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감사합니다 지혜의 보고이시어.
선지식에 의지하여 배운 가르침 모두를 친견하여
중생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고자 하셨네.
깨달음의 모든 원인을 알아차리고 보니
나는 지혜의 보고를 성취했도다.”
매년 6월이면 학교와 학원의 방학과 함께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6)의 법석이 열린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전염 사태의 상황에서 백신 접종과 감염 확산이라는 희비가 연일 교차하는 가운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학인을 위한 랜선 법회가 열렸다. 히마찰 주 정부의 방침을 따라 간헐적 통행금지가 시행되는 가운데서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법회는 6월 1일과 2일 양일간 이어졌다.
티베트어가 창제된 때는 7세기 무렵 송첸감뽀 왕과 티송데첸 왕 당시로 거슬러 갑니다. 붓다의 말씀을 담은 경전과 선지식의 깨우침이 담긴 논전을 수학하는 것을 장려하였습니다. 티베트불교의 종파가 나뉘고 인문학의 체계가 잡힌 것은 모두 이러한 법의 전승에 연유한 것입니다.
계율을 바르게 수지 하는 것 역시 비할 바 없이 중요한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법이란 무릇 논과 율의를 두루 섭렵하는 것으로 이는 수행자의 잇몸이며 지탱하는 뼈대와 같습니다. 21세기에 들어 불교 논리학의 분석과 탐구는 현대 물리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내면에 대한 성찰의 측면에서 시대가 물질화되고 첨단화되면서 불교에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티베트불교의 인명학과 논리학을 이해하는 것으로 더욱 심층적인 과학자들의 논의가 활발히 오가는 것이 그러합니다.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하여 당시 네루 수상에게 간곡히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바로 티베트의 언어와 문화를 전승하는 교육 체계를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출가 수행자가 수학할 수 있는 승원의 학제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티베트 난민들은 낮에는 북부 참바로 향하는 도로 공사 현장에서 험한 일을 하며 연명을 이어야 하는 척박한 삶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경전과 논서를 공부하는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지금의 우리가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된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수행자는 과거 나의 선행이 지은 자만심에 고착되지 말아야 합니다. 쫑카파 대사의 깨달음의 노래는 수행자가 윤회를 떠돌다 지친 몸이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줍니다. 행복을 원하는 일체 생명 지닌 존재가 실천해야 할 도리를 논리적으로 일깨웁니다. 나란다 승원에서 연구된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뛰어난 논사와 선지식이 배출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사마타와 위빠사나는 수행자에게 핵심이 되는 수행 방법이었습니다.
쫑카파 대사는 16살의 나이에 많은 사원을 방문하여 두루 수학하셨습니다. 경전만으로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음을 몸소 깨우치기도 했습니다. 쫑카파 대사는 나이 마흔에 이르러 수행을 하기 위해 깊은 산 속 토굴로 향했습니다. 그러한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걸어간 길을 글로 담은 것이 바로 깨달음의 노래입니다.
과거의 선한 일을 증장 하겠다는 서원으로 일체의 가르침을 받아 정진하라고 일깨웁니다. 단지 신심만으로는 수행의 성과를 맺을 수가 없음을 알아차리게 합니다. 선지식의 가르침 역시 면밀하게 헤아려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무명을 환멸 하는 방법은 오직 지혜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강조합니다. 티베트불교에서 지혜의 빛은 암라의 열매에 비유되곤 합니다. 항상 멸제에 의한 선정에 따라 중생에게 한계가 없는 자비심을 내도록 독려합니다. 배움을 통해 총명함을 키워 지혜를 밝히는 데는 노력이 중요함을 거듭 살피게 합니다.
논리학 속에 정견의 핵심이 담겨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깊이 분석한 논리를 통해서만 의심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이유와 원인에 관한 의문과 탐구를 통해 분석해야 합니다. 그리고 궁극의 붓다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바라밀과 금강의 수행으로 단계를 심화하여 이어가도록 합니다. 성취의 보고를 향한 서원을 세웠다면 쉼 없이 정진하는 방법뿐입니다.
심오한 반야바라밀의 정수는 반야부 경전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골자는 자부심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며 대승의 수행법으로 심화하여 논의됩니다. 그러한 논의는 대승의 논전으로 집필되었으며 화려한 인명학의 연구 풍토를 조성했습니다. 실제로 논리적으로 관찰함을 통해 많은 선지식이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셨습니다. 도의 핵심을 논리적 차제로 풀어 성취한 지혜 법이 전하는 환희입니다.
폭넓게 공부하고 이해하며 사유하십시오. 쫑카파 대사의 스승은 제1대 달라이라마이신 겐 둔둡이십니다. 지금의 불교 수행자는 역대 스승님께서 남기신 수행의 보고를 받아 익히기에도 쉽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때로는 빠른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서원으로 외진 곳에서 홀로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스승의 말씀을 믿지만 말고 분석하여 따르십시오. 거듭 사유하고 의문을 던져 명료한 답을 논해야 합니다.
이 모두가 나란다 스승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지금처럼 불법을 수호하고 수행하는 모든 덕이 현대 과학과 접목되어 인류와 세상을 구하는 법어로 진화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디 인류의 지혜를 바르게 향상하는데 붓다의 가르침이 적재적소에 쓰이기를 바라며, 예의 주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