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이여, 관세음보살이여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관세음보살이여, 관세음보살이여』
김호성 지음
130×210 / 304쪽
19,000원
불광출판사 펴냄
 
삶의 어떤 고난도 두렵지 않다
우리에겐 관세음보살이 있기에!
불교에서는 흔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사바세계’, 즉 ‘참고 견뎌야 살 수 있는 세계’라고 부른다. 높아져만 가는 물가, 고된 일상, 갑갑한 정치 풍경에 위태롭기만 한 세계정세까지, 그야말로 ‘참고 견뎌’ 넘기는 매일의 연속이다. 그런데 만약 막막한 내일을 두렵지 않게 해 줄, 내 삶을 나아지게 해 줄 인물이 있다면 어떨까?
“선남자여, 만약 무량백천만억의 중생이 여러 가지 고뇌를 받고 있을 때 이 관세음보살을 듣고서는 일심으로 이름을 부른다면, 관세음보살은 즉시 그 음성을 관찰하시고 모두 벗어나게 할 것이다”
『법화경』 제25 「관세음보살보문품」 속 한 구절이다. 지장보살이 지옥의 중생을, 미륵보살이 미래의 중생을 구해준다면 관세음보살은 현세의 고통을 없애 준다. 이처럼 괴로워하는 자를 구하는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은 불교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나와 내 주위의 평안을 위해 관음기도를 하는 불교 신자는 언제나 많고, 유튜브의 ‘관세음보살 정근’ 독경 영상 조회수는 수백만이 넘는다.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붓다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것이 관세음보살이라는 이름이다.
그런데 이토록 익숙한 관세음보살이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는 왜 중생을 고통으로부터 구하겠다는 약속을 했을까? 우리를 도울 관세음보살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설명을 원하는 21세기 독자들을 위해 평생 인도철학과 불교를 연구해 온 김호성 교수가 자신의 통찰을 담았다. ‘관세음보살’이라는 이름만 익숙했던 독자에게는 속 시원한 안내서가, 불교를 어느 정도 아는 독자에게는 이해와 수행을 한층 더 깊게 해 줄 마중물이 될 것이다.
우리가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먼저 우리를 부르는 관세음보살의 목소리가 있었다
저자는 관음신앙을 믿음·지혜·행위의 세 길로 구분한다. 첫 번째 믿음의 길에서 우리는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구한다. 구제자 관세음보살에 대한 믿음으로 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 지혜의 길에서 우리는 스승을 따르는 제자의 자리에 선다. 관세음보살을 롤 모델 삼아 그처럼 자비로운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 행동이 더해진 세 번째 행위의 길에서 우리는 관세음보살의 구제행에 조금이나마 참여하게 되며, 스승-제자의 관계에서 한발 나아간 피조력자-조력자의 관계에서 ‘관세음보살을 돕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길의 초입에는 우선 ‘관세음보살을 믿고 그 이름을 부르라’는 요청이 있어야 한다.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마음속에서 느끼고,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라는 요청의 형태로 우리를 초청하는(“만약 무량백천만억의 중생이 여러 가지 고뇌를 받고 있을 때 이 관세음보살을 듣고서는 일심으로 이름을 부른다면”) 부름에 대한 응답이 바로 ‘관세음보살’ 칭명염불이다.
단 한 권으로 읽는 관세음보살의 모든 것
붓다는 지혜가 없는 믿음은 어리석음을 크게 키운다고 말했다. 관세음보살을 바르게 믿고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도 관세음보살이 어떤 존재인지 잘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책은 앎에 기반한 믿음을 위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저자인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김호성 교수는 인도철학과 불교에 걸쳐서 백여 편의 논문과 삼십여 권의 저서를 발표해 왔다. 『화엄경』과 『천수경』 연구에 이어 관세음보살과 관음신앙으로 영역을 넓힌 뒤 『나무아미타불』(야나기 무네요시 저) 번역을 계기로 정토신앙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관세음보살에게서 멀어진 것이 아니다. 저자는 그로 인해 오히려 관음신앙의 더욱 깊은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도 철학과 한국불교, 일본불교, 문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반세기의 연구와 통찰로 모인 ‘관세음보살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관세음보살이 어떤 존재인지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관음신앙에는 어떤 이익이 있는지, 『반야심경』, 『화엄경』, 『무량수경』 등 다양한 불교 경전과 발원문 속에 등장하는 관세음보살의 서술, 선불교의 시각에서 보는 관음수행, 구마라집이 누락한 게송의 번역을 보충한 『관음경』의 새롭고 완전한 해석까지 알차게 정리되어 있다.
책 속으로
이때 관세음보살은 긴급 상황 속에서 구제해 주시는 구제자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미지의 관세음보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 글을 쓰는 저의 성불이고,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성불입니다. 이 ‘긴급 구제’와 ‘성불’ 사이에서 관세음보살은 활동하고 계신 것입니다. -24~25p
관세음보살의 서원은 물론, 그 능력이나 마음(자비심)에 있어서도 관세음보살과 같아지기를 발원하는 것이 「백화도량발원문」의 내용입니다. 그렇게 세 가지 측면에서 따져볼 때, 중생이 관세음보살과 같아진다는 것은 곧 관세음보살이 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성관음입니다. -124p
“무진의보살이여, 관세음보살은 이러한 공덕을 성취하였으므로 갖가지 모습으로 온 누리에서 활동하시면서 중생을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시느니라. (…) 이 관세음보살마하살은 두렵고 긴급한 어려움에 처한 중생에게 능히 두려움 없음을 베푸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바세계에서는 모두 ‘두려움 없음을 베푸시는 분(Abhayandada)’이라 부르는 것이다.” -28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