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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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을 청하려면 햇볕 쬐기는 필수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단골환자 부부가 내원했다.
남편의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부인이 다그쳐서 온 듯했다. 정작 불면증을 겪고 있는 남편은 수면제 먹으면 잠도 잘 자고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였지만 아침까지 약 기운 때문에 몽롱하고 멍한 배우자를 보는 아내로서는 수면제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부인은 남편의 생활태도가 몹시 못마땅한 지 미주알고주알 필자에게 일러바친다.
주식매매를 하는 남편은 식사 시간 외에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외출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불면치료에 좋은 한약처방이 많이 있지만 햇볕이 좋은 잠을 유도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드리고 매일 햇볕 쬐기를 하도록 당부했다.


햇볕보기는 가장 효과가 좋은 수면장애 치료법이다.


잠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깊은 연관이 있다.
이 호르몬분비가 많으면 잠이 잘 온다. 따라서 멜라토닌이 낮에는 적게, 밤에는 많이 분비되도록 돕는 게 숙면의 비법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빛을 얼마나 쪼이느냐에 따라 체내 농도가 달라진다. 아침에 햇볕을 받으면 농도가 최저치로 내려가고, 낮 동안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 14시간 후 다시 분비되기 시작해 자는 동안 최고치를 이룬다. 잠이 들면 7~8시간 멜라토닌이 높은 농도로 유지돼 숙면을 돕는다.


미녀는 잠꾸러기라는 말 또한 근거 없는 게 아니다.
충분한 양질의 수면은 살 빠지게 만드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 좋은 수면이 되려면 적절한 햇볕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에 관여하는데, 이 생체리듬에는 당연히 식욕도 포함된다. 멜라토닌의 기능 중에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기능도 있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은 감소하고,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증가한다.


꿀잠을 자기 위한 햇볕 쬐기는 하루 15분 이상이면 된다.


그 정도만으로도 멜라토닌 분비는 잘 된다. 그러나 밤에 빛에 노출되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결과가 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잠들기 전 위장이 비워두면 숙면에 도움 된다. 취침 5시간 전부터 위장이 비어 있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피곤한 상태를 유도해서 잠을 자겠다며 늦은 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도 본다. 하지만 잠들기 전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정신이 각성되어 잠을 이루기 힘들다. 따라서 취침 전 운동을 하게 될 경우 근력운동보다는 스트레칭, 요가 등 몸을 이완시켜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을 쬐면 주름이나 검버섯 등 피부 노화, 나아가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하루 15분 정도 투자해서 건강에 소득이 많다면 당신은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