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대승 보살 운동의 핵심 경전 범망경
    숲에서 배우는 불교
    텃밭불교
    불교관리학
    자연과 시
    불서
    건강한 생활

과월호보기

불확실성 시대에 읽는 붓다와 공자의 말씀

붓다와 공자가 마주한 인생독법


불확실성 시대에 읽는 붓다와 공자의 말씀


박경희
중도기획 디자인실장


『붓다와 공자가 마주한 인생독법』
임종욱 지음
312쪽 | 152×225 | 양장제본
값 19,000원
불광출판사 펴냄



불교는 붓다를 꿈꾸고, 유교는 군자를 지향한다. 붓다와 군자는 성격도 다르고, 그 경지에 이르는 길 또한 사뭇 다르다. 그러나 괴롭고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해 더 나은 세상을 이루고자 하는 대의에는 큰 차이가 없다.
붓다와 군자의 길은 타협이 아닌 정직과 성찰, 자기 수양의 길이다. 이 책은 참회懺悔·업業·중도中道·방편方便과 같은 불교의 핵심 개념을, 유교가 중시하는 자성自省·실천(行)·중용中庸·권도權道와 나란히 배치해 학문과 삶의 경계를 넘어서는 ‘살아 있는 사유’를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세상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다스리는 법을 일깨운다.


“설령 코끼리 부대와 기마 부대, 전차 부대, 보병 부대에 둘러싸여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안으로부터 보호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안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밖에서 보호하는 것보다 뛰어나다.”
- 『별역잡아함경』 제3권


“거친 밥을 먹고 맹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눕더라도 즐거움은 그 가운데 있다. 옳지 못한 일을 하고 부유해지거나 귀한 자리에 오르는 것은 나에게 하늘의 뜬구름과 같을 뿐이다.”
- 『논어』 「술이편」


세상은 변해도 사는 일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사는 게 버겁다’는 말에 담긴 무력감과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말에 깃든 간절함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할까.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나답게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붓다와 공자는 한목소리로 말한다. 매 순간 스스로를 닦고 익혀 새로워지라고. 비록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그것이야말로 가장 멀리 가고 뜻대로 가며 오래가는 길이라고. 서둘러 가고 앞서가는 데만 몰두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깊이 새겨야 할 ‘성현의 인생 독법’이다.
괴로움을 소멸하고 완전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붓다(Buddha), 어짊(仁)을 최고의 덕성으로 삼아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라고 설한 공자孔子. 두 성현은 인류가 낳은 최고의 지성이자 인격체다. 이들이 시대와 지역을 넘어 오늘날까지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것은, 그 가르침이 그만큼 깊고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개인의 삶에 시련이 닥칠 때, 가정과 사회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두 성현의 말씀에서 용기와 지혜를 길어 올렸다. 붓다와 공자가 남긴 사유의 결실은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세대를 거쳐 읽히며 수많은 이들의 인생 나침반이 되어 왔다.
『붓다와 공자가 마주한 인생독법』은 붓다와 공자의 삶과 사유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인생철학서다. 교과서적인 해설을 벗어나, 한문학 전공자로서 불교와 고전 연구에 오랫동안 헌신해 온 저자가 ‘현실’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걸러낸 지혜의 정수를 담았다. 일상의 삶과 치열한 현장에서 두 성현의 가르침이 어떤 미덕과 실천성을 발휘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며, 2,500년 전 붓다와 공자의 음성을 오늘의 언어와 감각으로 되살려 내 내면의 평온과 세상 속 조화를 위한 핵심 가치를 전한다.
‘진흙탕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내 몸에도 때를 묻힐 수밖에 없다.’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이렇게 믿고 말하며 행동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합리화만으로 과연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에 이를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삶은 고단하다.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붓다와 공자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올바른 신념과 태도로 살아가라, 자기 수양과 성찰에 힘쓰라, 선한 노력은 반드시 선한 결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이것이 바로 붓다와 공자가 전한 삶의 이치이자 구원의 약속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한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쳤다. 그것이 인생의 첫 장이었다면, 이후에는 소설가로 전향해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다수의 소설을 발표했으며, 2012년에는 장편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로 제3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청춘을 보냈고, 초로에 접어들어 남해로 귀촌해 살고 있다.
이력이 한 줄로 응집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굴곡이 많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자신의 삶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손해를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할지언정 양심을 저버리는 선택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수 임용 과정에서 달콤한 유혹을 건넨 한 교수의 제안을 거절한 일화는 이를 잘 보여 준다. 눈 한 번 감고 손을 잡으면 평생 안정과 명예가 보장될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선(善)과 덕(德)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부정과 타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붓다와 공자가 마주한 인생독법』은 성공을 위해 아부와 굴종도 서슴지 않는 시대에, 평생 소신을 지키며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책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는 이유, 고전을 다루면서도 관념에 머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직접 실천하고 체득한 지혜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은 삶의 고비를 온몸으로 통과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 그 속에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고단함과 함께, 그것을 넘어서는 긍정과 희망,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성현의 가르침은 더욱 생생하고 깊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