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대선 결과를 가슴 조이며 보시느라 애들 쓰셨습니다. 개표방송으로 밤 새웠던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그 과정은 아슬아슬하여 밤을 꼬박 새워가며 개표방송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 힘든 결과에 감탄을 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역시 대한민국 백성들은 위대한 백의민족 이었습니다.
한쪽에 많은 표 몰아주면 자칫 당선자의 통치는 황당한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당선자는 교만해져서 일방적인 정치를 하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더욱 그럴 소지가 다분히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수당인 정당, 입법기관의 활동에서 그것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1%에도 못 미치는 표 차이로 당선과 낙선을 하게 된 이번 선거야말로 얼마나 힘든 선거 이었는지, 양분된 득표수를 바라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서로 가슴을 조이며 애간장이 녹았을 개표현장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국가는 패도정치覇道政治가 아닌, 인자함(仁)과 의로움(義)으로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우리들은 절실히 소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그런 여망이 녹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절묘한 국민적 선택의 결과입니다.
0.73% 차이는 24만여 표였습니다. 선거결과는, 낙선자는 승복하고 당선인에게 축하하며 통합과 협치의 정신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통합과 협치 정치로 국가 경제는 발전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국가를 망하게 합니다. 우리가 지켜본 모습들입니다.
국민들 마음속에 잠재해 있던, 경제대국들의 패도정치, 그래도 반만년을 지켜온 단일민족의 그 기운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분론법二分論法으로 양분兩分된 대선 과정이 양쪽으로 쪼개져 버리고, 국민들은 엄청난 소용돌이 블랙홀에 빠져버릴 것 같은 대선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낙선자는 당선자에게 축하하고 당선인은 낙선자에게 고생하셨다고 위로하는 뉴스가, 단군 자손의 초심初心을 잃지 않기를 정치권에 염원해 봅니다.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후보와 당선된 후보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위기가 닥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사는 믿음과 용기와 지혜를 지니도록 입법부와 사법부, 그리고 행정부에 국민들은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수용하는 그 미덕이 한민족의 뿌리입니다.
“치우치거나 얽매이지 말라” 하신 것은 한 곳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 ‘의심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 제자에게 “대개는 의심 하지 않는 것이 의심이다.” 하신 가르침을 국민 대다수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은 ‘정말’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진실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정말’이다 ‘정말’이다 하는 미사용어는 쓰지 않습니다.
‘나 너 의심 안 해.’ 한다면 그건 바로 의심이라는 것입니다. 말끝마다 ‘정말’이라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어쩌면 거짓말쟁이일 것입니다.
국민의 선출직들은 이제부터라도 착한 마음으로 정직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음력 2월 8일, 출가재일出家齋日입니다. 석가여래 부처님께서 사월 초파일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시어, 29년 동안 카필라왕국의 태자로 살면서도 항상 마음속에 의문해 왔던 생로병사生老病死에 대한 수많은 번민과 의심을 풀고자 행동으로 옮기신 날이 출가일입니다. 부처님은 그렇게 출가하시어 6년 동안 수많은 수행자, 고행자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다양한 의문들을 묻고 묻는 물음과 정진 끝에 음력 납월 8일 깨달음인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이루셨으며, 45년 동안 진리의 수레바퀴, 전법傳法하시다가 2월 15일 구시나가라 사라쌍수 나무 밑에서 가비라 국을 향해 누우시어 열반涅槃에 드셨습니다.
부처님의 생애를 불화佛畫에서는 석가여래팔상도釋迦如來八相道입니다.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특히 29세에 출가한 후 6년 동안의 모습은 그 누구도 흉내 내고 따라 할 수 없는 길에서 수행하신 고행苦行 기간이었습니다.
훗날 “과거에 어떤 수행자도 이런 고행은 할 수 없었고 미래의 어떤 수행자도 이런 고행을 원치 않는다.” 술회하시며, “나의 머리를 만지면 파 뿌리 뽑히듯 하였고, 얼굴을 쓰다듬으면 덜 익은 오이를 쥐어뜯어서 그늘에 말려 놓은 것 같았다.” 하시며 미래의 어떤 수행자도 이런 일은 없기를 바란다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해서 성도에 이르기까지 6년 고행기간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고비 고비를 넘기셨는지를 우리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열반경涅槃經』에 사자후보살獅子吼菩薩이 부처님께 여쭤봅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연고로 2월 보름날 열반에 드시려 하십니까?”
