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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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살찐 사람 마른 사람 구별해야 한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공원을 산책하다가 나무에 매달린 누런 열매를 보았다.
이맘때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과木瓜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지만
모과는 울퉁불퉁하게 못생긴 겉모양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


우선 향기가 좋다.
한 때는 차 안에 모과를 두어 향을 맡고 눈을 즐겁게 하는
디스플레이용으로 쓰는 트랜드가 있었을 정도다.


향과 더불어 다양한 약효를 가지고 있다.
소화기능을 도와줘서 만성 소화불량을 가진 사람이
모과차를 꾸준하게 섭취하면 떨어진 소화력을 끌어올려주고
소염작용이 있어 기관지염 등에 사용한다.
비타민C 등이 풍부해 감기 예방과 피로 회복에 효능이 있다.
또 모과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근육을 이완하고 풀어주는 작용을 해
신경통 근육통 등의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전문가인 한의사의 관점에서 볼 때,
모과에 대한 시선은 일반인과는 약간 다르다.
모과의 맛은 시고 성질은 따뜻하다.
기혈을 수렴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 나서
전해질이나 수분이 빠져서 오는 경련에
더 이상 새어나가지 않도록 수렴해준다.
처진 비위기능을 도와주기 때문에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서근통락, 즉 근육을 늘려주고 경락을 통하게 해서
손발 저림을 없애고 다리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을 풀어준다.


여기서 모과의 수렴收斂작용이라는 것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서 체내에 머물게 하는 기능을
수렴작용이라고 하는데,
모과는 수렴작용을 통해서 약효를 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마른 체격, 체중미달이거나 양분이 부족한 사람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뚱뚱하고 물살이 찐 사람에게도 모과가 기대효과를 가져올까?
당연히 좋지 않은 반응이 올 수 있다.
비만이나 체액이 과잉된 사람에게는 체내 찌꺼기나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켜서 몸을 가볍게 해줘야 건강해진다.
그런데 모과의 수렴작용이 체외 배설을 억제시키는 역기능을 할 수 있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열이 많은 사람이 모과를 자주 섭취하면 오히려 변비가 올 수 있다.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아서 평소 소변이 잘 나가지 않거나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사람 또한 모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모과의 수렴작용은 항이뇨 효과를 가져서 소변배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꾸 오줌이 마렵거나 틈만 나면 오줌이 새어나거나
기침하거나 웃으면 소변이 새어나오는 사람에게는
모과의 수렴작용을 이용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하려고 먹은 게 독이 되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되는데,
무엇이든 내 몸에 맞아야 약이 된다. 잘 알아보고 먹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