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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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下心하고 인욕忍辱하는 불자佛子가 되자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군종교구장


간디 옹翁이 기차를 타고 인도를 순례하다가 몰려드는 군중 앞에서 그만, 슬리퍼 한 짝을 열차 밑으로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그 순간 간디 옹은 남은 한 짝 슬리퍼도 기차 밑으로 살며시 벗어놓고 맨발로 기차에 올랐습니다. 왜 그렇게 하였을까요? 슬리퍼 한 짝은 서로가 쓸모가 없겠지만, 철길 밑에 두 짝이 함께 있다면 누군가는 지나가다가 주워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살핌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 자비심이고 보살의 연민심입니다.
우리가 자비희사慈悲喜捨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대자대비大慈大悲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과 대희대사大喜大捨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로 말합니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아미타阿彌陀부처님의 좌우보처左右補處로, 관세음보살은 자비문慈悲門이며 대세지보살은 지혜문智慧門으로 표상表象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지혜를 상징 하는 보살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시방세계의 모든 불보살님은 우리들이 생각할 수 없는 지혜와 방편을 다 지니고 계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금강경金剛經』에 ‘여래如來는 육안肉眼이 있고, 천안天眼이 있고, 혜안慧眼이 있고, 법안法眼이 있고, 불안佛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육안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안목眼目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안목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이런저런 생각과 이런저런 행동들이 다른 것입니다. 천상인天上人의 안목인 천안으로 보는 세상은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지혜의 안목과 이치의 안목, 깨달음의 안목으로 보는 세상이 있습니다. 대자대비 대희대사의 마음은 부처님의 눈으로 보는 세상입니다.
부처님의 안목은 지혜와 방편으로 일체중생一切衆生을 널리 비추어서 삼독三毒과 욕락欲樂으로부터 일어나는 중생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여의게 하고, 위없는 가르침을 얻도록 하는 가피력입니다. 이러한 안목을 대자대비 대희대사, 사무량심으로 모든 불보살님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수행정진修行精進을 합니다. 수행정진이란 무엇입니까? 바로 하심下心하고 인욕忍辱하는 모습입니다. 이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그 수행의 덕목인 깨달음을 우리들은 표현하자면 안목 있는 삶이라 하는 것입니다.
안목眼目있는 삶은 안주하거나 타성에 젖지 않은 모습입니다. 안주하고 타성에 젖으면 게을러집니다. 무기력해집니다. 게으르고 무기력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불감증不感症은 감각이 무딘 편협한 이기심을 말합니다.
여름날, 어둠이 없는 오후 이른 시간에 가로등불이 길거리에 켜져 있는 것을 보면서도 그냥 지나쳐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겨울에는 오후 6시쯤이 되면, 자동으로 가로등불이 들어오도록 맞추어 놓았던 센서등을 여름철에도 그냥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우리들 주변에는 작아 보이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누구도 관심 있게 시간을 맞추어 불이 들어오도록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그 편협한 생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곳저곳에서 누적되어 세월호 같은 참사를 불러오게 되고 백일이 지난 지금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내면으로부터 일어나는 관심과 배려, 그 어떤 공경恭敬도 못할 것이 없습니다. 공경심을 가진다는 것은 내적으로는 하심하고 인욕하는 것입니다. 하심하고 인욕하면 그 어떤 교만심驕慢心도 버리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 어떤 이도 섬기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어떤 고생도 마다할 것이 없습니다. 쉽게
살려고 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바로 아집我執과 편견偏見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원효元曉스님은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자락自樂을 능사能捨하면 신경여성信敬如
聖이요, 난행難行을 능행能行하면 존중여불尊重如佛’이라 했습니다.
성인은 어떤 분이고 부처님이 어떤 분입니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오십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는 참으로 가난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네 어버이는 허리띠 졸라매고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서 근검절약勤儉節約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시레기밥, 고구마밥, 감자밥, 무우밥, 보리밥입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먹는 웰빙 음식이 아니라, 쌀은 적게 넣고 부피를 늘려서 가족들이 배고프지 않게 먹기 위해서 만든 음식들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네 부모님들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밥할 때마다 곡식을 조금씩 덜어서 신주단지에 조롱이 모으듯이 모았다가 더 어려운 데 쓰고, 이웃을 위해서 썼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 그렇게 노력했던 우리들의 어버이가 바로 현성인賢聖人이십니다.
