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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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가야 할 성지 베스트 8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


김명환
도불광출판사 제작부장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
강소연 지음
173×240 / 432쪽
35,000원
불광출판사 펴냄


명작 미술로 읽는 색다른 ‘붓다의 생애’
붓다의 생애는 ‘존재의 고통’을 해결하는 여정이다. 불교경전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면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어렵게만 다가오는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를 명작 미술로 읽는다면?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고 성지의 유물과 아름다운 불상, 그리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새겨진 조각으로 이해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글로만 배웠던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가 입체적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삶이 고(苦)일 때 붓다, 직설과 미술』은 경전으로만 만나던 붓다의 가르침과 생애를 명작과 곁들여 읽는 진짜 8대 성지 이야기다. 책은 룸비니, 보드가야, 사르나트, 슈라바스티, 산카샤, 라지기르, 바이샬리, 쿠시나가르 등 8대 성지에서 실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곳에서 붓다가 전한 가르침은 무엇인지 해당 장소의 기념비적인 유물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아프가니스탄 국립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페샤와르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의 소장품과 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아소카왕 석주, 초전법륜지 다메크 스투파, 깨침의 장소 마하보디 사원과 대탑 그리고 산치 스투파 등 유적과 유물을 통해 경전으로만 접하던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입체적으로 알기 쉽게 조명한다. 또 <범망경 변상도>(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소장), <묘법연화경>의 영산회상 변상도(일본 니베시마 보효회 소장), <비로자나삼천불도>(일본 고베시립박물관 기탁 소장) 등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불교미술도 8대 성지에 숨겨진 붓다의 생애를 되살린다.
딱딱한 불교경전의 글보다 명작 불교미술이 드러내는 진리의 세계는 오히려 우리 삶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존재의 고통’을 고민하는 붓다, 붓다를 상징하는 보리수가 죽어가자 쓰러지는 아소카왕, 고행으로 등뼈와 갈비뼈가 달라 붙은 듯한 붓다, 극단적인 고행을 버리고 수행의 전환을 선택한 붓다에게 우유죽을 바치는 수자타, 머리의 육계와 광배로 표현되는 깨달음의 빛, 오른쪽으로 누워 반열반하는 붓다와 오열하는 제자들…. ‘존재의 고통’을 해결해가는 붓다의 생애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에만 맴돌지 않고 명작이 주는 감동과 함께 우리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특히 (불교)문화재 연구만 30년, 현장에서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해온 저자의 미술사에 관한 탁월한 식견은 8대 성지 속 붓다의 생애를 새롭게 보는 안목을 키워준다. 전작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 『사찰불화 명작강의』, 『명화에서 길을 찾다』를 뛰어 넘어 저자가 8대 성지에서 재현한 ‘찐’ 붓다의 생애. ‘진리의 세계’를 문자로 표현한 불교경전과 시각화한 불교미술 그리고 성지의 기념비적인 유물로 진짜 ‘붓다의 생애’를 리얼하게 만난다. 그래서 이 책 한 권이면 8대 성지를 순례하며 붓다의 생애를 읽는 것과 같다. 삶이 답답하고 방향이 어지러울 때, 이 책 한 권으로 8대 성지를 둘러보고 ‘존재의 고통’을 해결한 붓다의 생애를 따라가 보자. 책을 덮을 땐 그때 우리의 고민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책속으로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淫·불망어不妄語·불음주不飮酒의 5계를 보면서 룸비니 동산을 들어가고 또 나가게 된다. 즉, 자신을 청정하게 하는 계를 마음에 새기고 출입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입구에는 사찰을 지키는 호법신인 ‘사천왕’이 있는데, 룸비니 동산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키라는 의미에서 ‘5계’가 있다. _21쪽


허허로운 창공을 가로질러 2,000년 넘게 우뚝 서 있는 전법傳法의 상징! 전법의 구심점으로서 《아소카왕 석주》의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아소카왕의 위대함을 상기하게 한다. 하늘을 찌를 듯 아득히 높이 솟은 아소카왕 석주. 이토록 장엄한 석주가 있는 한, 불교의 몰락은 없을 것만 같다. 그만큼 아소카왕 석주의 존재감은 특이하고 강렬하다. _49쪽


‘다르마 차크라(Dharma-cakra)’는 한자로 ‘법륜法輪’으로 번역되며, 아소카왕 석주의 가장 꼭대기를 장식하는 핵심 도상이다. 즉, 만인에게 법륜을 하늘 높이 보이기 위해 석주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법륜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법륜은 ‘궁극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다. 석가모니 붓다 또는 불교 그 자체를 상징한다. _75쪽


우유죽을 을 먹고 보리수 아래에 정좌하고 앉는 태자. 이러한 행위는 ‘수행 방법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위대한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 ‘수자타의 공양’이다. 그렇기에 수자타의 공양은 석가모니 일대기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장면으로, 불교미술 전통 속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초기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산치 스투파의 북문 중간 패널을 보면, 수자타의 공양 장면과 연이어 기운을 차린 태자의 모습, 그리고 태자가 마라(마군)와 대적하는 장면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_109쪽


다섯 수행자 역시 그토록 열망하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이루지 못했던 경지. 기존의 수행으로는 타파 불가능했던 경지. 붓다는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는가? 붓다가 찾은,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여타 종교에는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定, 사마타)+혜(慧, 위빠사나)’를 동시에 수행하는 방법이다. (…) 붓다의 첫 설법지 사르나트의 중심 조형물은 <다메크 스투파>이다. ‘초전법륜初轉法輪’의 가르침으로 다섯 수행자를 해탈시킨 장소에 세워진 것이다. <다메크 스투파>는 초전법륜의 내용을 시각화한 조형물이다. _190쪽


기원정사는 불교 사원이자 불교 승원이며 현재에도 가장 유명한 불교 유적지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 붓다는 인생의 하반기 대부분을 보낸다. 45안거 중에 19안거를 보냈고, 현재 전하는 대부분의 설법이 이곳에서 행해졌다. 붓다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인 만큼, 붓다의 체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세계 각국의 스님들이 찾아와 이곳을 청소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명상의 시간을 보낸다. 현재 이곳(간다 꾸띠와 코삼바 꾸띠)은 기단 부분과 우물터 등 만 남아 그 장엄했던 규모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 기원정사의 실제 모습이 어땠는지는 초기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바르후트 스투파와 산치 스투파의 조형에서 그 구체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기원정사와 관련된 조형으로는 〈사위성의 기적〉·<사위성의 기원정사>·<프라세나지트 왕의 행차>등이 있는데, 주로 산치 스투파의 제1탑 북문 패널에서 찾아볼 수 있다. _289~290쪽


스승 붓다가 계속 머물러 주기를 간청하는 아난다에게 붓다는 이렇게 타이른다. 3개월 뒤 반열반을 예고하고, 그 후 중각강당에서 마지막 설법을 한다. (…) 마지막 대중 설법에서는 ‘최상의 지혜’에 이를 수 있는 수행 방법을 총망라해서 제자들에게 당부한다. 사념처로 시작해 팔지성도[八正道]의 완성까지 도 닦음의 총정리를 해준다. 이것을 “호지하고 받들고 행하고 닦고 많이 공부 지으라!”라고 하고, 이러한 “청정범행의 길”이 바로 “인간 세상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불방일’의 당부로 마무리한다. “참으로 당부하노니 방일하지 말고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라!” _403~4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