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올해에는 장마가 빨리 올 것이고 또 예년보다 길어질 것 같다는 예보를 들었다.
날씨가 눅눅해지면 평소에 아무렇지 않던 어깨 허리 무릎 등 몸이 쑤시고 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다. 날궂이를 하는 것이다.
날씨가 맑을 때는 몸이 같이 가볍고 맑음인데, 흐리거나 비가 오면 왜 몸뚱이가 같이 날궂이를 할까?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라고 한다.
자연환경인 큰 우주와 작은 우주인 우리 몸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미다. 비가 오면 공기에 수분이 높아지고 땅도 축축하고 습해진다. 이런 큰 우주의 현상은 소우주인 인체에 똑같이 반영되어 몸에 물 기운이 많아진다. 이것으로 인하여 혈액순환도 전체적으로 느려지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난다.
날궂이 하는 분들은 내 몸에 불순물이 많은지를 꼭 체크해보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불순물을 담음이 많다 어혈이 많다 습담이 많다 등의 용어로 설명한다.
몸의 순환을 방해하는 불순물은 왜 생기는 것일까?
쑤시고 결리고 무거운 몸, 날궂이 해결책은?
한의학에서는 불순물이 비장이나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 나타난다고 본다.
비장이란 비위가 약하다 할 때의 ‘비’를 말하는데, 소화기계로 이해하면 된다. 이 비장은 우리 몸에서 습도를 조절하는 제습기의 역할을 한다. 만약 비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비가 오거나 습도가 올라갈 때 몸 안의 습도를 조절을 하지 못해서 젖은 빨래처럼 무거워지고 관절마디가 붓기 때문에 신경과 혈관을 압박해서 통증이 생긴다.
신장은 몸속에 고인 불필요한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비장이 제습기라면 신장은 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 몸에 있는 수분은 대부분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설된다. 신장은 몸속에서 댐 역할을 하면서 몸속의 물 관리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수분을 배설하여 몸 상태가 좋아지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해 준다.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 허리나 무릎의 통증, 다리의 부종,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진다, 잠자다 새벽녘에 다리에 쥐가 나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잦은 날궂이를 겪는 사람이라면 비장과 신장 등 어디에 원인이 있는지 구분해서 제 기능을 회복시켜서 치료해야 한다. 비장이 약해서 소화기능저하로 날궂이를 한다면 생강차를 꾸준하게 달여서 복용하면 좋다. 생강이 소화기능을 개선시켜주고 남아도는 물 기운을 말려주기 때문이다. 된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 또한 비장을 개선시킨다. 팥 수박 호박 포도 등 덩굴식물 열매나 양파가 신장기능을 개선시켜 수분을 빼낸다. 덩굴은 강력한 수송체계가 있어서 인체의 수분 운행을 원활히 해서 소변을 잘 나가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비장 신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날궂이는 생기는 경우가 있다.
교통사고 타박 등 외상으로 피부에 어혈이 침체되어 있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조직에 정체된 어혈에 외부의 습기가 결합하면 순환장애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권투 등 격투기로 외부 충격이 많은 사람이 나이 들면서 날궂이를 호소하는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어혈로 인한 날궂이에는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을 복용하거나 부항요법으로 빼주는 게 낫다.
운동 반신욕 등이 날궂이를 개선시켜준다.
운동으로 적당히 땀을 내주면 체내 머물던 수분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어서다. 반신욕으로 몸을 덥혀주면서 땀을 배출하면 체내 혈액순환과 불순물제거에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보다 따뜻한 물로 30분가량 반신욕하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