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40대 중반 뚱뚱한 체격의 남자가 심한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평소 고지혈증이 있었는데, 이날따라 가슴 한가운데에 누르듯, 조이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응급상황으로 판단하여 119를 불러 큰 병원에 보냈는데,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50대 여성이 1주일 넘게 왼쪽 가슴에 통증이 있었다. 가까운 친구가 가슴통증이 있은 후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게 떠올라 바로 응급실에 갔고 피검사부터 심장검사 등 결과에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는데, 가슴 통증은 여전히 남아있어서 아직도 불안해했다. 침과 한약으로 뭉친 어깨부위 근육을 풀고 난 후 가슴통증이 사라졌다.
흔히 가슴에 통증이 생기는 증상을 흉통이라 한다. 가슴 통증이 생명과 직결된 경우는 드물고 가슴에서 느끼는 증상이 매우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장이나 폐의 심각한 질병이 아닐까 하여 매우 불안해한다.
흉통은 아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증상이 유발된다.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도 있으나 모두 심각한 질환 때문만은 아니다. 흔히 “왼쪽 가슴 통증은 심장병이다”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 된 인식임을 알아야 한다. 흉통은 각 질병에 따라 여러 세부양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 “가슴이 뛴다, 답답하다, 숨쉬기가 힘들다, 속에 불이 난다, 가슴이 쪼이는 듯하다, 무겁다, 짓누르는 듯하다, 속이 쓰리다, 소화가 안 된다, 자주 놀란다” 등으로 흉통을 표현한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흉통의 증상은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서 나타나며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협심증은 운동이나 노동으로 심장근육에 혈액이 필요할 때 가슴 통증이 수 분 정도 짧게 발생하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저절로 없어지는 특징이 있다. 심근경색의 흉통은 움직임이 없이 가만히 쉬고 있어도 가슴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 이는 협심증과 구별되는 점인데, 흉통이 30분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면 응급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심근경색이 올 때에는 구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생겨 식체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장질환은 동맥경화 등 혈관노화,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흡연, 과음,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흉통 중 숨참, 두근거림, 기침이 같이 나타나면 기흉, 천식 등의 호흡기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소화장애와 속쓰림, 음식을 삼킬 때 생기는 통증이 함께 나타나면 식도나 위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신경성 흉통은 통증이 칼로 찌르는 듯하고 대부분 왼쪽 앞가슴에서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있으며, 통증이 매우 짧거나 수 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고, 식욕 감퇴, 무기력증, 짜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심장질환이나 소화기질환 또는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이 갑자기 가슴이 아프기 시작하면 근막증후군으로 인한 흉통일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흉통환자의 대다수가 여기에서 온다.
두 번째 사례로 들었던 여성이 바로 이 케이스였고 3일 치료 후 바로 통증이 사라졌다. 근막증후군이란 근육이 뭉쳐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슴을 덮고 있는 근육이나  등에서 가슴을 보조해 주는 근육이 굳어서 오며,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온다. 근육질환으로 오는 가슴 통증은 아픈 곳을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 심장질환 등 내장 문제로 생긴 흉통과 다른 구별점이다. 또 숨을 깊게 들이마시거나 재채기 등으로 흉곽의 압력이 높아지면 그 자극으로 더 아파지기도 한다.
이처럼 흉통원인이 다양하고 흉통의 양상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그 중 통증이 아주 심하거나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 헐떡거리거나 기관지에서 소리가 난다거나 어지럼증이 있거나 실신하는 경우는 응급상황이다. 이럴 경우 지체하지 말고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