 자재함을 얻기 위함입니다.
반야지혜를 닦는 것은 나고 죽는 나쁜 과보果報를 관찰하기 위함입니다.
인과因果를 믿고 윤회輪廻를 부정하지 않는 것을 불자의 근본으로 삼는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반야지혜는 좋은 일을 찾아서 하게 합니다.
보살菩薩이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성불하기 위함이요, 극락정토極樂淨土에 왕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극락정토세계는 경유지입니다. 업력業力으로 살던 삶을, 일생보처에 오른 보살이 되어 선근善根과 지혜智慧, 불퇴전不退轉의 정진력精進力으로 출가자出家者의 이익을 잃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asanjung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