“2월은 봄이다. 봄에는 만물이 자라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강물이 많아지고 온갖 동물들이 새끼를 낳는다. 그래서 중생들은 흔히 세상이 항상恒常하다는 생각을 내고 있느니라.”
봄은 날씨가 따뜻해져서 히말라야 설산의 빙하가 녹아내려 강물이 많아집니다. 만물은 새싹이 돋고 꽃을 피웁니다. 동물들은 새끼를 낳습니다. 우리들이 봄의 계절을 항상 하다고 느끼는 것을 보며 염려하여 모든 법은 무상無常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2월 달에 열반에 드시려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왜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신 것은 4월 8일이요 출가는 2월 8일이며 정각을 이루심도 12월 8일인데, 열반은 2월 15일 보름날 이셨을까요.
선남자여, 보름날은 달이 일그러짐도 자라남도 없는 날이다. 그런 뜻으로 둥근 달이 떴을 적에는 열한 가지 상서로운 일이 있으니 무엇이 열한 가지인가. 무명無明의 어둠을 깨트리고, 정도正道와 사도邪道를 연설하고, 나고 죽음을 벗어나며, 열반涅槃의 평탄함을 보여주고 중생衆生들로 하여금 탐진치貪瞋癡의 뜨거움을 여의게 하고, 외도外道의 광명을 깨트리며, 번뇌煩惱의 도둑을 파괴하고, 색수상행식色受相行識 오온五蘊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주며, 중생이 선근善根을 심는 마음을 내게 하고, 중생들 욕락欲樂의 마음을 덮어주며, 중생들이 대열반大涅槃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정각正覺을 이루게 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해탈解脫의 즐거움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니라.
이런 상서로운 기운이 일어나려면 초지일관初志一貫 초심初心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 열한 가지 상서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열반락涅槃樂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천만 명이 넘는, 코로나 ‘펜데믹’ 수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한데 모아야 합니다. 2년 넘게 너무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잊지 말아야 할 일이 보리심菩提心입니다.
보리심이 있어야 선근善根이 증장增長되고 장양長養되기 때문입니다.
선근은 무엇입니까. 착한 마음입니다. 착한 뿌리가 근본입니다.
선근과 지혜는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사무량심四無量心입니다.
그러니 보리심이 있어야 선근이 장양되고 보리심을 일으킨 보살은 걸림이 없는 진실한 부처님의 지혜智慧가 증장 되도록 보리심을 지녀야 합니다.
훌륭한 스승과 도반道伴이 필요하고 편안한 도량道場이 있어야 합니다.
서산대사西山大師는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출가해서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도 아니요,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기 위해서도 아니다. 명예나 재산을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오로지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며 번뇌의 속박을 끊으려는 것이다.
번뇌煩惱는 탐진치貪瞋癡 삼독심三毒心을 말합니다.
탐진치 삼독심을 끊으면 해탈이고 대열반大涅槃에 드는 것입니다.
『선가귀감』에는 “단번뇌斷煩惱 명이승名二乘이요 번뇌불생煩惱不生 명대열반名大涅槃”이라 하였습니다.
번뇌를 끊는다 함은 수행하는 이가 해탈하는 것이요, 번뇌가 일어나지 아니함이 열반입니다. 그러니 출가수행은 부처님의 지혜를 상속하려는 것이며, 고통 받고 있는 중생들을 건지기 위함이라 하신 것입니다.
부처님 법을 믿고 따르는 불자들은 보리심이 있어야 합니다. 보리심을 일으킨 보살은 걸림이 없고 진실한 부처님의 지혜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리심은 보살의 미묘한 업과 능력을 열어 한량이 없는 중생들에게 업의 미혹을 끊고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열반의 저 언덕, 피안의 세계로 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리심을 놓치면 안 됩니다. 보리심은 상주불멸常住不滅합니다.
불자들은 출가는 하지 못했어도, 출가재일부터 열반재일까지 수행정진주간, 함께 할 수 있도록 이웃에게도 널리 권하는 선근 공덕을 쌓으시길 바랍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포용력 있는 가슴으로 손을 서로 내밀고, 그 손을 잡아주었던 당선인과 낙선인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듯이, 항상 악의적인 마음을 여의고 내면에 잠재해 있는 선근과 지혜가 장양 되는 보리심으로 어떤 당선인이든 선출직들은 공심公心으로 직분을 다하며 직업인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