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보살행입니다
오늘은 입춘立春입니다. 엊그제가 동지冬至였나 싶었는데, 벌써 입춘입니다. 동지에서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을 지나니 어느덧 입춘입니다.
이 절기의 순환은 다시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을 지나게 되면 춘분春分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시간은 그렇게 쉼 없이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1일은 음력 12월 보름으로,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개기월식과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 보이는 보름달인 슈퍼문, 그리고 1월 1일의 보름에 이어 1월 31일 보름까지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블루문까지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언론과 방송에서는 떠들썩하였습니다.
그러나 허공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상주불멸常住不滅하듯 떠 있습니다. 해와 달도 떠있고, 지구도 떠있습니다. 금성, 화성, 토성, 목성, 북두칠성 등等, 수많은 별들이 허공에 헤아릴 수 없이 떠 있습니다.
날이 밝으면 보이지 않다가도 청명한 밤이면 많은 별들이 총총하게 보입니다.
도심의 불빛과 오염된 하늘에서는 많은 별들을 보기가 어렵지만, 깊은 산속에 가보면 하늘에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많은 별들 가운데는 지구보다 더 큰 별들도 수없이 많고 태양보다 더 강한 빛을 발하는 별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태양계를 보면, 지구가 태양 가까이 갔다 오는 공전公轉의 기간이 1년입니다.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씩 도는 자전自轉은 24시간입니다. 그렇게 지구가 태양계를 공전하면서 지구 스스로 자전을 하는 과정이 1년 365일입니다. 더 과학적으로 말하면 365일 5시간 46분 48초이고, 공전의 거리를 24절기, 춘하추동春夏秋冬이라고 합니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그 과정이 곧 한 살의 나이를 먹는 1년이 되는 시간입니다. 작년에는 입춘이 음력 정월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금년은 설날 전에 입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는 윤오월달이 있어 그렇습니다. 내년 입춘은 음력으로 동짓달 그믐날입니다. 이렇게 24절기는 양력으로 정해져 있어서 음력과 양력의 날짜 차이는 감했다 더했다 하면서 조화로움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 태양과 달과 지구의 신비로움입니다.
금년에는 범띠, 말띠, 개띠가 삼재三災가 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만 삼재가 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다 삼재가 있습니다.
항상 인생살이의 전후좌우前後左右를 살피면서 살아가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금년에 삼재든 사람만 거기에 붙들려서 쩔쩔맬 일은 아닙니다.
매사를 조심하면서 지혜롭게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삼재는 물의 재난인 수재水災, 불의 재난인 화재火災, 바람의 재난인 풍재風災입니다. 이 삼재든 사람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생주이멸生住異滅 속에 성주괴공成住壞空으로 이루어져 변화되는 세상에 사대육신四大肉身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은 호흡 하나에 있습니다. 어머니 태중에서 열 달 동안 지내다가 세상에 나와 탯줄을 자름과 동시에 호흡을 시작합니다. 첫 숨을 쉬기 시작하여 들숨 날숨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숨을 멈추면 죽는 것이고, 숨을 쉬면 살아있는 것입니다. 호흡 하나에 인생의 생사가 달려 있습니다.
지구는 자전과 공전을 쉼 없이 하고, 우리는 들숨과 날숨을 쉼 없이 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들숨과 날숨의 끈에 매여 있다는 것입니다. 호흡 하나에 있습니다. 첫 숨 이후 들숨과 날숨으로 이어져있는 생명줄은 절대로 끊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들 스스로가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출가자는 무소유無所有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전혀 안 가질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신용카드를 사용합니다. 카드를 사용하려면 카드 한도에 맞는 결제를 할 수 있어야 하니 은행 계좌가 소임자에게는 편리합니다.
그러나 생전에 세상을 아무리 잘 살아도 회향廻向을 제대로 못하면 난처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살다보면 사바세계娑婆世界는 오탁악세五濁惡世니까 실수도 할 수 있고, 허물도 있을 수 있고, 부끄러운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반복해서 범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재가 다른 게 아니고 팔난이 다른 게 아닙니다. 구설수가 다른 게 아닙니다. 세상을 아무리 잘 살아도 회향을 잘 못하면 이것이 삼재팔난입니다. 출가한 스님들은 평생을 잘 살고 근검절약하며 검소한 생활을 하였어도 마지막 가는 길에 개인재산을 가지고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월하 노스님은 통도사 성보박물관 짓고, 통도사 유물관 짓는데 회향을 하셨습니다. 노스님은 종단의 종정이시기도 하셨고 방장이시기도 하셨습니다. 통도사의 어른으로 수십 년 동안 사시면서 법문도 많이 다니셨습니다. 오라는 곳이 있으시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다니셨습니다.
한번은 어느 스님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방장스님, 앞으로는 그 절에는 제자들 보내시고 그만 다니세요.’
그러자 월하 노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무당집에도 부처님이 계시던데… 월하가 뭐 그리 대단한가요.”
무당집에도 부처님을 모시고 살 수 있고, 부처님도 그 곳에 계시다며 월하 노스님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노스님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셨습니다. 그 곳에서 드리는 보시금은 아끼고 모아두셨다가 다양한 일들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노스님의 삶이야말로 출가자의 아름다운 회향이 아니셨을까 하는 마음으로 닮아가고자 합니다.
한 생애를 돌아다보면 아무렇게나 그냥 그렇게 이뤄진 것은 없습니다. 사시절서四時節序가 그렇게 이루어져 있듯이 우리네 인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뒤돌아다볼 수 있는 일들을 바라다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삼재가 든 사람만 삼재 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다 있다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입니다. 금년에 세 띠를 지닌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좀 더 자신을 주기적으로 살피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앞만 보고 살던 인생에서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다보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반조返照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매년 입춘에 400년 전, 해남 옥玉으로 만들어진 호신첩을 나눠드리는 것입니다. 호신첩과 함께 나눠드리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은 월하 노스님께서 직접 써주신 것입니다. 이 인연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크나큰 복전福田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금은보화가 많고 부귀영화를 누리더라도 가정화합이 제일입니다.
또 억만금이 있으면 뭐합니까. 건강과 목숨이 망가지면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호신첩으로 가정화합과 병고액난, 소원성취, 제수대통, 삼재팔난의 소멸을 염원하는 방편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한 장씩이라도 지갑 속에 넣고 다니면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의 따뜻한 기운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간절한 신행생활을 한다는 것은 가장 행복한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바라는 기도보다는 평상시의 마음이 기도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티베트에 살고 있는 이들은 기도의 의미에 대해서 값지고 소중한 것을 배우게 합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은 무거운 짐을 벗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라.’ 하였습니다.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위하는 기도입니다.
원하는 바에 대한 확신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신념은 바로 그런 발원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