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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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명상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하버드, MIT, 구글, 애플, 글로벌 CEO
매년 5,000여 명이 방문하는 명상 교실


일본 교토에 있는 선종 사찰 묘신지妙心寺 슌코인(春光院)에는 명상을 체험하기 위해 매년 5,000여 명의 서양인들이 방문한다. 주로 하버드, MIT, 와튼 스쿨 등 세계 명문대학 학생들과 글로벌 기업의 CEO 등 소위 엘리트 계층의 사람들이다.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결정적 영향력을 끼치는 이들, 서양 엘리트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 먼 거리의 일본 구석진 사찰까지 날아가서 명상을 체험하는 것일까? 『엘리트 명상』의 저자이자 명상 교실을 주관하는 가와카미 젠류(川上全龍, 38) 스님은 이러한 현상을 “새로운 가치관을 명상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와카미 젠류 스님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종교학을 배우고 일본으로 돌아와 10여 년째 서양인을 대상으로 명상을 지도해 오고 있다. 명상 수업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단순히 명상을 체험하려고 찾아왔지만, 최근에는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관심 분야에 명상을 적용하려는 의지가 점차 강해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원인을 스님은 서양의 가치관이 한계에 이른 데서 찾고 있다. 21세기를 접어들면서 실용주의와 근로주의가 바탕이었던 기존의 서양 가치관만으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서구 사회가 절감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사건 이후, 서구 시스템의 맹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공생共生’이 새로운 가치로 떠올랐다. 그동안 배금주의와 이기심으로 가득 찬 비도덕적 기업들이 저지른 악행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데 대한 자성적 성찰의 결과이다. 이제 비즈니스 세계는 한 기업만의 이익이 아니라 협력사와 경쟁사,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득이 되어야 한다는 반성과 함께 도덕적 기업, 이타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비자와 고객 역시 이기적인 회사의 제품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 등 기업의 감시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간파한 서양의 엘리트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심과 상대를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성공의 열쇠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가치관에는 배려와 공감 능력이 절실히 필요했고, 이 능력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명상임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는 명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큰 뒷받침을 하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과학기술이 명상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낸 셈으로, 명상이 종교적 수행을 넘어 과학적인 뇌 트레이닝법으로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명상의 시대로 들어섰다. 명상은 이미 비즈니스를 포함해 교육과 의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엘리트 명상』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함께 가와카미 젠류 스님의 명상 수행을 바탕으로 내 안에 잠재해 있는 공감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 지금 세계의 엘리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미래를 나가려는지 그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다시 시간이 흘러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은 유럽과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그때까지 자신들의 사회를 움직여온 실용주의(Pragmatism)나 근로주의의 사고방식으로는 앞으로의 경제와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했습니다. 히피 시대에 선을 참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다시금 서양은 새로운 가치관을 요구하는
맥락에서 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_8쪽


서양 엘리트들이 본 핵심은 ‘공감 능력’
명상은 공감 능력과 이타심을 끌어내는 최고의 방법


세계금융위기 사건을 계기로 서구 비즈니스 업계 변화의 중심에는 ‘이타심’이라는 키워드가 중시되기 시작했다. 이타심을 끌어낼 방법의 하나로 그들은 ‘명상’을 주목했고, 이제 성공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명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의 보급과 ‘사회적 기업가’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명상이 이타심을 끌어내는 최고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걸까? 명상을 연구하는
학자와 수행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명상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명상을 통한 자기 성찰은 내면의 관찰에서 비롯된다. 나의 언행,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이 명상의 시작이다. 이를 통해 주변 관계를 살펴보는 단계로 확장하게 되고, 이 단계가 익숙해지면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향상하게 된다. 공감한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는 곳 이타심과 연결된다. 명상은 자기 성찰, 타인의 이해, 이타심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선순환을 이루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론은 많은 과학적 연구와 통계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이는 삶의 질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서양의 엘리트들은 이점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미래 비즈니스는 서로를 공감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이타심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이타심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기실현과 노동이야말로 성과를 이루는 원천이 된다고 믿었던 가치관이 흔들리는 가운데, 탈출구의 방법론으로 명상이 떠오르고 있는 이유이다.


구글의 내면검색(SIY)은 자기인식·자기제어·모티베이션(동기부여)·공감·커뮤니케이션의 다섯 요소에 착안한 ‘마음과 사고력’을 과학적 접근으로 강화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들 다섯 요소는 모두 EQ의 구성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EQ의 요소를 높이기 위해서는 명상이 유효하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마음챙김은 구글을 벗어나 전 세계 다양한 기업에서 채용되기 시작했습니다. _29쪽


명상은 과학적인 감정 관찰 트레이닝
신비한 경지의 도달이 아닌 생활화가 목적


저자 가와카미 스님은 명상의 핵심을 ‘자세와 호흡’이라고 말한다. 굳이 어렵게 결가부좌를 틀고 앉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 바닥에 앉든, 의자에 앉든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다.
허리를 굽혀서는 안 된다. 새우등처럼 허리가 굽으면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리를 곧게 펴고 앉으면 그다음에는 호흡에 집중한다. 그리고 마음을 제어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이를 가와카미 스님은 ‘조신(調身, 바른 자세)’ ‘조식(調息, 호흡의 조절)’ ‘조심(調心, 마음의 제어)’의 세 단계로 설명한다. 바른 자세로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크게 완화된다고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를 습관화시키는 데 있다. 명상은 어떠한 신비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하는 수련이 아니라고 가와카미 스님은 힘주어 말한다. 명상의 의미는 습관화에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상이 습관이 되면 어느 때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바라볼 수 있다. 명상의 과정 중 하나인
호흡법을 익히게 되면 얕고 미묘한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 상태도 항상 바라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제3자화시켜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게 되면 마음을 제어할 수 있게 되고, 자기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면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타적 인간이 된다.
이 메커니즘을 극대화해 이타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다. 서양의 엘리트들은
이를 통해 기업과 단체, 개인과 사원들의 잠재된 공감 능력과 이타심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 속에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저 자신이 종교학을 전공했고, 종교가로서의 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은, 성직자라는 신분에 기대어 관념적인 것들만 늘어놓아서는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현대인들은 실제 사례를 들어 이론적인 내용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좀처럼 이해시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종교도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이론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_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