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일곱 발자국을 걸으면서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면서“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하셨습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육신을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범망경에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8천 번이나 오셨다고 하였는데, 8천 번째 오시는 그 중심 성품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깨달으면 깨달은 입장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인 위치를 다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이 바른 길,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각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늘 이 세상에 8천 번째 오신 것입니다.
인천공찬불능량 人天共讚不能量
비약만류귀대해 比若萬流歸大海
천상이나 인간이 모두 한 가지씩 부처님의 공덕을 칭송해도 그 양을 헤아릴 수 없고
비유컨대 모든 곳에서 흐르는 물은 대해에 이르는 것과 같다.
부처님의 덕과 능력은 광활하기 때문에 우리 능력으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그 당시 수많은 사상과 잡교(雜敎)가 있었지만 부처님이 탄생하셔서 설법을 하심으로써 그러한 것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소멸하고 맙니다. 부처님의 생각과 말씀이 옳으니 순정의 이치입니다. 이것은 여러 가지의 가르침이 참 진리의 하나에 이른 것과 같이 시냇물, 강물 등이 흘러 하나의 바닷물이 되어 빛과 맛의 구별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태양문하무성월 太陽門下無星月
천자전전무빈아 天子殿前無貧兒
태양이 떠 있는 곳에는 달도 안보이고 별도 안보이며
천자 집 앞에는 가난한 아이가 없다.
밤하늘을 쳐다보면 수많은 별과 밝은 달을 볼 수 있지만 태양이 떠오르면 달과 별은 모습을 감춥니다.
부처님이 대도(大道)를 이루어 사자후(獅子吼)를 토하시니 다른 교들이 별과 달이 사라지듯 그렇게 사라진 것입니다. 또한 천자의 궁궐 근처에 가난한 아이가 없는 것처럼 부처님의 대비광명 아래에는 그 어떤 것도 빛을 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대성본래무출몰 大聖本來無出沒
위군생초절반연 爲群生絶攀緣
큰 성인은 본래 가고 옴이 없으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인연을 끊기도 하고 나투기도 한다.
부처님은 출몰이 없으시고 생사(生死)가 없으시지만 중생을 위해 즉, 보이기 위하여 육신을 나툰 것이지 그 중심은 언제나 변함이 없으며 8천 번째 이 땅에 오신 것도 중생을 위해서였고 열반을 보이신 것도 중생을 위해서였습니다. 성현도 육신을 버리고 가는 무상(無常)을 보임으로써 무상을 면해야겠다는 분발심을 자극하여 도 닦는 힘을 증장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삼천년후진소식 三千年後眞消息
만리벽천고일원 萬里碧天孤日圓
삼천년 후의 참 소식은
만리나 되는 푸른 하늘에 오직 태양이 하나 있는 것과 같다.
하늘의 해가 하나이듯이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둘도 있을 수 없고 같은 것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 위대하신 부처님의 자비광명과 여러 가지 중생을 위해 노력하신 것을 찬양하고 부처님께서 가르친 것을 되새기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원합니다.
-2531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