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자여, 향산(香山) 속에 아뇩달 못이 있으며 이 못(호수)으로부터 사대하(四大河) 가 있으니 항하(갠지스 강)와 신두하(인더스 강)와 사타하(중국 황하 강)와 박차하(브라 마트라 강: 티벳에서 발원하여 방글라데시로 흐르는 강)이니라.

세간 중생들이 항상 말하기를 죄를 지은 이가 이 강에서 목욕하면 모든 죄가 소멸된 다고 하느니라. 이 말이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함을 알아야 하거니와 이밖에 어떤 것이 진실한가? 부처님과 보살들이 진실하니, 그 까닭은 만일 사람이 불보살님을 친근하면 모든 죄악이 소멸되느니라. 그러므로 선지식이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이 땅에 있는 약풀이나 모든 숲이나 곡식이나 감자나 꽃과 과일들이 가 뭄을 만나서 말라죽을 적에 난다 용왕과 우파난다 용왕이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바다 에서 나와 모든 숲과 온갖 곡식과 초목들이 소생하느니라.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있는 선근이 소멸하려 할 적에, 부처님과 보살이 자비한 마음으로 지혜 바다로부터 감로비를 내리어 중생들로 하여금 열 가지 선한 법을 도로 얻게 하나니, 이런 뜻으로 부처님과 보살을 선지식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용한 의원이 여덟 가지 의술을 잘 알면서 병난 사람만 보고 문벌과 단정하고 추 한 것이나 재물이 있고 없는 것을 보지 아니하고 모두 다스리거든, 세상 사람들이 훌륭한 의 원이라 하나니 부처님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에게 번뇌의 병이 있는 것만 보고 문벌이 단정하고 추한 것이나 재물이 있고 없음을 보지 않고 자비한 마음으로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번뇌의 병이 없어지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과 보살을 선지식이라 하느니라. 이런 것을 말하여 선지식을 친근한 인연으로 대반열반에 가깝게 된다 하느니라.

어찌하여 보살이 법을 들은 인연으로 대반열반(大盤涅槃)에 가까와진다 하는가. 모든 중생이 법을 들은 까닭으로 신심(信心)이 구족하고 신심을 얻은 까닭으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행하여 수다원과(須陀洹果)나 부처님의 과보를 얻게 되나니, 그러므로 선한 법을 얻는 것은 모두 법을 들은 인연의 힘인 줄을 알지니라. ≪열반경≫

서쪽의 끝자락 그리스에서는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이 열리고, 기원전부터 고대 올림픽 이 시작되었다는 그리스의 신화를 세계인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깊이야 시간으로만 잴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세월의 깊이를 알 수 있 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시간의 흐름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을 우리는 가르침을 통해서 배우고 느끼고 이해하며 실천하게 됩니 다. 요즘 우란분절 기도며 백일관음 기도며, 날마다 모이는 불자들의 간절함과 지극함을 생 각 속에 모아서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가늠해 보고 있습니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 후덥지근한 것이 마치 태국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한 백년 후 쯤엔 이보다 더한 날씨의 여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집집마다 에어컨에서 품어져나오는 열기와 천만 대가 넘는다는 자동차의 엔진 열을 모아보면 당연한 귀결점입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 에는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 하여도 무더움 속에는 간간이 다가오는 가을의 냄새가 있었고 겨울이라도 사이사이에는 따스함이 배어 있었으나, 이젠 편리함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만 들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티벳 고원지대의 척박한 땅에 몇 보따리의 약품을 싸들고 다녀왔습니다. 돌아올 때는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기 아쉬워, 히말라야 산을 넘어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로 해 서 왔습니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난 듯 하기도 하였고, '산등성이 하나를 넘는데 세상이 이렇 게 달라질 수도 있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순박한 모습은 여전히 수행자의 덕목처럼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물질의 풍요와 거 리가 먼 세상 사람들의 목마름도 보았습니다. 앞으로의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가야 할 지, 더욱 절실한 마음의 깊이에서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야 척박한 땅 고산(高 山) 지대에서 얼마나 힘들고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 있었겠습니까. 많은 이들은 그곳을 이 해할 수 없는 곳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만났던 이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귀 하고 소중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뒤로 하고 수미산을 오르고져 하였을 때 만났던, 영양 결핍으로 걷기 시 작할 나이에 주저앉고는 다시 일어설 수 없었던 세 살배기 어린 아이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비타민 C 이십여 알을 하루에 반쪽씩 먹게 하였으나 돌아온 후에도 얼마나 걱정되고 안부 가 궁금했겠습니까? 이번의 만남은 불과 한 달 만이었습니다. 그 어린 아이는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우리의 가까운 이웃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불자들과 함께 하나씩 풀어가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 함께 살고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저버릴 수 없는 속살 깊은 아픔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