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 박사의 줄기 세포 복제

얼마전, 동국대 대학원에서는 불교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강의가 있었다. 자랑스런 불자상을 수여 받은 서울대 황우석 박사는 사회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불자이기도 하 였지만, 이 시대에 생명공학의 세계적 석학이기도 하신 분의 강의라 관심이 높았고, 불교계에서 발행되는 신문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법보 신문에 보면 '줄기세포 복제' 어떻게 볼 것인가.', 인간 줄기세포 복제는 불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자비의 실천인가, 또 다른 생명의 파괴인가 하고 묻는다.

요즘, 종교계·윤리학계에서는 줄기세포를 복제하는 것은 결국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줄기세포라도 배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체 들이 파괴될 수 있다는 반대입장이고, 불교계에서도 찬반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내용 이었다.

아침, 조간신문에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이것이 생명윤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을 알 수 있다. 복제 연구 금지를 주장하는 나라들은 거의 모두 생명과학 기술이 뒤 떨어진 나라라는 것이다. 금지 주장은 주로 미국이 나서서 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 로 복제기술이 영국과 우리 나라, 싱가포르 등에 뒤져 있기 때문에, 일단 제동을 걸어 놓자는 의도라는 것이 국제학계의 공통된 평가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연방정부 연구 비가 배아복제 연구에 쓰이는 것을 놔두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계경제의 주도권 다툼의 전쟁이 이해되는 미국다운 모습이다. 동국대학의 여러 교수들도 찬반양론인데, "대승불교적 관점에서 치료목적용 줄기세 포 복제는 보살행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줄기세포 복제가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줄기 세포 복제로 만들어진 배아가 정상적인 성장을 거듭한다면, 한 인간으로 성 장할 수 있다. 이런 생명체를 실험을 통해 죽이는 것은 반불교적 행위라 지적했다." 한다.

줄기세포 복제의 허용은 치료목적 뿐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여지 가 큰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사회적 학문이 부족한 출가자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그리고 상식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화엄경≫에서는 온 몸의 부분부분이며, 심지어는 골수까지도 주라고 가르치셨다. 우리 불교계도 오래 전부터 생명 나눔 실천본부가 운영되고, 내 가 아는 스님 한 분은 이 생을 마감할 때 스님의 몸 전체를 기증하시겠다는 서명을 남기셨다고 하셨다.

나는 황우석 박사의 강의가 있은 후,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부터 생명으로 볼 것인 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몇 년 전 어느 방송국에서 진행된 심야토론 '생명 - 임신 중절'에 대해서도 사회단체, 의학계(산부인과), 종교계(카톨릭)의 생각과 개념이 다 른 것을 기억하면서….)

황우석 박사는 태중(胎中)에 안착(安着)한 시점(4주)으로 본다고 하였다.

부처님이 설하신 ≪능엄경(楞嚴經))≫ 4권에도 보면 "밝은 것이 허망한 이유는 다 름이 아니라 깨달음의 밝은 것이 허물이 되니, 허망한 것이 이미 성립되면 밝은 이치 를 앞지르지 못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듣는 것이 소리를 벗어나지 못하며, 보는 것이 색깔을 벗어나지 못하여 빛과 향기, 맛과 촉감 등 여섯 가지 허망함이 이루어진다. 그 로 말미암아서, 보고 듣고 깨닫고 느끼는 것이 나누어져서 같은 업장끼리 서로 얽 히고 어울리고 떨어져서 변화를 이루는 것이라.

보는 것이 밝아서 빛이 발하고, 밝게 봄으로 해서 생각이 이루어지니, 다르게 보면 미움이 생기고, 생각이 같으면 사랑이 생겨서 그 사랑이 흘러 종자가 되고 생각을 받 아들여 태(胎)가 되어서 서로 어우러짐이 발생하게 되고 같은 업장끼리 끌어들이게 된다. 그러므로 그 인연으로 해서 갈라람(厘羅藍, kalala, 입태 후 初 7일간의 상태)과 알포 담(棽蒲曇, aribuda, 입태 후 2주간의 상태) 등이 생기는 것이다.

태로 생겨나는 것과 알로 생겨나는 것, 습지에서 생겨나는 것과 화생으로 생겨나는 것이 제각기 응할 바를 따라서 알로 생겨나는 것은 오직 생각으로서만 생겨나고, 태로 생 겨나는 것은 정(情)으로 인해 생겨나며, 습기로 생겨나는 것은 합하여 느낌으로서 생 기고, 화생(化生)은 떠나서 응함으로 생기니 정(情), 생각[想], 떠남[離]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것들이 다시 서로 변하고 바뀌어서 업을 받는데 그 업을 따라 혹은 날고 혹 은 잠기고 하니 그러한 인연으로 중생이 서로 계속되는 것이니라." ≪능엄경≫

≪능엄경≫ 가르침으로, 현대의학과의 만남을 가져보고자 한다. 정상적인 부부의 인연도 중음신이라는 업식과의 인연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수태(受胎)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 그리고 모태(母胎)에서 수태된 이후의 생장기간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서 입태(入 胎)한 이후, 처음 일주일은 갈라남, 두 번째 칠일은 알포담, 세 번째 주는 폐시, 네 번 째 주는 건남, 다섯 번째 일주일 이후 세상에 태어날 때까지를 발라사거라고 한다 하 였다.

상식적으로 어머니의 태중(胎中)에 들어서 안착되어 자리를 잡았을 때부터 생명으 로 정의하게 된다면, 황우석 박사 팀이 연구하는 줄기세포 복제가 결코 생명체의 생 체실험이 아니라는 것을 살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생명은 부모와 중음신이 만나서 모태에서 한 달이 되었을 때부터 비로소 생 명체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체외수정으로 이루어지는 시험관 아기도 아 니며, 다만 필요한 세포의 배양이 어찌 신성한 생명이라 할 수 있을까.

종교적인 창조설이나 집단이익의 추구가 아닌, 진정한 생명연장의 보살행이 만남을 통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성숙되어져 가는 세상이 되 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