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이 여래(如來)의 마음을 알지 못하오니 어떻게 관찰하여야 알게 되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진실로 여래의 마음을 알지 못하거니와, 만일 관찰하여 알고 자 하면 두 가지 인연이 있으니, 하나는 눈으로 보는 것이요, 둘은 들어서 보는 것이니 라.

만일 여래의 몸으로 하는 업을 본다면 이것이 곧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을 눈으로 본다 하느니라.

만일 여래의 입으로 하는 업을 본다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을 들어서 본 다 하느니라.

만일 얼굴빛이 모든 중생으로는 같을 수 없는 줄을 본다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 니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니라.

만일 음성이 미묘하고 훌륭하여 중생들의 음성과 같지 않음을 들으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은 들어서 보는 것이니라.

만일 여래의 짓는 신통이 중생을 위함인가 이양을 위함인가 하여, 중생을 위함이요 이양을 위함이 아닌 줄을 보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니 라.

만일 여래가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智]로 중생을 관찰할 때에, 이양을 위하여 말 함인가 중생을 위하여 말함인가 하여, 중생을 위함이요 이양을 위함이 아닌 줄을 보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은 들어서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여래가 어떻게 이 몸을 받았으며 무슨 까닭으로 몸을 받았으며 누구를 위하여 몸을 받았는가 하면,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요, 만일 여래가 어떻게 법을 말하며 무슨 까닭 으로 법을 말하며 누구를 위하여 법을 말하는가 관찰하면, 이것은 들어서 보는 것이니 라.

몸으로 짓는 나쁜 업으로 나에게 더하여도 성내지 않으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니라. 입으로 짓는 나쁜 업으로 내게 더하여도 성내지 않으면 이것이 여래인 줄을 알지니 이것은 들어서 보는 것이니라." ≪열반경≫

지나간 시간들을 뒤쫓을 생각은 없습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목말라 하지도 않을 것 입니다. 흘러간 시간이나 오지 않은 미래를 염려하거나 걱정해야 하는 현실의 흔들림을 어떻게 흔들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일까요.

금년 여름의 태풍 '매미'보다도 더 큰 위력을 지닌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세상 저편에서는 민초(民草)들의 부딪침 소리가 천둥·번개가 되어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 인생도 들여다보니 그렇습니다. 마음 속에는 실망과 분노가 가득하고 육신은 담이 들어 옆구리가 결리어오는 것이 허리가 잘리어나간 듯하고 있습니다.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에 보면 "좋은 음식 먹이고 사랑하여 길러도 이 몸은 반드시 허 물어질 것이고, 부드러운 옷으로 몸을 보호한다 해도 이 목숨은 반드시 끝낼 때가 있으리라."

마음은 육신의 주인이고 육신은 마음의 스승이라 하였었지요.

사람과 사람의 행복은 물질의 풍요로움으로는 채워지지 아니함을 알게 되었습니다만, 정신적인 행복조차 남의 재산이 되어 버린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요?

그래도 우리는 확신과 신념이 중요한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배우고 익혀 왔 었습니다. 분별과 시비는 번뇌 망상을 일으키게 되고 서로가 신뢰할 수 없는 환경의 흔 들림은 불신(不信)과 의심으로 비화되어 한 걸음도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삶의 좌표가 상실되어져 버린 세상 저편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참수 행이란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아니함인 줄로만 알고 살아왔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 게 조여옵니다.

우리는 일생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어른스럽게 살다가 갈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무엇입니까? 금년 여름의 태풍만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크고 작은 태풍이 있어왔고, 피해는 연례행사처럼 국민들에게 각인되고, 그때마다 우리는 성금을 모았습니다만, 유난히 이번 태풍의 피해를 언론방송에서는 쑥대밭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쩌면 잊어 버리고 살았던 단어입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우리들은 1억 원이라는 수재의연금을 내고, 사회환경이 어려웠지만 우리는 기쁜 마음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는 투표가 기정사실화 되어가면서 1천억 원이 투표 비용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에 가슴앓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국민과 기업과 단체에서 모은 성금 이 7백억 원이었다 하니, 너무나 자랑스럽고 내가 수혜자가 된 듯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내 돈도 아닌 불자들의 시주금이요, 삼보정재인 1억 원의 성금을 내고자 할 때 세상 으로부터 소외된 불교가 아닌, 세상에 불교가 윤활유와 비타민의 역할을 해야 된다는 가르침의 실천이 도리어 상처로 남게 될 줄을 어찌 상상이나 하였겠습니까?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는 투표에 국가에서 1천억 원이 소용된다면 이번에 성금낸 국민 들은 나부터 평생을 후회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켄트 케이스의 ≪그래도(ANYWAY)≫에서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사람들은 다른 속 셈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착한 일을 하면서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입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도록 서로 돕고 배려하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선남자여, 보살 마하살이 이 경을 듣고 친근하고 닦아서 모든 세상일을 여 의면 욕심이 적다하고, 출가한 뒤에 뉘우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면 만족함을 안다 하고, 고요한 곳을 가까이 하고 시끄러운 데를 멀리 여의면 고요하다 하 느니라.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이는 고요한 데를 좋아하지 못하거니와 만족함을 아 는 이는 고요한 데를 좋아하고 고요한 데서 항상 생각하기를 '모든 세상 사람 들이 나를 말하여 사문(沙門)의 도를 얻었다 하지마는 나는 지금 얻지 못하였 거늘 어찌 사람을 속이리오.' 이렇게 생각하고 부지런히 사문의 도과(道果)를 닦는 것을 정진이라 하고, 대반열반을 친근하여 익힘을 바른 생각이라 하고, 하늘의 행을 따라 익힘을 바른 정(定)이라 하고, 이 정에 편안하게 머물러 옳 게 보고 옳게 아는 것을 바른 지혜라 하고, 옳게 보고 옳게 아는 이가 번뇌의 결박을 멀리 여의는 것을 해탈이라 하고 십주보살이 중생을 위하여서 열반(번 뇌가 일어나지 아니함)을 칭찬함을 해탈(번뇌를 끊음)을 찬탄한다 하느니라. ≪열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