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이야기를 안하겠다고? 내가 너를 풀어줄 수도 있고, 십자가형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 르느냐?"

로마 총독이 이 천년 전에 할 수 있는 강력한 말이다. - 십자가형을 받은 침묵 -

권력과 양심의 파워게임을 다룬 ≪클라시커 50 재판≫이라는 책에 있는 내용입니다. 호계원의 입장 이라는 호계원장 스님이 불교신문에 낸 광고문안을 들여다보다가 이 책의 내용들이 되살아나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밤새도록 말입니다.

참으로 세기의 장마다 운명의 마지막 장면들이 기이하게도 그 속에 내가 있음을 알게 되어지더라 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도 나사렛 예수의 죽음도, 죽어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2,400년 전, 한 권의 저서 도 남기지 않았던 소크라테스는 성인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그 시대 민주주의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나사렛 예수는 팔레스타인 지방의 통치자인 로마의 총독으로부터 전혀 다른 유형으로 로마에 항거, 혁명가를 자임하며 약탈과 살인을 일삼던 폭도들과 함께 십자가형으로 처형당하게 되었다는 것입니 다.

가벼운 죄를 물어 풀어줄 수도 있는 총독의 질문에 왜 침묵하고 있었을까요? 묻는 질문에 긍정일 수도 부정일 수도 있는 대답을 하였을까요?

그는 한마디 불평도 없이 채찍질을 당하고 그를 조소하고 조롱하는 군인들에게 단 한마디 말도 왜 하지 아니했을까요?

이 고집스런 침묵은 폭동의 주동자일 것이라는 의혹보다 죄가 더 무거웠고 총독은 이런 침묵의 반 항을 황제를 업신여기는 것이라, 십자가형에 처할 수 있는 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재판은 단 몇 분 만에 끝났을 것이고 이런 경우 대개 체포, 심문, 고문, 사형, 이 모든 것은 24시간 내에 이루어진다고 적혀 있습니다.

2천년이 지난 후 "예수는… 악을 악으로 극복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분은 악을 선으로 몰아냈다. 맹목적 인 증오가 그 분을 십자가에 매달았지만, 그 분은 사랑으로 답하셨다." - 마틴 루터 킹 -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서 방랑한 지도 1,800년이 지났지만 그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되 고, 그 다음에는 잊혀지는 그런 사건들과는 다르다. 이 땅에서의 그의 현존은 결코 과거가 아니므로 잊혀지는 사건도 아니다. - 200년 전의 키에르케고르 -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후 수많은 나라의 기독교 신학자들이 로마 최고 재판소에서 재판을 다 시 열 것을 청원하였으나, 이 청원은 거부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복음서의 내용이 불충분하 여 이를 기초로 재판을 열 수 없다는 것이였으나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침묵은 금'이라 하였으며 러시아 속담엔 '침묵은 진실'이라 하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 '마리 자겐슈나이더'는 평가하기를 "침묵이 언제나 금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예수가 자신을 변호했더 라면 기독교는 오래 전에 잊혀진 하나의 종파에 불과했을 것이고, 로마 총독 '필라테'는 역사 저편으 로 사라졌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대들은 반드시 성불하리라."

≪열반경≫의 가르침으로 마음을 조복받고 선지식 가까이에 다가서가는 넉넉함으로 포근히 세상을 보듬었으면 합니다.

"어떤 것을 고요함이라 하는가, 고요함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마음이 고요하고 둘은 몸이 고요함이니라.

몸이 고요함은 몸으로 하는 세 가지 나쁜 짓을 짓지 아니하고, 마음이 고요함은 뜻으로 하는 세 가 지 나쁜 짓을 짓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몸과 마음이 고요하다 하느니라.

몸이 고요한 이는 사부대중을 친근하지 아니하고, 사부대중의 하는 일에 참여하지 아니하며, 마음 이 고요한 이는 마침내 탐욕, 성내는 일, 어리석음을 익히지 않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몸과 마음이 고 요하다 하느니라.

어떤 비구는 몸은 고요하나 마음이 고요하지 못한 이가 있고, 마음은 고요하나 몸이 고요하지 못한 이도 있고, 몸과 마음이 고요한 이도 있고, 몸과 마음이 모두 고요하지 못한 이도 있느니라.

몸은 고요하나 마음이 고요하지 못한 것은 고요한 데서 좌선(坐禪) 하느라고 사부대중을 멀리 하 였지마는, 마음 속에는 항상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을 쌓아 두나니, 이를 일러 몸은 고요하나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다 하느니라.

마음은 고요하나 몸은 고요하지 못한 것은 어떤 비구가 사부대중과 국왕과 대신을 친근하면서도 마음에는 탐욕, 성내는 일, 어리석음을 끊었으면, 이것을 말하여 마음은 고요하나 몸이 고요하지 못하 다 하느니라.

몸과 마음이 고요한 이는 부처님과 보살들이요, 몸과 마음이 모두 고요하지 못한 이는 모든 범부들 이니라. 왜냐하면 범부들은 몸과 마음이 비록 고요하더라도 무상(無常)하고 즐겁지[樂] 않고 나[我] 가 없고 깨끗지[淨] 않음을 깊이 관찰하지 못하나니, 이런 뜻으로 범부들은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법을 고요하게 하지 못하고 잇찬티카(믿지 않는다)들은 네 가지 무거운 계율을 범하고 오역죄를 지 으므로 이런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고요하다고 이름하지 못하느니라."

어린 시절에는 몸도 마음도 편식하면 안될 것이지만, 어른이 되면 번다한 방식의 몸과 마음의 흔들 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불과 몇 일 사이에 휩쓸고 간 태풍의 상처는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우리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합니 다.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이번 수해지구에 1억원의 성금을 종단에 전달하기까지는 사회환경이 매우 조심스럽고 갈등도 많았 습니다. 어쩌면 불교마을 조성불사보다 열배 백배 힘든 결정이었습니다만, 늘 함께 하고 있는 불자들 의 격려와 찬사의 칭찬은 복된 인생임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보시는 베품이 아니라 나눔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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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반드시 성불하리라

 

"최초의 위음왕 여래께서 멸도 하시고 정법이 멸진한 뒤 상법 가운데 증상만의 비구가 큰 세력 을 가졌더니, 그때 상불경(常佛輕) 이라는 한 보살 비구가 있었느니라.

득대세야, 무슨 인연으로 그를 상불경이라 이름하는 지를 아느냐? 이 비구는 사부대중(四部大 衆)을 보면 모두 다 예배하고 찬탄하며 말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경만하게 생각하지 않나니 그대들은 모두 다 반드시 성불하기 때문이니라.

사부대중 가운데 진심(嗔心)을 내어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이 악한 말로 꾸짖고 욕하기를 이 어 리석고 무지한 비구야, 너는 어디서 와서 우리들을 경만히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며, 또 반드시 성 불하리라 수기까지 하느냐? 우리들은 이와 같이 허망한 수기를 받지 않겠노라 하니 이렇게 여러 해 동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항상 비웃음과 욕을 들을지라도 진심을 내지 않고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반드시 성불하리라."

그가 이런 말을 할 때 여러 사람들이 혹은 막대기나 기와 또는 돌로 때리면 멀리 피해 달아나 며 오히려 큰 소리로 외쳤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경만하게 생각하지 않나니 그대들은 모두 다 성불하리라.

그가 항상 이런 말을 하고 다녔으므로 증상만의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은 그를 상불경 이라 불렀느니라." ≪법화경≫ <상불경보살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