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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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정진한 것을 칭찬하라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구룡사 회주


합천 해인사에서는 고려대장경 천년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40여 년 전 해인사 강원에 있을 때 기억들이 새롭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역사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일이지만, 초조대장경은 대구 팔공산 부인사에 모셔졌으나 몽고병들의 침략으로 소실되었으며, 우리 선조들은 신심과 원력으로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 하였습니다.
1천 년 전, 거제도를 중심으로 자작나무를 준비하여 3년 동안 바닷물 속에 담궈 놓았다가 강화도에서 다시 3년을 그늘에 말리는 작업과 판재를 뜬 뒤 10년에 걸친 호국의 의지로 이룩된 장경 판각은 지금의 합천 해인사에 모셔져 있는 팔만대장경 입니다.
이 대장경판은 81,258장이며 양쪽 면에 판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경전으로 묶으면 무려 6,791권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경판이 천년의 세월 속에서도 좀이 슬거나 파손됨 없이 보존되었음을 어찌 경탄하지 않을 수 있으며 세계문화 유산 중에 문화유산임을 알리는 법회에 우리 사부대중은 수희동참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KBS TV에서 4부작으로 방송된 “다르마”는 신선한 감로수 법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청 하였으면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볼 수 있으며, 인연 있는 이웃들에게도 전해주셔서 그동안 앞만 보고 살아왔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뒤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합니다.
그러한 부처님의 말씀 중에 『내가(부처님) 말한 가르침이 곧 너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은 덧없나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 하여라.』 하신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법문은 남방불교권이든, 북방불교권이든, 영어권이든, 한결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이렇게 2600년이 지났는데도 명확하게 전해질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에 너무나 기쁘고 감사 한 마음을 지금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간절하고, 이 얼마나 진실한 모습 입니까?


부처님께서 45년 전법기간 중에 대중들과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머무신 곳이 기원정사입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1년 열두 달 평원 지대는 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인도는 철저한 계급사회인데도 부처님 당시부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직 부처님을 향한 일념으로 모여 살고 있던 불자들의 집성촌이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방불교국가인 태국에는 절에서 호랑이를 키우는 곳이 있었습니다. 코끼리나 유기견들도 많습니다. 또 절마다 대중이 얼마나 사느냐에 따라 보육시설과 양로시설도 모두 갖춰져 있었습니다.
그 연유는 스님들께서 새벽예불을 마치신 후에 탁발을 나가 시주받아온 공양물을 한데 모아서 대중스님들이 평등하게 나눠서, 보육시설과 양로시설에도 나눠주고, 그러고도 남은 음식물은 유기견까지도 나누어 주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가난한 이들이 부처님 품안에서 따스한 숨결을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입니까.


부처님 생전에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가비라국을 무력으로 합병해 버린 코살라국은 적대국의 나라일 것입니다.
그런 국왕도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에 왔습니다.
코살라 국왕이 묻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소원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고자 합니다. 각자가 원하는바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오직 한 가지, 게으르지 않는 것이요. 누구나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면 소원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모든 소원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반듯이 게으르지 말고 (불방일)에 의지해야 합니다.
대왕이 불방일에 의지하면 대왕의 부인이 그것을 따를 것입니다. 부인이 그러하면 온가족이 그러할 것이요, 온가족이 그러하면 … 대왕께서 불방일에 의지하면 스스로 지킬 것이며 재물도 스스로 늘어나 풍족해질 것 입니다.”
                                        
그렇게 불방일로 진지하게 살아가면 자신의 소원이 성취되는 것은 물론이요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의 소원도 이루어 질 것 입니다. 마치 연못에 작은 돌맹이 하나를 던지면 사방으로 여울살을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가족들이 함께 불방일로 나아가면,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가정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드러누워서 빈둥빈둥 놀고만 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 게으름은 가족 모두에게 전염될 것입니다. 오염 되어진 세상이 오탁악세 입니다.


구룡사가 천막법당 이었을 때, 간판의 이름이 좋아서 찾아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간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때 어른들과 함께 왔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요일날 어른들과 함께 목욕탕이라도 가게 되면 안절부절 했습니다. 아이들의 그런 마음을 헤아리게 된 어른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절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진정한 포교사였던 셈입니다. 어느 덧 이젠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은 진정한 불자의 게으르지 아니한 선근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는 소유물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어우러짐을 가질 것인가의 물음입니다.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라는 글에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가지고 있는 그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것이냐가 우리 인생에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달라이라마 존자께서는 신심과 자비심은 거듭 사유하고 사유함으로써 증장되는 마음의 힘이라고 했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도 생전에 팔만대장경의 글자를 모두 합하고 축약해서 보니까 “마음 심(心)자 하나더라.” 하셨습니다.
신심과 자비심은 거듭거듭 사유하고 염염으로 사유하면서 증장되는 마음의 힘이라는 것입니다. 신심이라는 생명력으로 자비심을 거듭거듭 사유해서 증장해 들어가 키우고 보니까 그것이 마음의 힘, 보리심이라 하였습니다.
“선업은 결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착한사람이 저절로 착해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두터운 번뇌의 근원인 무지만이 시작을 알 수 없는 뿌리로 뻗어있을 뿐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달라이라마께서 이렇게 말씀 하였습니다.


“두려움 없는 나의 완성은 오직 선업뿐
지난날의 즐거웠던 향락 가운데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저승사자에게 붙잡혔을 때
오직 공덕만이 스스로를 지켜줄 것인데
나는 이 역시도 쌓지 못하였네.”


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생을 부챗살 접듯이 접어서 아쉽고 미진한 부분들을 보완해서 다시 새출발을 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고 세상에 이바지하면서 살려면 최소한 20~30년은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해서 살다가 저승사자에게 붙잡혔을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복덕과 지혜의 공덕장 뿐인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거나
어디로 갈거나
이 강을 건너도 내갈 곳은 아니요.
저 ㅡ 산을 넘어도 내 쉴 곳은 없어라.      


                             - 어느 노랫말에서 -


사람이 늙으면 똑똑해 진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 모르던 것들도 하나둘씩 이해되어지고 깊이 들여다봐지는 것을 보면, 그러나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되어질 때 거기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 결코 늦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부터라도 남은시간 소중하고, 귀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 남은 시간을 나 혼자가 아니라 가장 가깝게 인연 맺은 가족들, 형제들, 이웃들과 함께 손을 잡고 사셔야 합니다.
남은 시간 열심히 살다보면,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있고, 그렇게 살다가 생을 마감할 때 자유로워질 수 있는 인생은 오직 한 가지, 복덕과 지혜를 증장하는 선업의길, 오직 내려놓은 공부 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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