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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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도표로 읽는 견고하고 단단한 반야 지혜의 총체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보살이 나아가야 할 바른 길로 안내해
일체 고통을 끊어내는 위대한 불경의 모든 것
불교의 수많은 경전 중 사부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수승한 지혜를 담고 있어 ‘모든 부처의 지혜로운 어머니요, 보살의 슬기로운 아버지이며, 뭇 성현의 의지처’로 받들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금강경』을 두 번, 세 번 읽은 불자는 있어도 한 번도 읽지 않은 불자는 없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금강경』을 읽고 그 핵심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 안에 내포된 불법의 수준이 높은 데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진세의 법과 다른 뜻이 있어 그 속 깊은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강경』을 다룬 수많은 강설서·해설서가 출간되어 왔다. 이 책은 모두 『금강경』 5천 여자에 담긴 깊은 뜻을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현대의 많은 스님들과 불교계의 내로라할 만한 학자들의 노력에 힘입은 것이다. 다만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기연機緣의 변화로 말미암은 새로운 형태의 시도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경전을 읽고,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
도표와 삽화로 정리한 현대적 해설
『도해 금강경』이 여타 『금강경』 관련 도서와 다른 점은 경전의 심오한 내용을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도해圖解”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장황한 서술을 도표로 간결히 설명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삽화로 전개한다. 이러한 특징을 책 제목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간의 일반적인 독서 방식은 지면에 인쇄된 글을 읽고 머릿속으로 그 내용을 정리하는 순이었다. 이와 달리 도표와 삽화를 통해 내용의 핵심을 한눈에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도해의 방식은 최근 현대 독자들이 선호하는 책 읽기 방식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통해 경전을 해설하려는 시도는 국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책에 삽입된 감각적인 도표와 정교한 삽화는 독자들로 하여금 깨달음의 탐색을 풍부하게 하는 한편, 이 경전과 관련된 많은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제한되어 미치지 못했던 사고의 영역에 이르게 한다. 무엇보다 불경을 읽는 데 생동감과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불경을 읽고 이해함에 있어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경전 읽기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에 가까울 정도로 세심한 『금강경』 경문 번역
이 책의 편저자는 『금강경』의 경문을 번역함에 있어 현대의 언어로 단순히 옮기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이 책에 담긴 경문 번역은 『금강경』 가까이에 있는 불교의 모든 것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경문에 직접 나타나지 않은 다른 경전을 끌어온다든지, 앞선 내용을 다시 되짚어 함께 엮거나 용어 등을 풀어서 서술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경문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경』을 둘러싼 불교의 모든 것
경문의 번역에서도 그렇지만 이 책의 해설은 『금강경』 자체만을 설명하는 단순한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책은 『금강경』을 둘러싼 기본적인 교법에서부터 말법시대의 개념과 같은 상식적인 지점, 또는 불교 혹은 『금강경』의 전래, 걸식·의복의 개념과 같은 불교의 역사·문화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각으로 경전을 다룬다. 작은 것 하나 빼놓지 않는 세심한 해설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모두 『금강경』이 전하는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길로 모아진다. 결국 이 책은 『금강경』 해설서이자 ‘불교 전과’의 성격까지 담보한다. 이로써 『금강경』을 이미 여러 번 공부한 이들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이해가 용이하도록 하였다.


역대 『금강경』 역본 수록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은 역대 『금강경』 역본이 모두 실려 있다는 점이다. 다른 책도 마찬가지지만 이 책도 중심이 되는 역본은 구마라집이 최초로 번역한 『금강경』이다. 하지만 권말 부록에 보리유지, 진제, 급다, 현장, 의정 등 고승대덕들의 역본을 모두 실음으로써 그동안 승가교재와 같은 전문 서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역대 『금강경』 역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더구나 더욱 흔히 접할 수 없었던 『금강반야바라밀경미륵보살게송』과 『양조부대사송금강경』도 수록되어 역대로 『금강경』을 이해하고 수습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 문헌 역시 우리말 번역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금강경』은 성불의 피안彼岸으로 나아가는 보살들을 위한 빈틈없고 완전한 설법이자, 불가 수행을 위한 위없는 가르침이다. 금강석처럼 순수하고 명료하며, 견고하고 예리해 모든 번뇌를 타파할 수 있는 최상의 법이 이 경전 5천여 자에 담겨 있다. 『금강경』은 모든 중생의 불성佛性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일종의 불씨이다. 그렇다면 『금강경』의 사구게四句偈만이라도 이해하고 수지하기 위해 이 책을 꺼내든 모든 독자는 자신과 속진 세상의 번뇌 속에 헤매는 많은 중생의 불성을 위해 불씨를 나누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가 아닐까?


책속으로
이 경전에서 “그 마음을 항복받는 것”이라 함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조성된 불안한 번뇌의 요소를 항복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그 마음을 항복받는 것”은 말로는 매우 간단하고 쉬운 것 같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중생의 마음은 실제 굴복시키기 매우 어려운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사람의 ‘마음’에 늘 욕망, 의망, 이익 혹은 추구함이 있고, 언제나 사고와 해결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가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지식이 팽창하면서 욕망도 덩달아 강렬해지고 사람의 마음도 갈수록 굴복시키기 어려워졌다. _ 30쪽


비록 진정으로 성불하는 경우가 결코 많지는 않지만, 무상보리를 수행하기로 발원하는 것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하는 일에 점점 전념하게 되고,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데 있어 마음이 평화로워지게 되며, 더욱이 인생으로 하여금 두 번 다시 물결치는 대로 휩쓸리지 않게 할 수 있어서 세속적인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자신을 주도할 수 있고, 만족을 알며 늘 즐거울 수 있게 된다. _ 34쪽


설법의 도입은 평범한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부처님의 교육 수단은 이미 매우 높은 단계에 이르러, 먹고 입고 머물고 걷는 모든 것이 설법임을 보여준다. 탁발하러 갈 준비를 하는 것에서부터 부처님께서 좌선을 하는 데 이르기까지 사소한 행동마다 모두 불법의 지혜가 가득하며, 진리의 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모든 과정이 보살도를 수행하는 육바라밀을 몸소 가르치는 ‘부처님’인 것이다. _ 81쪽


부처님의 일거수일투족, 즉 먹고, 입고, 머물고, 걸으며, 나가고, 들어오고, 앉고, 눕는 것은 물론, 모든 것이 다 저절로 위의가 있다. 이것은 비구 대중은 물론 부처님을 따르는 모든 중생들이 본받기 쉬운 좋은 귀감이 된다. 이러한 먹고 입는 일상 가운데 참마음에 편안히 머무르고, 허망함을 굴복시킬 수 있어야 참된 능력이다. _ 85쪽


후대 사람이 점수와 돈오를 말할 때 종종 단편적으로 양자의 대립을 과장하여 이 둘을 물과 불처럼 병존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심지어 양자에 높고 낮은 구별이 있다고 독단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이 둘은 불법에 있어서 결코 높고 낮음이 없다. 단지 수행 단계와 도달하는 경계가 다른 것뿐이다. 수행의 초급 단계에서는 차츰차츰 수행해 차례로 나아가는 것이 비교적 실용적이며, 이것은 지식을 축적하고 역량을 높이는 과정이다. 수행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 선정의 힘과 지혜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서야 돈오를 통하여 질적인 도약을 실현할 수 있다. _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