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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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만들기

현담스님


알 수 없는 손 하나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곧장 가던 길 어떻게 비틀었는지
한참 지난 흑백영화 바로 그 장면이다
집과 거리의 사람들
약간 물 빠진듯한 옷을 입고 다닌다
아무리 살펴봐도 노란 장미꽃 바구니는 없다
마음대로 칠한 벽화들이 오히려
이 도시의 사람들이다
물이 나빠서인가
만나는 사람마다 차를 권한다


 


차를 너무 많이 마셨나
눈과 머리색이 잘 마른 연잎 같다
거리를 휩쓸려 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비틀어 보았다
다니는 골목길도 좀 비틀고
사람들 무리들도 좀 비틀고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
이리저리 아이들 장난치는
골목길들은 길게 왜 오셨대유~ 하는 것 같고
해가지는 저녁 무렵
사람들은 마치 크게 비틀린 뭉크가 번지고 있는 것 같다
오래 비틀려 가시만 남은 길
아무리 지우려 해도
끝까지 따라다니는 그림자 하나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를 이제 알았다
이렇게 지우거나 비틀어도 되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도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