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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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사(毘盧寺) 벽화


김지상
화광전통미술연구소
중국국가박물관수복연구원


중국 하북(河北)성의 석가장(石家庄)에는 오래된 불교사원 비로사(毘盧寺)가 있다. 비로사는 예로부터 많은 고대 벽화를 소장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비로사는 당(唐)나라 때 건설되어 12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다. 이곳에 보존된 벽화들은 대부분 14세기 초에 조성된 작품들로써 중국의 고대벽화 중 가치와 사료에 있어서 귀중한 작품으로 인정된다. 200㎡의 면적을 차지하는 비로사의 벽화는 내용도 아주 풍부하고 벽화기법도 아주 정교하고 뛰어나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완전하게 보존된 벽화의 하나로 평가된다.
비로사에 들어서면 석가전(釋迦殿)이라는 이름의 비로사 전전(前殿)이 맞아준다.

석가전에는 80㎡의 네 벽에 불교이야기를 주제로 한 중국의 민간신화를 보여주는 벽화가 있는데, 불교와 유교, 도교가 서로 접목된 벽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찰에 벽화 문화가 주인 중국에서 비로사 벽화는 이야기가 있는 형식을 취해 연속성이 강하고 인물의 복식이나 건축물은 중국 명(明)조 때의 생활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불교 이야기에 유교이념을 가미해 내용이 불경에서 언급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보살상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국내외 벽화 애호가와 전문가들은 비로사 벽화의 우수성에 끌려 이곳을 찾는다. 돈황(敦煌)의 막고굴(莫高窟)과 어깨를 겨루는 비로사의 벽화는 중국 벽화예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중국의 고대사회의 생활과 풍속, 습관, 고대미술과 전통미술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가 된다. 석가장의 시민들과 이곳을 찾는 관객들은 석가장에 이토록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가진 벽화가 있다고 믿지 않을 정도이다.

비로사 벽화의 수준과 완전한 보존정도는 비로전이라는 이름의 후전(后殿)에서 더 잘 나타난다. 비로사의 주요 건물인 비로전은 지상으로부터 1m 높이의 계단 위에 세워져 있고 용마루 양끝에는 용과 봉황이 새겨져 있으며, 처마는 날아갈듯 하다. 비로전의 벽화 면적은 120㎡인데 상중하 세 열로 나뉘어 각각 극락, 인간, 지옥을 보여주고 있으며 나한과 보살, 충신을 비롯한 500여 명의 인물을 묘사했다. 이 비로전의 벽화는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고 모든 인물마다에 전설이 깃들어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자태가 점잖은 중년 여성인데, 이 여성은 도교인물인 천비성모(天妃聖母)이다. 상의는 녹색 천의에 붉은색 도포를 두르고 전답의 문양은 연꽃 문양이 도채 되었고 머리의 화관은 중앙에 봉황이 자리를 하고 있다.
양쪽 옆에는 동녀들이 깃털이 풍성한 부채와 보자기를 들고 서있고 옆에는 신상이 함께 서있다.
비로전의 벽화 중 북쪽은 불교중심이고 동쪽과 서쪽은 도교인물 중심, 남쪽은 일반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옥황대제, 현문상제, 오방오제, 관우상 등 다양한 주제로 벽화가 모사되어 있다.
그 중 관우상은 청색을 위주로 해서 곳곳에 육중한 덩치와 함께 삼국지 속의 인물들이 있고 도포 곳곳에 역분첩금 기법으로 모사가 되어 있다.
대부분의 벽화는 주홍색과 녹색위주로 조성이 되었으며 중간중간에 뭉게구름이 피나듯이 모사되어 있다. 얼굴의 모사 정도를 보면 섬세한 필치로 모사가 되었는데, 하단에 신상들 표현이 가히 압권이라 하겠다. 대부분의 벽화 구성은 3단으로 되어 있다.
비로전의 벽화는 중국 고대 벽화의 전통기법을 이어받아 선의 흐름이 시원하고 색채가 산뜻하며 인물형상이 생생하다. 사용한 안료도 석채 위주로 조성이 되어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산뜻함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더욱 생생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비로사의 벽화는 중국 전통의 역분첩금(瀝粉帖金)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역분첩금이란 중국의 장인들이 벽화와 채색조각 건물장식에 늘 사용하는 방법인데, 돌가루를 액체로 만들어 특제 도구로 조금씩 그림위에 선을 만들고 그 선위에 금박을 입혀 조각의 효과를 보는 것을 말한다. 이런 기법에 의해 만들어진 화면은 두께와 강도가 있어서 화면의 입체감을 두드러지게 하고 또 보기에도 화려하고 찬란해 보인다.

이러한 기법 또한 중국의 전통 단청에서 많이 쓰였다. 중국의 단청은 문양을 역분첩금 기법으로 테두리를 만든 다음에 금박을 붙여서 색채를 채워 나가는 기법으로 단청을 하였다. 근래에 자금성을 보수 할 때도 이러한 기법으로 단청을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기법이 있는데, 주로 탱화에 많이 쓰였다. 고분질 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기법과 유사하지만 색채는 채우지 않고 주로 금박으로 전체를 입혔다.
사찰에 벽화 문화가 주인 중국에서는 근래에 벽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문물국에서는 중국 전체의 벽화 조사와 함께 보수와 유지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비로사의 벽화 또한 유지 보수를 위해서 온도와 습도 전등의 차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벽화의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발문>
중국 하북(河北)성의 석가장(石家庄)에는 오래된 불교사원 비로사(毘盧寺)가 있다. 비로사는 예로부터 많은 고대 벽화를 소장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보존된 벽화들은 대부분 14세기 초에 조성된 작품들로써 중국의 고대벽화 중 가치와 사료에 있어서 귀중한 작품으로 인정된다. 200㎡의 면적을 차지하는 비로사의 벽화는 내용도 아주 풍부하고 벽화기법도 아주 정교하고 뛰어나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완전하게 보존된 벽화의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