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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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에너지 자립도 20%

     


우리나라 에너지 자립도 20%


정성운
텃밭농부



올 여름 날씨는 어떨까? 작년에 지독한 폭염과 열대야를 겪었던지라 이런 질문이 저절로 나온다. 5월 중순의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우리의 몸은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있다. 추위와 더위에 견딜 수 있도록 피부의 세포가 움직인다. 더우면 모공을 열어 열기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땀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인체가 작동한다는 증거다. 추우면 그 반대로 작용한다. 그런데 몸이 아직 고온에 적응이 안 됐는데, 갑자기 기온이 오르면 혼란을 겪는다. 열 질환으로 숨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경북 청도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1시간에 70밀리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봄꽃의 개화 시기도 빨라졌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를 ‘기후 붕괴’라고 경고한다. 재앙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슈퍼 엘리뇨가 온다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엘리뇨라 하는데, 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장기간 상승한다. 1도 올라갈 때마다 7% 정도 더 많은 수분이 대기 중으로 올라간다. 더 많은 양의 비를 만든다는 것이다. 올해도 엘리뇨가 발생했다. 가뭄과 폭우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상학자 김해동은 슈퍼 엘리뇨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7월부터는 엘리뇨 형태로 전환이 될 것 같고. 금년 연말이 되면 슈퍼 엘리뇨로 가지 않겠느냐 하는 게. 이제 서울대학교 연구진들의 발표가 있었고. 그럴 가능성을 다른 나라에서도 지금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간다면 슈퍼 엘리뇨가 나타난 그 다음 해에, 굉장히 덥고, 종잡을 수 없는 기후가 나타나거든요.”[대구CBS라디오 ‘류연정의 마이크온’, 2026.4.1.]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는 말이다.
엘레뇨는 발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력 발전은 가뭄과 홍수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든다.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다. 그러면 석탄이나 석유 의존도를 높이며,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탈석탄이 더 멀어지게 된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원유 가격이 치솟는 상황과 겹치면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게 된다. 올해도 힘든 여름이 될 것이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농작물 생산량을 크게 떨어뜨린다. 기상 현상의 영향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시설 재배이다. 비닐하우스, 유리 온실 등이 그것이다. 외부와 차단하는 대신 물, 기온, 습도, 바람, 빛, 양분을 기계 장치로 조절한다. 엽채류와 과일, 버섯 등은 시설 재배가 활발하다. 수박은 원래 7, 8월이 수확 시기인데 벌써 시장에 나왔다. 상추와 호박, 오이, 깻잎은 사계절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시설 재배 덕이다. 대신 에너지가 노지 재배보다 많이 들어간다. 재배 조건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시설과 기계가 필요하고, 기계를 작동시켜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다. 예전의 농사는 자연에 의지하여 지었지만, 기후 위기 시대의 농사는 에너지가 짓는다. 현재의 시설 재배 에너지는 대부분 석유와 석탄에 의해 생산되는 것들이다.
에너지 전환이 관심사로 떠오른 지는 꽤 오래되었다. 발전소의 터빈을 돌리는 동력을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에서 자연이 주는 햇빛과 바람, 바다의 조수간만의 차이, 지열 등으로 바꿔가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넘는데 사용은 ‘과잉’


그러나 방향 전환은 그것이 올바를지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산업구조가 단단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이득을 취하는 집단이 쉽사리 자기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은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한다. 자기 이익을 지켜주려는 정치 리더를 세우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은 이익에 얽매어있지 않기 때문에 올바름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 그렇게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2025년 기준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은 원자력 31.6%, 가스 28.1%, 석탄 27.5%, 신재생에너지(자연에너지)⸱기타 12.8% 순이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원유 수급이 어려워지고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원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액은 200조 원이 넘는다. 이는 한 해 정부 예산 3분의 1에 가까운 돈이다.[중동전쟁 단 하나의 교훈, 에너지 자립의 길을 묻다, 시사인, 2026.5.18.] 


1차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는 90%를 넘는다. 에너지 자립도는 20% 초반에 머문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아이슬란드,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60% 이상은 산업 부문에서 사용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에너지 사용도 세계 톱 수준이다. 어지간한 건물의 출입문은 전기로 여닫는 자동문이다. 자동문은 거동불편자와 유아차, 큰 짐을 들고가는 이들을 위한 시설이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이용한다. 에너지 과잉 사용, 과잉 편의의 한 예이다.
밭에는 햇볕이 쏟아진다. 바람도 일렁인다. 하늘은 때맞춰 비를 내려준다. 아직은 그렇다. 그렇기에 농사가 가능하다. 언제까지 그러진 않을 것이다.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그럴지언정 기후 재앙의 가장 큰 원인이 이산화탄소 등 온난화물질인 것으로 밝혀진 이상 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원불교와 천주교는 자기 시설물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히 천주교 대전교구는 교구 내 전력 사용량의 대부분을 태양광 발전을 통해 해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근차근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 뭐하는 데야?


안타깝게도 우리 불교계는 이런 사업에 소극적이다. 무관심하다. 불교계의 자연에너지 생산은 0에 가깝다. 불교계에 태양광 발전의 생산과 보급에 나서는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있지만, 창립 이후 5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조계종 사찰에 태양광 발전 설비의 설치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사찰에서 부담하는 초기 비용 마련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산중 사찰의 경우에는 미관상 문제를 거론한다. 8년 정도 운영하면 비용을 회수할 수 있고, 지붕 외에도 설치가 가능한 패널이 있는데도 외면하는 것은 관심의 부족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총무원에서 적극 권유한다면 효과가 있을 텐데, 총무원도 무관심할 뿐이다.
이런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에너지 자립을 위한 환경보살 양성 교육’을 연다. ‘불교와 생명 그리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라는 부제를 붙였다. “폭염과 폭우 등 재난이 일상화되어가는 기후위기 시대에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환경보살이 되어, 불교계가 자연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절약 및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탄소중립에 앞장설 수 있도록 활동하실 분을 모십니다”는 것이 이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6월 중 여섯 번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과 생태사회’ ‘사성제로 풀어보는 사찰의 기후위기 진단과 해법’ ‘사찰의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탄소중립 방안’ ‘사찰에는 어떤 자연에너지가 좋을까?’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컨설팅 실전 준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컨설팅 실습’ ‘에너지의 공유와 햇빛바람 연금’ ‘이웃종교 탄소중립 사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불교의 전략’ 등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불교계에 자연에너지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