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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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옥수수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http://blog.naver.com/jisook501


한 여름 맛나게 먹는 옥수수를 보면 친정어머니가 생각난다.
아직은 생존해 곁에 계시기에 항상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시골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없이 출생과 성장기를 계속 도시에서 살아왔는데, 어렸을 때 주말이면 어머니는 옥수수를 한 솥 쪄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대화를 하며 하모니카를 불게 했다.
어찌나 세게 불던지 커다란 한 솥의 옥수수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금방 자취를 감추었다.
나 또한 어느 간식보다 옥수수를 좋아해서 한자리에서 5개 이상을 뚝딱 먹어치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친정어머니가 옥수수를 좋아하시니 네 딸 또한 어머니의 식성을 닮았는지, 중년이 된 지금도 옥수수는 즐겨먹는 기호식품 중 하나이다.
할머니 대를 이어 손녀인 내 딸까지도 나의 식성을 닮았는지 옥수수를 무척 즐겨 먹는다. 이토록 우리가 즐겨먹었던 음식들은 과거의 시간과 함께 즐거웠던 많은 추억을 낳는다.
음식과 함께 만들어진 과거의 추억은 오롯이 뇌리에 남아 오늘의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고 때로는 팍팍한 일상에서 촉촉한 행복감에 젖게도 만든다.
훗날 어떤 음식이 내 자식에게 엄마와 가졌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지 잠시 생각에 잠겨보면서 지금 이순간도 옥수수를 입에 물고 힘차게 하모니카 소리를 내고 있다.
추억 속의 어린 나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중년이 되어 인생의 외로움을 논할 수 있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있다.
추억 속의 옥수수는 변함없이 현재에도 내 곁에서 또 따른 얘깃거리를 잉태하고 있구나!
“기억은 아물지 않고 남으며, 과거가 과거로 끝나지 않고 현재이자 미래를 지배한다”고 어느 작가가 말했다.
추억은 지나간 시간의 한 단면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엮어주는 필름의 연장선으로 잊지 못할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창조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인 지금 이순간도 내일이 되면 또 다시 과거의 장으로 넘겨지니, 예쁜 추억으로 남기기 위한 오늘의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