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용히 앉아 있고 싶으나 그대는 나를 가만두려 하지 않는구려. 그대가 나의 논리(論理)에 흥미가 없는 건 당연하겠지만, 나의 논리는 나에게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 주오. 그러므로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논리라오.
나는 본질적인 진리의 관점에서 얘기하였지만 바로 그 점이 그대를 자극하였기 때문에, 그대에게는 내가 나 자신을 칭찬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오. 모든 중생들의 마음은 비어 있으며 투명한 것이오. 그 마음은 열반의 영화(榮華)에도 윤회와 오욕(汚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오. 바로 그 마음이 붓다[佛陀]의 씨앗이 감추어진 여래장(如來藏)이오. 중생은 참마음이 덧없는 무명(無明)의 베일에 가려 있음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윤회의 세계에 방황하며 욕망의 비참한 노예가 되는 것이오.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깨달은 사람은 해탈자, 성자, 부처가 되어 열반을 성취하는 것이오.

부처님은 말씀하시었소.

'일체 중생에게는 불성(佛性)의 씨앗이 있나니 모든 중생이 곧 부처이니라. 중생이 곧 부처이지만 덧없는 오욕으로 불성을 가리고 있도다. 오욕(汚辱)의 때[垢]가 깨끗이 정화되면 중생이 곧 부처가 되리라.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사람은 그 마음 자체가 대지혜(大智慧)임을 알게 되리라. 때문에 다른 데서 부처를 구하지 않나니 이는 최상의 가르침이니라.' - 밀라레빠 -

"일생 동안 모았던 전재산을 사기당했다고 치자. 우리는 거기에서 조심이라는 것을 배우지 아니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자이며 비관론자입니다. 그런 쇼펜하우어가 '조심'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진정 염세주의자이며 비관주의자일까요? 이는 도리어 철저한 현실주의자의 합리적 가르침입니다. 인간은 형이상학적인 동물이며, 자기 존재에 대해 방황하는 유일한 생명을 지닌 영장류라고 한 점도 눈여겨 봅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인간이 자기 존재를 깨달아가는 데에 두 유형으로 살폈습니다. 하나는 자기 존재의 증거를 불교적으로 안에서 내관사유하며 찾는 사람과, 다른 하나는 자기 존재를 바깥세계에서 비교하며 찾는 사람으로 규정지었습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에 괴로움을 만나면 가지가지로 나쁜 업을 일으키고, 몸에 병이 생기거나 마음에 병이 생기면 여러 가지로 나쁜 짓을 하게 되고 나쁜 업을 지었으므로 모든 고통과 슬픔을 한 몸에 짊어지고 헤매이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결국 생각해 보면 지혜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독일의 철학자 니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옳고그름과 선악(善惡)의 개념적 정의를 법이론이나 종교적 입장에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선(善)이란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힘이 있으면 선(善)이고 힘이 없으면 악(惡)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신(神)은 죽었다고 단정지었습니다. 얼마나 슬프고 아픈 절규입니까? 보잘것없는 늙은 소나무 산을 지키다 따돌림당하는 심정으로 급변하는 자기중심적 세상에서 등을 돌립니다. 사이버(cyber) 공간 속에서 허상의 그림자 쫓는 세상이 참세상인냥 바라보았지만 그 세상은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

우주 공간의 진정한 가상세계에 빗대면 견줄 수 없는 미진의 공간이지만, 그래도 나를 찾아 나를 잊은 지 오래입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곳은 적응할 수 없는 저자거리가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쉴 수 있는 곳, 마음이 번거롭지 아니한 곳을 찾아 길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진실로 도움을 청하는 진정한 용기와 겸손함이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용기와 겸손은 세상 사람 모두에게 친절한 웃음과 미소로 기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비행입니다. 새 천년을 맞이하는 많은 이들의 굳은 각오와 결연한 의지의 동참자이길 원합니다.

12년(제 144호) 동안 미력한 힘이나마 불자들에게 작은 불씨가 되어 신심의 생명력으로 원력의 인화물질에 불을 당기고자 하루같이 일념으로 일구어 온 ≪월간 구룡≫을 ≪월간 붓다≫로 세상에 새롭게 출간하고자 하는 원을 세웁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세상에 왔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주어도 좋지만 당신의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그들의 육체는 집에 두어도 좋지만 정신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신은 당신이 방문할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지, 당신의 속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들을 좋아하기 위해서 애써도 좋지만 그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 - 칼릴 지브란 -

12년 동안 함께 숨쉬었던 ≪월간 구룡≫이나 앞으로 부처님 가르침 속에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월간 붓다≫도, 언제나 소유나 지배의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자연인의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거름이 될 것입니다.

떠나보내는 ≪월간 구룡≫과 다시 만나야 할 ≪월간 붓다≫는 한 몸입니다.

변함없는 사랑, ≪월간 구룡≫은 우리들의 보람이었고 기쁨이었고 자랑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려집니다.

≪월간 붓다≫, ≪Monthly Magazine Buddha≫, ≪月刊 佛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