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담 스님
언제부터인지 수건 하나가 나를 따라다닌다
시장에서 산 수건답게
표나지 않고 때묻지 않는
하얀 줄무늬가 들어간 주황색 수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보다 먼저 내 얼굴 닦아주고
차도 같이 마시고 토스트도
잘 구워낸다
긴 한낮에는 음악도 같이 듣고 가끔 낮잠도 잔다
해질무렵의 바닷가는 수건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돌아오는 길에 수산시장도 들려서 어묵도 사고 튀김도 사온다
밤이면 불도 같이 끄고 차가워진 몸 넓게 펼쳐준다
나의 잠은 거의 수건이 알아서 자고 일어난다
이제 수건은 나를 잘 안다
모기도 쫓고 나비들 새들도 쫓는다
내 옆에는 언제나 엄마 아닌 수건이 지켜준다
내 겨드랑이도 잘 알고 사타구니도 잘 안다
오물도 닦아주고 온갖 허물도 덮어주는
지금 나는 꽃보다 수건이다
행여 그 누가 외설스럽게 타올이라 부르지마라
여기 수건은 나보다 더 내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