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묻기를 이 종자 속에 열매가 있느냐 없느냐 하면, 결정코 대 답하기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하리니, 왜냐하면 종자를 떠나서는 열매를 내지 못 하나니, 그러므로 있다 하고 종자에서 싹이 나지 않았으므로 없다 하리니, 이런 뜻으로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니라.

무슨 까닭이냐, 시절은 다르나 그 자체는 하나이니 중생의 부처 성품도 이와 같으니 라. 만일 중생 중에 따로 부처 성품이 있다 하면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 무슨 까닭이 냐. 중생이 곧 부처 성품이요 부처 성품이 곧 중생이지마는, 다만 시절이 다르므로 깨끗 하고 깨끗지 못할 뿐이니라.

선남자여, 어떤 이가 묻기를 이 종자가 열매를 내겠는가. 이 열매가 종자를 내겠는가 하면 결정코 대답하기를 내기도 하고 내지 않기도 한다 하리라."

"세존이시여, 세상 사람이 젖(우유) 속에 타락(치즈)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 이치가 어 떠하나이까?"

"선남자여, 만일 젖 속에 타락이 있다고 말하면 이것은 집착이요, 없다고 말하면 이것 은 허망함이니, 이 두 가지를 떠나서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하여야 하느니라. 어 째서 있다 하는가.

젖으로부터 타락을 내나니 인(因)은 젖이요 과(果)는 타락이니라. 그래서 있다 하느니 라. 어째서 없다 하는가. 빛깔과 맛이 각각 다르고 쓰는 데도 같지 아니하니 열병(熱病) 에는 젖(우유)을 쓰고 냉한 병에는 타락(치즈)을 쓰며 젖은 냉한 병을 내고 타락은 열병 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젖 속에 타락의 성질이 있다고 말한다면 젖이 곧 타락이요 타락이 곧 젖 이어서 그 성품이 하나일 것이거늘, 무슨 인연으로 젖이 먼저 나고 타락은 먼저 나지 못하느냐.

만일 인연이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어찌하여 말하지 못하며, 만일 인연이 없다면 어 찌하여 타락이 먼저 나지 못하는가. 만일 타락이 먼저 나지 못한다면 누가 차례차례로 젖과 타락과 생소와 숙소와 제호를 짓는가. 그러므로 타락이 먼저는 없다가 지금에 있 는 것이니 만일 먼저는 없다가 지금에 있다면 이것은 무상(無常)한 법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말하기를 젖에는 타락의 성질이 있어서 타락을 내고 물에는 타락의 성질이 없어서 타락을 내지 못한다 하면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하면 물과 풀 에는 젖과 타락의 성품이 있나니, 무슨 까닭인가. 물과 풀로 인하여 젖과 타락이 나느니 라. 만일 젖에는 결정코 타락의 성품이 있고 물과 풀에는 없다고 말하면 이는 허망한 것이니, 왜냐하면 마음이 평등하지 못하므로 허망하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젖 속에 결정코 타락의 성품이 있다면 타락에도 역시 결정코 젖의 성 품이 있을 것이거늘, 무슨 인연으로 젖에서는 타락을 내는데 타락은 젖을 내지 못하는 가. 만일 인연이 없다면 이 타락이 본래 없다가 지금에 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말하기를 젖(우유) 속에는 타락(치즈)의 성품이 있지도 않고 타락의 성품이 없지도 않다고 하리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이 경(經)에서 말하기를 모든 중생이 결정코 부처 성품이 있다 하면 이는 집착이요 만일 부처 성품이 없다 하면 이는 허망한 것이니,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중생의 부처 성품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할 것이니라. ≪열반경≫

고(苦)의 씨앗은 망상이요, 망상을 멈추게 하는 것은 도(道)입니다. 도는 닦는 것입니다.

도를 보아야 생각(번뇌)이 멈추는 것입니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죽음 의 가치를 삶의 가치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인 것입니다.

중생은 본체(本體)를 모르고 쓰면서 사니 번뇌망상이요, 부처님은 본체를 알고 쓰니 지혜광명을 나투게 됩니다.

봄부터 무더운 여름, 그리고 결실을 맺어가는 가을녁의 땀흘리는 농부의 수고로움 이 불성종자를 키우는 수행자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처음 발심한 공덕의 문에 다다름을 앞서 떠나신 선지식[큰스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보고 있기도 합니다.

열매를 따면 종자의 씨앗이요, 종자인 씨앗을 심으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 평범 한 현상의 진리입니다. 그러나 그 씨앗의 종자를 심기만한다고 모든 씨앗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한 노력과 종자를 선별하는 기준에서 보면 묵은 씨앗을 종자 로 쓰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것이 농부의 지혜입니다.

"찾지 마라 그대가 생각하는 그런 부처님은 아무데도 계시지 않는니라.

나를 밝게 해주는 이가 내 부처님일 뿐이다." 이것은 배운 지식을 마음 가운데 두 면 마치 눈동자가 안질에 걸린 듯, 눈동자의 금가루가 묻어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미륵 보살이 선재동자에게 이르기를

"진정한 보리심을 발(發)했다면 다시 1백 2십 생을 물러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오라." 하였습니다.

선재동자의 신심이 워낙 깊은지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니, 그러자 미륵보살 앞에서 120생 밖의 문수보살이 손을 내밀면서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져주었다고 합 니다. "참으로 장하구나 선재여, 네 신근(信根)이 약했던들 하나도 진실된 것이 없었 을 것이다. 네가 최후의 일념까지 진실한 생각 속에서 있으니 참으로 장하구나."

엊그제 가신 듯 49일을 맞이하면서도 너무 많은 가르침이 우리 불자들 가슴에 살아 있어 큰 스님은 가신게 아닙니다.

한 생애를 통해서 살아가셨던 큰스님께서 열반으로 보여주셨던 상서로운 일들은 그 것을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큰뜻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며 불자답게 불종자를 키우는 농부로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불종자(佛種子)를 키우는 눙부가 되어서 언제나 나를 바라다 보는 나를 찾아 구법의 길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