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용화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남부총괄팀장
상윳다니까야
세존께서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의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욕쟁이 바라드와자 바라문이 자기 족성을 가진 바라문이 세존의 곁으로 출가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존을 찾아가 오만불손하고 거친 말로 욕하고 비난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안온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실 뿐이었습니다. 욕쟁이 바라드와자는 자신이 참기 힘든 심한 욕설을 했기 때문에 세존이시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줄 알았는데, 이에 동요치 않으시자 오히려 당황하며 화를 내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서존께서는 바라드와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의 친구와 동료나 가족과 친척들이 그대를 방문하러 오는가?”
“고따마 존자여, 때때로 나의 친구와 동료나 가족과 친척들이 나를 방문하러 옵니다.”
“바라문이여, 그러면 그대는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들을 내놓는가?”
“고따마 존자여, 때때로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들을 내놓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런데 만일 그들이 섭수하지 않으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
“고따마 존자여, 만일 그들이 섭수하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 것이 됩니다.”
“참으로 그러하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우리가 아무 욕도 하지 않는데도 욕을 하고, 모욕을 주지 않는데도 모욕을 주고 시비를 걸지 않는데도 시비를 건다. 그러나 우리는 그대의 것을 섭수하지 않으므로 그것은 그대의 것이 된다. 바라문이여, 욕하는 사람에게 맞서서 욕을 하고, 모욕을 주는 사람에게 맞서서 모욕을 주고 시비를 거는 사람에게 맞서서 시비를 걸면 이것은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고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대와 함께 음식을 먹지 않고 서로 교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대의 것이 된다.”
“왕과 왕의 신하들은 고따마 존자에 대해서 아라한이라고 말하던데 고따마 존자는 지금 화를 내고 있습니다.”
“유순하고 바르게 생계를 유지하고 바른 구경의 지혜로 해탈하였고 지극히 평화롭고 모든 것에 여여하고 분노가 없는 자가 어떻게 분노하는가? 분노에 맞서서 분노하는 그런 자는 더욱 더 사악한 자가 되나니 분노에 맞서서 분노하지 않으면 이기기 어려운 전쟁에서 승리하도다. 그런 사람 자신과 상대 둘 다의 이익을 도모하는 여여한 사람이니 상대가 크게 성이 난 것을 알면 마음 챙기고 고요하게 처신하노라. 그런 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까지 둘 다를 구제하나니, 이런 그를 어리석다 여기는 사람들은 법에 능숙하지 못한 자들이다.”
“경이롭습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눈 있는 자 형색을 보라고 어둠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시듯,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곁에 출가하고자 합니다.”
욕쟁이 바라드와자 바라문은 세존 곁으로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장 용감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내가 부처가 되어서 천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홀로 삼계를 거닐며 안온한 마음을 지닐 수 있는 것은 다 인욕수행으로 인한 공덕’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인욕은 험난한 바다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커다란 배와 같고, 병을 고칠 수 있는 좋은 약과 같아서 중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공양 올려 마땅한 분, 바르게 깨달으신 분께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