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자여, 마치 모든 별들이 낮에는 나타나지 않거늘, 사람들이 말하기를 낮에는 별이 없어진다 하거니와 실로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마는 나타나지 않는 것은 햇빛이 비치는 연고니라.

여래(如來)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이 보지 못함은, 세상 사람들이 낮에는 별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캄캄하게 흐렸을 적에 해와 달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해와 달이 없어졌다 함과 같으니 해와 달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질 때에 삼보가 나타나지 아니함도 그와 같아서 아주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 있고, 변역함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왜냐하면, 삼보[佛法僧]의 참성품은 모든 때[垢]로 물들일 수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여, 마치 어두운 그믐밤에 살별[彗星]이 나타나거든 그 빛이 찬란한 것이 얼마 동안 떴다가 도로 없어지는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상서롭지 못 하다는 생각을 냄과 같으니, 벽지불들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는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모두 말하기를 부처님이 참으로 열반하였다고 근심 걱정을 하거니와, 여래의 법신은 열반하는 것이 아니니 저 해와 달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열반경≫

 

어제는 문화의 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각 분야에서 우리 나라 문화 예술의 발전을 위해 공헌하신 분들에게 공로의 포상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참으로 좋은 자리에 <가산 문화원>의 지관 큰스님은 문화 훈장을 받으셨습니다. 평생 한 길을 걸으신 모습에 비하면 너무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훈장을 받는 분들 중에는 세상을 떠나고 없으신 분도 계셨습니다만, 늦게나마 그 분들의 업적을 기리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이웃으로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참행복의 진정한 의미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극단 <신시 뮤지컬 컴퍼니> 박명성 대표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 나라에서 우리 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하셨습니다.

작가 최인호 선생은 ≪상도≫에서 "도자기는 유약에 의해서 채색이 되는 것이지만 육체는 희로애락의 감정에 의해서 채색이 되는 것이다. 도자기는 인각과 양각에 의해서 무늬가 결정되지만 육체는 사랑과 미움, 연민과 증오에 의해서 무늬가 결정되는 것이라면 정신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수행자라 이름지어 부르고 있는 수행의 근본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죽음의 가치를 삶의 가치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행이란 깨달음의 완성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르침을 통해서 따뜻한 기운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우리를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진실로 자기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나쁜 업을 멀리 하라. 나쁜 짓을 멀리 하고 선행을 쌓으면 그 마음은 항상 편안할 것이다. 진실로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주위로부터 자기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잡아함경≫

그렇습니다. 생각이야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이지만, 어디를 간다 하더라도 결국 자기자신보다 더 소중한 그 무엇을 찾아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기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쪽에서는 참된 자아로부터 이탈되어 끝없는 방황으로 일상적인 활동 속에 자신의 삶을 탕진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강박관념, 사회적 동물로 변화되어 엄청난 속도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한 경쟁심리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 무엇인가에 홀린 듯 집착과 소유, 불확실한 흔들림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닦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그 무엇인가에 집착하며 살아왔다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인식하게 될 때, 우리는 바로 그 존재의 깊은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음성을 들을 것입니다. 자아(atman)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자아를 벗어놓지 않는 한 무지(無知)로 가득찬 자신의 존재 전체를 동일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고, 괴로운 것은 내[無我]가 아니라는 가르침에 동의할 수 없게 되는 입장에서 오롯이 세상에 보탬이 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제 자아로부터 자유로워져 참자유를 얻게 될 때 진정한 의미의 인생을 열심히 살며 세상과 함께 어우러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