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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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하는 길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전 세계 7개의 대륙에서 50개국의 청년들이 랜선으로 연결되어 인권과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12명의 대표 인플루언서가 달라이라마와 대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4월 12일 인도 다람살라 달라이라마의 관저에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만남은, 더 나은 세상과 사랑으로 하나 됨을 지향하는 연합 ‘One Better World and Be the Love Organization’의 주관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의 핵심은 경쟁보다 협업임을 일깨웠다.
달라이라마는, “상호 간의 보살핌을 통해 인간은 진정한 인간성으로 회복된다.”는 말씀으로 청년활동가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우리가 선 자리에서 실천하는 이타심의 발로야말로 우리가 국면한 대재앙 코로나19 상황으로부터 회복되는 지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가 세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각각의 주체가 되어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무차별적인 인간 폭력의 역사가 남긴 것을 진지하게 사유해 봅니다. 전쟁과 살생을 해결하는 방안의 예시로 유럽연합이 설립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인류가 하나가 되는 방향이 가속화된 계기는 바로 기후변화와 인류 생존의 위기가 가시화되면서부터입니다. 우리는 자연에 의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은 전보다 훨씬 그 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인간 개개인은 동일한 감정과 욕구를 지니고 어울려 공존하는 것에 대해 고민합니다. 인류가 더불어 가는 것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류애가 발현되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를 대다수가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타인에게 나와 다름이 없는 동일한 인간성을 일으킴의 중요성 또한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시대의 변화를 리드하는 청년들의 궁금증에 귀 기울여 봅니다.


마이크(독일): 우리 인간은 그토록 사랑을 구함에도 불구하고, 왜 괴로움은 여전히 사랑 위에서 군림하는지요?


과거에는 소수의 집단이 영위하는 나와 나의 나라가 중심이 되는 삶의 구조였다면 지금은 전 세계가 복합다단하게 왕래하는 우리 중심의 구조로 변모하였습니다. 오늘날 지구에서 공존하는 모든 생명이 어우러짐은 과거에도 그러했으나 이제야 비로소 인간의 사고 가능하도록 대중적으로 합리화된 것입니다. 사랑과 괴로움은 종교적 측면에서 해석하건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모든 종교의 가르침 안에는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고 모든 해결책을 사랑으로부터 구합니다. 


클로버호간(잉글랜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11살의 나이에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처한 기후변화로 야기된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의 연대를 더욱 결속시켰습니다. 제가 달라이라마에게 드리는 궁금증은, 변화하는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스스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에 힘듭니다. 달라이라마께서 보편적 책임감을 짊어지게 된 계기와 영향력은 무엇이었는지요?


저는 종교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생명 지닌 이를 위하는 삶을 살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인도에 망명 나오기 이전까지는 오로지 티베트인만을 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망명을 하게 되면서 인류를 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의 방향전환을 접했습니다. 우리는 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차별과 폭력을 알게 모르게 행사하고 있지요.
더욱이 저와 같은 20세기의 사람들은 대다수가 편협한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21세기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인류애를 고민하기 위하여 이렇게 만난 것도 그 성과일 것입니다. 배려로써 상대를 위하는 방법에 대해 개개인은 차별됨이 없이 모두가 함께 가야 하는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항시 유념하길 바랍니다.


브리트니스마틴(프랑스): 여성의 책임감을 요구받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성 평등은 상당 부분 배제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모든 사유의 시작은 바로 모든 인간은 동일하다는 것에 두어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구분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신에 의해 창조가 되었거나 업에 의한 것이거나 무관하게 모든 인류는 서로 차별이 없습니다. 과거 종교의 측면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차별은 더욱 심각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변화했습니다. 더이상 남자의 힘이 강조되는 시대가 아닙니다. 인간의 지성적인 뇌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그 가치를 중요시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서로서로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모자다 자말자다(캐나다): 여성의 인권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이 인권을 보장받는 날까지 활동하고자 합니다.


스테판(미국): 환경연구가로서 수질 오염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맑은 물을 마시며 영위하는 삶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잔(미국): 지구의 토양과 해양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언론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성의 인권과 평등을 위하는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칭하신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강조하는 인간의 동일성이 저의 활동에 동기 부여를 일으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여성들이 지구를 위하는 길에 더욱 협력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의 도움을 받습니다. 어머니는 젖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성장시킵니다.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면 연민의 마음을 일으키는 데 적극적이며 큰 포용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세계의 지도자가 여성이 된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안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뉴질랜드의 여성 수상의 경우도 하나의 예입니다. 세계의 주요한 보직에 여성이 선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버피(미국): 인권에 대해 고민하는 활동가입니다. 아프리카 원주민 여성을 노예로 부리는 것에 대한 묵인의 문제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묵인을 바로잡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달라이라마의 혜안을 구합니다.
잘못된 교육에 의해 인류의 삶이 상당 부분 왜곡되었습니다. 이것을 바로잡는 길 역시 교육에 있습니다. 여성이 지닌 자비 성품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엠마누엘(캐나다): 저는 남수단에서 캐나다로 망명하여 군인으로 살았고 지금은 음악가입니다.
메시(캐나다): 달라이라마 성하는 1959년도에 티베트를 떠나 나라와 민족을 잃는 트라우마를 경험하셨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굶주림과 민족이 흩어지는 경험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그 아픔을 극복하셨는지요?


비록 난민이 되었으나 티베트 몽골 그리고 중국은 밀접한 교류 국가였습니다. 7세기 때는 티베트의 왕이 중국의 왕비를 들이면서 불교를 받아들였습니다. 결혼을 통해 정치를 교류하는 방식의 관계였지요. 제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를 회상해 보면 당시 공산당이 참석한 파티에서 지인으로부터 모든 상황에 대해 조급하지 않기를 당부 받았습니다. 공산당은 민중이 함께 살아간다는 사상만으로는 표면적으로 훌륭하지만, 마오쩌뚱 주석이 소수의 이권을 추구하는 방침을 세우면서 그로 인한 문제로 인해 달라이라마와 티베트인들은 인도로 망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티베트 본토의 티베트인의 인권이 말살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의 입장은 티베트가 자치국이 되기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중공군의 행위로 인해 여전히 상당 부분에서 상대적인 혐오감을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감정은 결코 유익하지 않습니다.
인도 정부는 망명한 티베트인들을 후원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얼마나 큰 안도감을 주는가는 실제 겪은 이들만 아는 경우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티베트의 언어와 문화를 보장받는 곳으로 우리가 다람살라에 정착하는데 인도 네루 수상의 역할이 컸습니다.


티베트불교는 인도의 나란다승원으로부터 전승되었습니다. 샨트락시타 승원장을 통해 불교의 체계를 잡게 되었고 불교의 논리학과 인명학을 수립하여 지금은 현대 과학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망명을 통해 잃은 바도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달라이라마가 자유를 얻어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 그것입니다.
지금도 근본 신념은 변함이 없습니다. 공존을 위하는 인류의 동일함 그리고 상대를 위한 이타심의 사유를 일상화하는 것이 그 방법입니다. 세상의 다양한 문제는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이거나 때로는 불가피한 경우이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우리의 인연은 인과에 의해 형성되어 있음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