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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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을 맞이하는 기도공덕功德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엊그제가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이 지나니 입춘立春입니다. 순환 절기는 우수雨水 경칩驚蟄이 지나면 춘분春分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의 시간도 쉼 없이 풍상세월風霜歲月에 유수인생流水人生이 되어 그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이번 입춘立春에도 많은 불자들이 동참 하였습니다. 설날 연휴年休인데도 함께한 연유는 무엇이겠습니까?
불자佛子는 인과因果를 믿고 윤회輪廻를 부정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 불자들의 신심信心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불자들의 뜻하시는 바 소구소원所求所願이 성취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법당에는 400여 년 전, 해남 옥玉으로 조성된 길상다라니吉祥陀羅尼 호신첩을 불보살님 전에 올리고 기도정진하며 소중히 간직하려 합니다. 아무리 금은보화가 많고 부귀영화를 누리더라도 가정화합家庭和合이 제일입니다. 억만금이 있으면 무엇 합니까. 건강과 목숨이 망가지면 소용없습니다. 입춘의 호신첩은 가정화합家庭和合과 병고액난病苦厄難, 소원성취所願成就와 재수대통財數大通, 삼재팔난三災八難을 염원하는 믿음으로 나누어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 장씩 나누면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의 지혜방편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 품안에서 따뜻한 가정의 기운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금년에는 소띠, 뱀띠, 닭띠가 삼재三災가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띠에 해당되는 사람만 삼재가 든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다 삼재가 있습니다. 인생살이를 전후좌우前後左右로 살피면서 살아가자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삼재 든 사람만 붙들려서 쩔쩔맬 일은 아닙니다. 매사를 조심하면서 지혜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가르침이었으면 합니다.
삼재란 물의 재난인 수재水災, 불의 재난인 화재火災, 바람의 재난인 풍재風災입니다. 삼재든 그 사람들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의 성주괴공成住壞空으로 이루어진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육신四大肉身은 늙고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몸을 가다듬어가며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몸에는 음양陰陽이 결합되어 세포로 분열을 일으키고 있었다는데, 그 세포가 6억 개 내지 10억 개로 이 몸을 구성하며 끊임없이 분열을 일으키고 진화하며 변화해 가면서 지금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들어가면 세포는 정지되어 소멸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느 날 제자들에게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육신四大六身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이 몸을 의탁해서 기생하고 있다”는 법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 스님이 얼마 후 입적入寂하였는데, 제자들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왜 다비식을 하지 않느냐” 하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러자 대답하기를, “부처님께서 우리 몸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의탁해서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가 숨을 거뒀다고 해서 의탁해 있는 생명체를 살생할 수 없어서 다비식에 화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가 숨을 거둠과 동시에 모두 소멸되었다” 하셨습니다.
의학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이 바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입니다.
지구에는 오대양육대주五大洋六大洲가 있듯이, 작은 우주라 부르는 우리 몸에도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인연因緣으로 계합契合하여 연기緣起되어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세상을 좌우하며 지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도 그럴 것인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시대의 생명과학은 그것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고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들의 마음은 보살菩薩의 자비심이어야 합니다.
보살의 근본이 자비심慈悲心이요. 연민심憐愍心이기 때문입니다.
『기신론起信論』에도 가르치고 있듯이, 우리 불자들은 믿음의 힘에 의지하는 까닭에 능히 수행정진을 할 수 있고 보리심菩提心을 낼 수 있고 선근善根을 증장增長할 수 있는 정진력으로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깨달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지혜를 가졌으면 합니다.
삼일수심은 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요, 백년탐물은 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이라 하였습니다. 삼일 간 지극한 마음으로 마음을 닦아도 천년을 덮고 남을 복덕과 지혜가 구족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들은 이미 지난시간에 삼동결제三冬結制와 정초기도正初祈禱, 입춘기도立春祈禱를 하고 있으니 그 공덕이 어찌 천년에 미치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백년을 탐했던 물건들은 아침녘 햇살에 비치는 미진이나 분진과 같은 허상의 그림자인 것을, 수행과 정진을 통해서 지혜롭게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입춘기도에서 그 이치를 알고 스스럼없이 내려놓을 줄 알았으면 합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앞장서서 내가 하고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사람에게 그 일을 주세요. 나(我)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면 참 자유인이 될 수 없습니다.
불교인은 인과를 믿고 윤회를 부정하지 않는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선인선과善因善果요 악인악과惡因惡果입니다. 착하게 살면 복된 인생이 되고 잘못 살면 그릇된 인생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생은 살다 보면 아쉽고 미진하고 부족한 것들이 많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안 됩니다. 내가 부족한 것은 스스로 느끼면서 궤도수정해가며 인생을 다잡아 간다면 그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못난 줄을 모릅니다. 자신의 무지함은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가 최고인줄 착각하며 되는 대로 살아갑니다.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보살은 근본이 자비심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자비심을 키우려면 선근수행을 해야 합니다. 그 수행의 근본이 자비심이요, 연민심이기 때문입니다. 불자는 상대방과 비교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무엇인가 이바지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인과법因果法으로 보면, 전생前生에도 인간 세상에 올만한 일을 하여 온 것입니다. 그리고 과덕果德의 씨앗이 되는 자리는 본전만 해도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금년에는 삼재에 대한 두려움을 툴툴 털어 버리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마음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뜻한 기운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