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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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정원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오늘도 어제처럼 누군가와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마감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은 진정한 대화에 목말라 보인다. 아무래도 사람보다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디지털 소통이 다반사여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대화 매개체가 기기이다 보니까 사람 마음은 더욱 메말라 가고 피폐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 온기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운 사람은 많은데 세상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한참 재잘거려야 할 유아나 어린이도 부모와 대화의 부족으로 반응성 애착 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니 살아가는 데 대화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밝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어린이가 혼자 지내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지내는 것이 사회성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나이 든 어르신도 가족이나 지인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지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좋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많이 웃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우울증도 덜 걸리고 치매 발생률도 낮다는 어느 전문가의 조사 결과만 보아도 우리는 살면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익히 인식하고 있다. 인간은 대화를 통해 서로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대화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폐해는 생각하지 못한 사회 부적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고립감과 사회 부적응은 나아가 건강한 사회가 아닌 병든 사회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예전보다 더욱 마주 보고 서로 대화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족끼리도 자주 연락하고, 서로 경청하는 자세로 아날로그 소통의 대화 횟수를 늘리고, 이웃 간에도 만나면 슬쩍 피하기보다는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요양원에서 외로움으로 생긴 우울증을 치료하고 계신 어르신에게 따뜻한 대화는 약보다 효과가 큰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삶을 포기한 사람이 누군가의 온기 어린 말 한마디로 위기의 순간을 넘긴 경우를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적으로 공감하며 나누는 따뜻한 대화는 외롭고 아픈 마음을 달래는 매우 효과 있는 치료제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견고한 집에 갇혀 외로움에 익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변에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어 인공 지능과 대화를 시도하는 유명 연예인 누군가를 방송에서 만나면서 인간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실히 절감하게 된다.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배불리 먹듯 대화가 고프고 따뜻한 정이 그리운 사람들이 서로 어루만지고 공감할 수 있는 대화 뷔페의 시간을 가져 보면 건강한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좋은 인간관계를 맺게 되고, 나아가 동고동락의 소중한 인연이 생기게 될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를 귀찮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피하는 것은 아닌지 잠시 반성하면서, 곧바로 대화의 정원으로 나아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누군가에게 위로의 시간을 제공해 보자.


대화의 정원에서 대화가 고픈 누군가를 구원해 줄 수도 있는 작은 대화의 가치는 큰 의미가 되어 우리에게 보석 같은 선물로 찾아올 것이다. 어쩌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푸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수필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진실을 전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을 담아 말하는 것이다.” 라는 글귀가 유난히 가슴에 와닿는 초여름 오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