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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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고, 느끼고, 여유롭고, 한결같기

한명우 /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팀장

신종플루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10월, 초등학교 4학년인 작은 아이가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다. 평소 천식이 있었기 때문에 열이 39도를 오르락내리락한 3일간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다. 생후 3개월 만에 중환자실에 두 번이나 입원해야 했던 큰 아이를 생각하면 ‘이 정도쯤이야’ 할만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아픈 것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면역력은 부모에게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이제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니 지난 15년 세월에 감사하고 아이들에게 감사한다. 크고 작은 홍역을 치렀지만 아이들이 건강하고 무사하게 자라주는 것보다 더한 선물이 부모에게 또 있을까!
새해소망도 당연히 이 선물을 받는 것이다. 부모님과 자식들 건강한 것이야말로 이 땅의 모든 자식과 부모들의 한결같은 새해소망일 것이다.
그래도 이것 말고 굳이 새해소망을 말하라면 내게는 다섯 가지가 있다. 특별할 것도 없는 것들이지만 마흔 중반에는 정말 특별한 것들이기도 하다.


소망 찾기
‘새해 소망’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나서 한동안은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담배 하나 피워 물고 물끄러미 하늘을 보았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새해마다 나는 어떤 소망을 가졌고, 무엇을 꿈꾸었는지 기억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랬다. 소망도 없었고 꿈도 없었다. 20대의 이상과 30대의 꿈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마흔 중반. 이게 지금의 ‘나’였다. ‘사는 일상’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일상’이었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도 서글프다. 모두가 다 그렇게 살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 시간, 나는 원고를 부탁한 이에게 큰 절을 올린다. 잠자고 있는 내 삶을 깨워준 데 대해 감사한다. 그리고 새해에는 꼭 내 꿈과 소망을 찾겠다는 목표를 세워본다.


하루 한 번 하늘보기
하늘은 우리네 삶을 닮았다. 맑았다가 흐리고, 비가 오다 개이고. 어디 그뿐인가, 구름이 만드는 갖가지 형상은 변하는 사람의 마음과도 같으니 하늘은 참으로 내 모습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지 하늘이 낯설어진 것은 아마도 내 모습조차 잃어버린 채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하루 한 번 하늘조차 볼 여유가 내게는 없었던 것일까?
앞만 보고 달려서만은 아닐 것이다. 별달리 이룬 것도 없는 삶,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다. 파도에 떠밀려 흔들리는 부유물처럼 이리저리 떠밀리며 살다보니 삶의 무게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지경이 된 때문일까?
이제부터는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하늘을 친구 삼아 하루 한 번이라도 짧은 대화를 나눠야겠다. 내가 사는 세상, 황혼기에서 내 삶을 되돌아 볼 때 내 모습이 어땠는지는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새해에는 나를 느끼고 싶다.


언제든 다시 시작하기
미안한 얼굴로 성적표를 내미는 아이에게 나는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직장 후배의 실수도 “괜찮아, 일하다보면 그럴 수 있어”하면서 감싸주곤 했던 그런대로 여유로운 아빠이자 선배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게 내 자신에게는 잘 안 된다. 늘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하는 후회투성이다.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아야 하기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실수가 두려운 것일까? 넘어지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는 것이 세상살이인데 왜 여유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새해에는 나에게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해야겠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다시 걸으면 되고, 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니까.


더 멋있어지기
나이를 먹으면 편한 옷을 찾는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30대까지만 해도 좀 불편해도 멋스러운 옷 입기를 주저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볼품은 없어도 그냥 편한 옷이 좋으니, 정말 ‘아저씨’가 다 된 모양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흘긴 눈으로 보며 나무라지만 개의치 않은 지도 이미 오래 된 것을 보면 멋 부리는 것을 포기한지는 꽤 된 것 같다.
사실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멋을 내야 한다. 그래야 덜 추해보일 테니까 말이다. 더욱이 직장인이라면 외모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쯤은 상식인 사회다. ‘패션도 경쟁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새해에는 더 멋있어져야겠다. 피부도 가꾸고, 옷도 더 신경을 써야겠다. 이렇게 나를 가꾸다보면 진정으로 나를 가꾸는 방법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내 행복론 지키기
내 행복론은 ‘가족’이다. 가족은 내 뿌리이자 내 삶의 전부다. 가족은 나 자신보다도 나를 더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다. 가족은 내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가족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우리집 가훈은 4개 항목이다.
1)어려울 때 힘이 될 수 있는 가족이 되게 해 주세요. 때로는 미울 때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 가족은 하나라는 다짐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2)서로 칭찬해주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가족이 되게 해 주세요. 때로는 화도 나고 다투기도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겠다는 우리 가족의 약속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3)상대방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때로는 나 먼저 생각하고 도리에 어긋난 행동도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우리 가족의 약속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4)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때로는 귀찮아하고 게을러지기도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우리 가족의 약속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우리집 가훈은 가족끼리의 약속이자, 다짐이다. 이 약속과 다짐은 순간순간 잊고 있는 가족을 떠올리게 해 준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가족을 생각하며 가족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가족’은 언제까지나 변함없는 내 행복이니까.



<발문>
내 행복론은 ‘가족’이다. 가족은 내 뿌리이자 내 삶의 전부다. 가족은 나 자신보다도 나를 더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다. 가족은 내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가족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가족을 생각하며 가족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가족’은 언제까지나 변함없는 내 행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