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선불교 이야기
    반야샘터
    생활법률상식
    구룡사 한가족
    자연과 시
    자연과 시
    불서
    경전에서 배우는 생활의 지혜
    불교설화
    인간불교
    건강한 생활
    붓다 칼럼

과월호보기

소염진통제, 없던 고혈압 만든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얼마 전, 40대 중반의 여성이 혈압이 높다며 긴장한 얼굴로 내원했다.
여태까지 아픈 데 없이 건강하게 살았는 데, 교통사고가 난 후 고혈압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교통사고로 다친 곳은 무릎인대파열이었고 혈압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질환이었다. 건강했던 사람이라 입원할 당시까지 혈압은 정상이었고 혈액검사 등 다른 진단 또한 양호하여 무릎손상 외에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였는데, 퇴원할 때쯤 혈압을 재보니 수축기 혈압 160이 넘게 측정된 것이다. 깜짝 놀라서 여러 번 반복해서 재어도 높게 나타나서 내과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그날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러다가 평생 동안 혈압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 한방으로 고혈압에 대한 근본원인을 해결하고 싶어 왔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교통사고 때문에 놀란 끝에 혈압이 높아진 것이라고 스스로 자가진단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고혈압이 초래된 배경은 따로 있었다. 무릎인대파열로 인하여 수술 받고 병원에 입원했던 1개월 동안 주사 맞고 복용한 소염진통제가 건강하던 그녀의 몸에 고혈압을 만들어낸 것이다.
소염진통제는 어떤 기전으로 혈압을 높일까? 소염진통제는 혈관을 닫는 역할을 한다. 이 약들이 몸에 들어가면 밀려드는 혈류량을 줄이고 통증물질을 막아서 통증 자체는 일시적으로 멈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혈액이 막혀서 조직을 회복하는 기능도 멈추게 된다. 즉 통증 물질의 발생을 억제하면서 몸을 차갑게 만들면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지만 그와 동시에 치유 반응을 막아버리기 때문에 피로가 회복되지도 않고 조직 회복이 늦어지게 된다.
소염진통제는 흡수되면서 온몸으로 퍼지기 때문에 체내의 혈류가 억제되어 혈관을 닫아버리게 되고 좁아진 혈관 속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한 높은 압력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혈압이 오르게 된다. 이런 상태가 1~2주 정도 단기간이면 별 문제가 없지만 1개월 이상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긴장하면서 건강하던 사람도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혈압이 정상이던 사람도 갑자기 긴장하면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혈압이 오르는 현상은 교감신경항진으로 생기는 것인데, 소염진통제를 먹어도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펜잘 타이레놀 아스피린 등 일반 소염진통제 외에 염증을 개선시키고 통증을 억제하는 능력이 가장 강력한 것은 스테로이드다. 일명 뼈주사라고 알려진 이 성분은 처음 발명되었을 당시 만능의 효과를 발휘해 질병의 고통에서 허덕이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졌던 이 성분은 염증, 통증에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까닭에 아직까지 여러 질환에 다양하게 처방된다. 뿐만 아니라 난치병인 자가면역질환, 아토피, 두드러기 등에도 면역억제제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장기간 투여할 경우 온갖 심각한 질병을 불러일으킨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인체의 호르몬에 교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테로이드를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환자들 중에는 여름에도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몸이 차갑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마치 몸이 냉장고를 끌어안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그 정도로 혈류를 막아 몸을 차갑게 식히는 것이 스테로이드다. 이 물질은 교감신경 긴장을 초래하고 혈관이 막히면서 추위를 느끼게 된다. 즉 혈류가 막히기 때문에 한기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교감신경이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드시 혈압이 상승해 고혈압이 시작된다.
이렇게 약물로 발생된 급성 고혈압은 기본적으로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를 끊어야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장기간 복용했던 사람이라면 이 약물들을 중지한다고 해서 혈압이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혈류가 개선되고 교감신경이 완화되어야 혈압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혈압약을 먹지 않고 고치고 싶다면 우선 소염진통제를 끊고 매일 혈압을 측정하여 기록해보자. 3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혈압이 내려가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고혈압 낮추는 생활습관을 같이 실천하면 더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