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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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딴 짓

연화
보명사 불자


가을이 슬며시 다가왔음을
파란 하늘에서 실감한다.


백중영가천도 49일기도 회향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를 위한 딴 짓(?)’ 문학산행이다.
비 그친 다음 날의 산행이
영혼까지도 맑아지는 느낌으로
가슴 깊숙한 곳에 와 담기고
튼실한 밤나무에서 알밤 한 톨이
등산화 발 앞으로 와 떨어진다.
벌써 밤송이가 벌어지고
알밤이 등산로에 떨어지는 계절,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산 속 풍경이다.


길마산 정상을 향해 놓인 경사 가파른
방부 데크목 계단을 오르면
구 도심과 문학 경기장이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팔각정자가 있어 땀 식히며 잠시 쉬어 간다.


군사 보호구역 해제로
문학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 새로 단장됐다.
높이 217미터 문학산의 봉수대도 돌아보고
그네 의자에 앉아 시름 내려놓고
편안한 쉼의 시간도 가져 본다.


삼호현으로 내려가는 등산로 둘레길엔
문학산 제사 유적 제단이 있다.
서쪽을 향하도록 설치된 제사터에서
바다와 관련된 생업과 바닷길의 안전을
기원했을 먼 윗대의 삶을 생각해 보며
제단 앞에 잠시 눈 감고
고요와 평정을 불러들여 본다.


나를 위해
반복되는 지친 일상에
바람을 불어 넣어 주는 딴 짓,
목적 없는 딴 짓….
어느덧 문학산으로 향했던 발걸음엔
달콤한 휴식이 손에 와 잡힌다.


가을 햇살이 지나가며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날
농익은 완숙함 꿈꾸며
풍요로움이 가득한 나를 위한 딴 짓,
활력 불어 넣는 산행을 감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