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뿌리가 깊어 뽑기 어렵다 하는가. 뿌리라 함은 방일하지 아니함을 말함이니 방일하 지 아니함은 무슨 뿌리인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뿌리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부처님의 선한 근본이 모두 방일하지 아니함이며, 방일하지 않으므로 다른 선근들이 점점 늘어나며 모든 선근이 늘어나므로 모든 선한 일 중에 가장 훌륭하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발자취 중에는 코끼리의 자취가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 아서, 모든 선한 법 중에 가장 훌륭하니라.

모든 밝은 빛 중에는 햇빛이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선한 법 중 에 가장 훌륭하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왕 중에는 전륜왕이 가장 제일이듯이 방일하지 않는 법도 그러하여, 모든 선 한 법 중에 가장 제일이 되느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산중에는 수미산이 가장 제일이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러하여 모든 선 한 법 중에 가장 제일이 되느니라. 물에 나는 꽃 중에는 청련화가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러하여 모든 선한 법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짐승 중에는 사자가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러하여 모든 선한 법 중에 으뜸이 되느니라. 나는 새 중에는 금시조가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러하 여 모든 선한 법 중에 으뜸이 되느니라.

불자들이여, 큰 몸 중에는 라후아수라*가 가장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아 서 모든 선한 법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불자들이여, 모든 중생의 두 발 가지고 네 발 가지고 발이 많고 발이 없는 것들 중에는 여래 (如來)가 으뜸이 되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선한 법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느 니라.

불자들이여, 여러 대중 중에서 부처님과 스님네가 가장 높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아 서 선한 법 중에 가장 높으니라.

불자들이여, 불법 중에는 대열반 법이 가장 높듯이 방일하지 않은 법도 그와 같아서 선한 법 중에 가장 높으니라.

불자들이여, 이런 뜻으로 방일하지 않는 뿌리가 깊어서 뽑기 어려우니라.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으므로 늘어난다 하는가. 믿는 근본, 계행의 근본, 보시의 근본, 지혜의 근본, 참는 근본, 들은 근본, 정진하는 근본, 생각하는 근본, 선정의 근본, 선지식의 근본, 이러한 근본들이 방일하지 않으므로 늘어나게 되며 늘어나므로 깊고 견고하여 뽑기 어려우니라. 이런 뜻으로 보살마하살이 대열반경(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가르침을 닦으면 뿌리가 깊어 뽑기 어렵 다 하느니라.' ≪열반경(涅槃經)≫

방일하다는 말은 사회적 언어로 표현하면 게으르다는 말이 됩니다. 그것도 게으름에 빠져 있 다는 것인데 이익이 없으면 눈썹하나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열세가지 의 방일함으로 생기는 허물을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21일 발심정진 참회기도를 하고자 함도 방일하지 아니함의 표현일 것입니다. 방일하지 아니하면 지혜가 드러나는 덕목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지혜의 덕목 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 무상정등정각이 드러날 때 우리는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 볼 수도 있게 될 것이며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설계도 하게 될 것입니다.

불자들의 삶은 선근과 지혜가 가득한 보살행이 근본입니다.

오늘은 방송인으로 만년에는 불교방송에서 좋은 방송을 해 주셨던 김양일 불자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한 편의 시도 보내 주셨습니다.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웃으며 친절하게 대하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아픔을 감싸주는 사랑이 있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약한 자를 위해 봉사할 줄 아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병든 자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늘 겸손하게 섬길 줄 아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시 / 용혜원 (목사, 시인)

중국작가인 위화(余華)의 ≪허삼관 매혈기≫에 보면 '지나간 삶을 추억하는 것은 그 삶을 다시 한번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습니다. 지나온 세월의 깊이를 잴 수야 없겠지만 뒤돌아본다는 것은 살아온 인생을 다시 한번 사 는 것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방일하지 아니한 삶이 보살행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면서 더욱 더 게으르지 아니하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 라후아수라(羅喉阿修羅王): 제 1 단바라밀이다. [라후]는 [능히 장애하는것]인데 보살이 대비심으로 생사해에 들어가 대법공(大法空)으 로서 악취를 장폐(障蔽)하여 대회존승주해탈문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