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정법을 설하시니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그 뜻이 심원하고 그 말씀은 공
교하고도 오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섞임이 없었고,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모습을 구족하였으므로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에게는 사제법(四諦法)을 말씀하시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벗어나서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 하시고 벽지불(抗支佛)을 구하는 연각에게는 12인연법(因緣法)을 말씀하시고 보살을 위해서는 6바라밀(婆羅密)을 말씀하시어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를 얻어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법화경≫ 

어제는 베트남 출신인 세계적인 정신적 지도자 틱낫한 스님의 대중모임에 수천 명이 모였다고 하였
습니다. 스님께서는 "화(성냄)는 자신을 태우는 불이요, 자비는 마음을 식히는 감로수"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에게도 화를 푸시라는 메시지를 보냈음이 신문에 크게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이라크에는 일방적인 전쟁의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이웃집 불 구경하듯, 전
자게임 하듯, 우리는 전쟁을 그저 보고만 있을 뿐입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전쟁 반대운동이 일어나고
UN에서도…. 명분 없는 전쟁을 반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미국 앞에 각국은 양분된 정치적 견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나라와 각국에 주재하는 이라크 대사관 폐쇄와 추방을 미국은 요구하고 있
습니다.

옛 말씀의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보
면 육도중생 가운데 아수라 세계가 빠진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인'만 나오기도 하는데 그 뜻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게 하였습니다. 육도중생 모두는 다 아수라(싸움꾼)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의미 있게 알려 주시고자 하신 부처님의 자상한 배려에 옷깃을 다시 한번 고쳐 잡습니다. 

관세음보살의 자비행이나 지장보살이 지옥 문전에서 하염없이 흘리시는 눈물의 깊이를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세계의 한량없는 중생들 모습은 이 시대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법장 비구는 48대원을 성취하여 극락세계의 아미타 부처님이 되셔서, 지금도 상주 설법하고 계심을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서원의 힘을 허공의 메아리처럼 떠나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이르도록 상속해 온 선지식의 모습을 우리는 닮아가야 합니다. 세상에는 드러난 스승이 있는가 하면 어둠에 싸이듯 감추어져 있는 스승도 우리 곁엔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불교계의 스승이라 하면 티벳의 달라이 라마, 불광산사의 성운 대사, 그리고 이번에 방한하신 틱낫한 스님과 같은 분들도 계십니다. 틱낫한 스님은 "앞날의 걱정을 앞당겨 하고 걱정이 없는 게 오히려 걱정인 것이 현대인의 삶이 아닌가" 하고 반문했습니다. 스님은 "마음 속에는 긍정의 씨앗과 부정의 씨앗이 함께 있지만 우리는 늘 수행을 통해서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게 되면 행복해진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시고 실천하셨음을 취합하면 인간학이라고 믿습니다. 불교는 인간학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공부가 바로 수행인 것입니다. 세상에 알려진 종교 중에서 2천 6백년 동안 한 번도 종교적 갈등이나 종교 전쟁을 일으킨 적 없는 종교는 불교뿐입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분분한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지만, 이 시대 불교에서 걱정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
까? 번뇌망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들은 부질없는 욕심을 일으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
입니다. 틱낫한  스님은 대중설법에서 "수행은 생각보다 쉽다. 마음 속 고통과 괴로움에서 헤매는 이들을 도우려는 의지를 만들어야 한다. 대화의 단절, 마음의 상처는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명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통찰은 온전한 이해에서 나오고 자비를 행할 수 있게 한다."고 단정지었습니다.

  20세기까지 이념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싸웠던 전쟁보다 더 큰 전쟁은 없었다고들 하고 있지만 냉
전 종식의 시대를 넘어 이젠, 인터넷을 통한 전 세계가 인드라망으로 구축된 시대에 우린 또 다른 고통과 괴로움을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 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그런 전쟁은 종식되어야 합니다. 아수라의 피가 계속적으로 작용되는 세상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법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운 세상에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대중들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로가 열심히 살
아가도록,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와 친절을 베풀면서 사는 보살행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며, 아수라장의 세계는 이제 우리 힘으로 잠재워 가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