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는 이렇게 탐욕을 관찰하고는 다음에 업을 관찰하나니, 왜냐하면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생각하기를 받음[受]과 생각과 감촉의 탐욕이 곧 번뇌며, 이 번뇌는 능히 나는 업은 지으나 받는 업은 짓지 못한다. 이러한 번뇌가 업으로 더불어 함께 행하는 데 두 가지가 있으니, 나는 업을 지음과 받는 업을 지음이니라.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업을 관찰할 것이니라.

업(業)에 세 가지가 있으니 몸과 입과 뜻이니라.

선남자여, 몸과 입의 두 업은 업이라고도 하고 업의 과보(果報)라고도 하거니와, 뜻은 업이라고만 이름하고 과보라고는 이름하지 않나니 업의 원인이므로 업이라 하느니라.' ≪열반경≫

세상은 점점 더 어려워져 힘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곳은 모두 고통스러운 세상이다. 우리가 갖는 즐거움은 모두 고통스러운 즐거움이다. 욕망을 쫓는 한 만족함을 얻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이 하루가 지나면 수명도 줄어들어 생명이 말라가는 것이 마치 물 속의 물고기와 같다 하였으니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티베트의 라마 소파 린포체의 ≪행복의 열쇠≫에 보면 "우리는 다른 생물(중생)들을 돕기 위해서 소중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다."고 단정지어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고통과 괴로움은 싫어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요, 중생심입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무엇입니까? 일시적인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것이어야 하는가. "궁극적인 최상의 행복은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아마 그것은 인간적으로 표현하자면 사람답게 살면서 사람노릇 하자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소파 린포체는 "그것은 사고전환이다. 수행정진을 하는 목적은 고통과 괴로움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성숙시키자는 것이다. 고통과 괴로움을 이용해서 우리가 생각을 바꾸면 고통과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괴롭히지 못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기쁨과 즐거움, 슬픔과 괴로움, 행복과 불행은 우리 마음가짐과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지 외부 환경이나 타인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누가 갖다 주고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으로부터 내가 만드는 것이며 행복과 불행의 실체는 없는 것이며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곧 세상을 등질 사람처럼 지나온 시간들을 참 많이 생각하며 살게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일산 여래사 불사는 만불전 법당(연건평 3,000평)이 준공검사가 끝나 종단에 등기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력으로 12월 1일날 관세음 보살님과 대세지 보살님, 석정 스님이 조성하신 신중탱화, 그리고 만불전에 2차로 3천불을 원불로 점안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가하면 구룡사 만불전에도 지은 지 10년이 넘어 살면서 아쉬운 부분과 미진한 것들을 하나씩 고쳐가고 있습니다. 항상 아쉬웠고 불자들에게 지장전 법당이 협소하여 미안한 마음 늘 가지고 살아왔는데, 극단 신시(神市)가 소극장을 일산 여래사로 옮기면서 소극장을 지장전 법당으로 한창 공사 중에 있어 얼마나 기쁘고 좋은지 한량없는 마음입니다.

또한, 백일기도 중에 철야정진이며 입시기도날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1천여 대중들과 함께 시간시간을 108대참으로 기도할 수 있었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는 제가 되었습니다.

요 며칠은 늦은 저녁시간 조용히 앉아 내년 포교당 달력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찍어 두었던 필름작업은 나에게 잔잔한 평온과 행복감을 주고 있습니다. 기다려지는 내년 달력입니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금년에 한국방문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언젠가 꼭 한국 불자들을 위해서 오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시면 반드시 다녀가시겠다는 전문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 링 린포체 스님과 전화로 통화를 했는데 금년에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 달라이 라마께 허가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정우 스님과 불자들을 보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올 수 없었던 것은 '달라이 라마께서 한국을 방문하신다 하여 참고 있다.' 하였습니다.

달라이 라마 스님의 ≪아름답게 사는 지혜≫에 보면 '자비는 가장 훌륭하고 귀한 것이다. 자비에 관한 말을 하고 있으면 인간의 본성이 자비와 친절함이라는 믿음을 북돋아 준다. 자비심은 보리심이며 선근이다. 본래 성품이 착했다.

우리는 그 누구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자비심은 평등심을 닦는 것이다. 편견은 우리에게 집착을 가지게 한다.' 하셨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아픔과 고통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성자의 삶은 우리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남북 문제도, 정치 문제도, 종단 문제도, 갈등과 원망과 미움은 결코 서로에게 도움되지 않는 것입니다.

원망을 원망으로, 미움을 미움으로 갚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허상의 그림자 쫓는 인생(人生)은 무명의 욕망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나의 행복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의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고통과 괴로움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는 참뜻을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면서 깊게 생각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