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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그림을 그립니다

고상원
시인 / 여래사 불자


농부가 반기는
봄비가 내렸습니다
모를 심기 충분합니다
나무에 싹이 나오기 충분합니다
고추·고구마·호박·오이·가지·깨
심기 충분합니다
촉촉 내 마음도 적셔줍니다
그동안 잘못한 죄도
말끔히 밤새 씻어줍니다


잠자던 산이 일어나
봄비 덕에
연초록 옷을 입고
그림같이 서서
우릴 반기고 있습니다
산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
내 마음에도 꽃이 필 것입니다


봄비가 온통 그림을 그립니다
은방울과 둥글레 잎이
초록으로 피고 꽃이 인사를 합니다
새들이 먹이를 줄 거라고 함박 웃습니다


생명이 있음에 고맙고
연초록 그림  만남에 기쁩니다


봄비 덕에
이 땅에 한 폭 그림을 그려줘 고맙습니다


경쟁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생명의 성장 시대
다시 맞이합니다
홑동백나무에 새 이파리가 나와
기름이 잘잘 흐릅니다
우리의 희망입니다
열심히 잘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