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담 스님
바닷가 동네 네거리의 사람들 제일 붐비는 집
지난 밤 파도소리에 목이 마른 사람들 다 모이는 곳
그는 동네에서 제일 부지런하다
사거리 전부가 제 집의 안뜰인 양 물 뿌리고
몽당빗자루 하나로 환한 아침을 만든다
모른다 총각인지
예쁜 각시는 어디서 아이들의 엄마인지
가끔 그의 늙은 엄마가 밀린 찻잔을 씻고는 한다
그의 차는 맛있다
그의 조용한 미소는 편하다
더운 한낮이 가고 또 다른 하루기 찾아올 때
사람들은 그때가 또 무슨 목이 마른 시간이 된다
그는 하루를 감정이 조금 섞여진 우유
감정이 조금 격해진 차를 만들고 또 나르고는 한다
때로는 혼자서 조금은 나른한 분홍빛 홍차를 한 잔 마실 뿐
그의 시간은 특별할 것이 없다
동네사람들 지나가는 손님들이 이런저런 시간을 엮고 만들 뿐
그의 시간은 물이면서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다
그가 오늘도 가고 있다
그가 오늘도 하루를 조용히 보내주고 있다
그는 그렇게 말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다가오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누구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오늘밤부터 작은 등불 하나는 밝히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