난행을 능행하는 분이 바로 부처님이요 보살이십니다.
가난했던 그 시절, 우리네 어버이는 그 어려운 일들을 능히 행하신 분들이십니다. 스스로의 인생이나 즐거움을 가지지 않았으며, 늘 가족들만 살피면서 살으셨던 그 분들이 바로 현성인이시고, 불보살님이나 다름없는 분들이십니다.
요즘, 사람들은 남자는 돈 버는 기계요, 여자들은 돈쓰는 기계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을 믿는 불자들은 평등심平等心으로 그릇된 생각을 여읠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보살의 삶을 살아갈 것을 서원한 불자이기 때문입니다. 보살은 그 마음이 진실하고 꾸밈이 없어서 아첨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비굴하지 않는 마음이 연민심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열반경』에서 이르시기를, ‘지혜 있는 사람은 지혜의 힘으로 지옥에서 받을 중대한 업業도 이 세상에서 가볍게 받기도 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볍게 받을 업도 지옥에 가서 무겁게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자작자수自作自手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며 자승자박自繩自縛한 이치를 알고, 인과因果를 믿으며 윤회를 부정하지 않는 생활로 금생今生에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 우리네 부모님 같은 인생입니다.
『금강삼매론金剛三昧論』에서 이르기를, “금강반야金剛般若는 지혜이고 금강삼매金剛三昧는 선정禪定”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선정삼매를 닦으면 바른 지혜와 바른 소견을
얻게 될 것입니다.
군종교구장 소임을 맡은 지가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살림살이가 어렵다 보니,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여 벌써 1년이 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바쁜 마음이 드는 모양입니다. 벌써, 다가올 겨울철 전방부대에 보낼 면장갑 33만 켤레를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가을, 월동月冬 준비하는 마음이 벌써 전방부대에 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예산은 따로 준비된 것은 없습니다. 지난해 겨울, 전방부대에 핫팩 22만개를 만들어 보낼 때처럼, 군종교구 예산이 없는 일을 추진하였습니다. 작년에는 인연 있는 스님들을 찾아다니며 권선을 하고 구룡사에서도 2천만 원을 함께해서 이루어낸 일입니다.
지난겨울 핫팩은 전방부대에 있는 대한민국의 아들딸이기도 한 장병들에게 따뜻한 겨울 보내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으로 이번에는 면장갑을 전방부대에 보내면서 장병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아미타경阿彌陀經』에,
‘사리불舍利佛아, 조그마한 선근善根이나 복덕福德 인연으로는 저 세상에 태어날 수 없다. 사리불아,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女人이 아미타불 명호名號를 듣고 하루나 이틀 혹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동안을 아미타불 명호를 가져 부르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산란치 아니하면 이 사람 목숨이 마치려할 때 아미타부처님이 거룩한 대중들과 함께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니, 이 사람 목숨이 마칠 적에는 마음이 뒤바뀌지 아니하고 곧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사리불아, 나는 이러한 이로움이 있는 줄을 알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니, 어떤 중생이나 이 말을 듣거든 마땅히 저 세계에 가서 나기를 원할 것이니라.<중략>
사리불아, 어떤 사람이 아미타부처님 세계에 가서 나기를 이미 발원發願하였거나, 지금 발원하거나, 장차 발원하는 이는 모두 아뇩다라샴먁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여 저 세계에 벌써 낳거나, 지금 나거나, 장차 태아나리니, 그러므로 사리불아, 신심 있는 선남자 선여인은 마땅히 저 세계에 가서 나기를 발원할 것이니라.’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는,
‘임종臨終 시에 즉득왕생卽得往生할 수 있는 방법은 일념一念으로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열 번만 찾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기도祈禱하고, 그러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그러한 마음으로 함께 어울림을 가질 수 있을 때, 우리들은 흔들림 없는 세상을, 그러면서도 하심하고 인욕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집과 편견으로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함께 소중한 인연을 지으며 가족과 이웃이 서로 어울림을 가지는 그러한 삶이 바로 하심하고 인욕 하는 수행이요, 정진하는 생활입니다.


asanjung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