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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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살피는 불자가 되자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1년 24절기 중 입춘立春은 한해의 첫 번째 절기입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冬至는 엄동설한嚴冬雪寒의 소한小寒, 대한大寒을 지나면서 날씨는 스스로 기지개를 켜며 봄소식을 전하는 매화 꽃피는 첫 절기 입춘입니다.
1년이 춘하추동春夏秋冬 4계절, 24절기로 끊임없이 변하며 과거過去 현재現在 미래未來로 끊임없이 시간 속에 변화變化해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만 해도 우리에게 무겁게 느껴졌는데,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크게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전파력은 강하게 하고 인간들에게 어려움을 덜 겪게 해 스스로 방어하며 생존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변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도 유럽처럼 이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될 것이라고 하겠지만, 코로나에 대한 부작용으로 전 세계인들은 물가 상승의 고통에 빠져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 세계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물가는 치솟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로나로 인한 경제회복을 해야 한다고 각국 정부가 무리하게 많은 돈을 개인들에게 지원한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어야 합니다.


돈의 가치를 100만원 기준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아직도 있습니다.
우연히 60년대 말, 서울 외곽 지역의 집 시세를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 집은 방이 3개가 있고 큰방 크기의 마당이 있는 집, 구멍가게도 딸려 있었으며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40여 평 정도의 국민주택 이었다고 생각 됩니다.
그 집을 100만 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도 100만 원을 큰돈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100만 원만 있으면 안 될게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해본 것입니다. 그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돈의 가치는 언제나 100만 원을 기준으로 삼는 버릇이 있습니다.
100만 원을 100다발 이면 1억 원입니다. 1억 원이 1천 다발이면 1천억 원이요, 1만 다발이 되어야 1조원 입니다. 대선 토론회에서 코로나로 인한 국민지원금을 50조 정도를 추경하자고 제안하였는데, 50조 원이면 1억 원을 50만 다발을 쌓아 놓아야 50조 원입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돈인데 쉽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우리 국민들이 불우이웃 돕기를 알려주는 광화문 사랑의 온도계는 그렇게 높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5천만 명이 만 원씩만 모아도 5천억 원인데, 5천억 원에도 못 미쳤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근검절약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주변을 살피면서 인색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더 세심히 살피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띠에는 원숭이띠, 쥐띠, 용띠가 삼재三災라 합니다.
그런데 삼재는 무엇입니까? 작게는 물의 작용, 불의 작용, 바람의 작용입니다. 자신을 들여다보면 수재水災 화재火災 풍재風災인데, 수재는 늙는다는 것이요, 화재는 병 든다는 것이며, 풍재는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 삼재를 우리의 몸이 아닌 지구에 비추어 보면 어떨까요?
자연재해라 하는 지진地震 홍수洪水 화산火山 태풍颱風이 있습니다.
크든 작든 모든 것이 하나 속에 들어오기도 하고 또 나눠지기도 합니다.
우리 일상의 신체구조인 몸의 구성경계에 비추어 보면 어떻습니까?
원숭이띠 쥐띠 용띠만 삼재가 들었습니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똑같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3년 주기로 들 삼재, 머물 삼재, 날삼재로 구분해서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열두 띠를 세 띠씩 삼재라는 이름으로 지정해 둔 것은 우리 선조들의 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구성도 우리의 몸도 지수화풍地水火風, 흙 기운, 물 기운, 불기운, 바람 기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네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젊음과 건강과 목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물 기운이 흔들리면 늙는 것이고, 불기운이 흔들리면 병든 것이며, 바람 기운이 흔들려 떠나가 버리면 죽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주기로 찾아오는 삼재 역시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나를 한번 되돌아보고 전후좌우를 살피면서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라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는 가르침 이라고 생각 합니다.


인생은 초대받지 않았어도 저 세상으로부터 왔고, 허락하지 않아도 이 세상에서 떠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노병사생老病死生의 이치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생로병사가 아니라 노병사생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에게 전생을 묻는다면 스스럼없이 스님이라고 대답합니다. 또 다음 생은 어디로 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인간 세상에 다시 와서 스님이 되겠다고 대답을 합니다. 불자 여러분도 그러한 믿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인생을 본전치기만 해도 인간 세상에 다시 올 수 있습니다.
극락세계極樂世界는 다녀오는 곳으로 하고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업력중생業力衆生이 극락에 가려면 원력보살願力菩薩이 되어야만 합니다.
보살은 업력으로 되는 게 아니고 원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바에 대한 원력이 지극하면 오갈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인생은 찾아온 것처럼 그렇게 떠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삼재가 들어있는 사람만 거기에 노출되어 있겠습니까.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다 보면 네 가지 고독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고독함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도 말아야 하고 겁내지도 무서워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외로움을 타지도 말아야 합니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걸어가는 출가자의 모습에는 여유가 묻어나는 고독함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고독함에는 외롭고 허전하고 허망한 허탈함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태어날 때는 누구든지 혼자 왔습니다. 죽을 때도 누구든지 혼자 갑니다.
괴로움도 혼자 겪습니다. 윤회輪廻의 길을 가는 것도 혼자 입니다.
생사윤회生死輪廻는 자작자수自作自受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승자박自繩自縛한 경계입니다. 인간이 태어나면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늙으면 죽음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태어난 것은 연기설緣起說에 비추어 보면 현재입니다. 현재 태어나 있는 상태에서 살아가는 속에서 늙고 병들고 죽습니다. 그러니 늙고 병들어 세상을 떠나면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을 가지는 불자가 되어야 합니다. 살아 있는 자의 운명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올해 삼재가 들었다 해서 그 사람만 팔난八難이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에게 다 들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삼재 든 사람이든 삼재를 벗어난 사람이든 함께 살피면서 함부로 살지 않으려는 모습이 지혜로운 삶이요 변별력 있는 불자의 삶일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무상하고 허무해서 물거품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물속에 비친 달그림자 같고 허공에 떠다니는 뜬구름 같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부리는 욕구慾求 욕망欲望 욕심慾心은 모든 공덕功德을 파괴할 뿐입니다.
공덕이라는 것은 복덕福德과 지혜智慧입니다. 이것이 무루복無漏福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 욕구慾求 욕망慾望 욕심慾心 무지無智 무명無明 의심병疑心病 등이 깃들어 있으면 그 공덕을 쌓을 수가 없습니다.
항상 진실眞實하고 청정淸淨하며 보살행菩薩行을 실천해야 합니다.
무량무변無量無邊한 진리眞理의 세계로 들어가는 지혜智慧를 길러야 합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만이 둘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지식에 불과합니다.
지혜는 넷에서 둘을 빼도 둘, 셋에서 하나를 빼도 둘입니다. 얼마든지 여백의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셈법이 바로 지혜 있는 이의 셈법입니다.
그러니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지혜를 증장해야 하고 무량한 중생의 세계로 들어가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일체중생一切衆生을 제도하는 불법佛法의 바다로 인도하는 진리를 설해 줄 수 있는 지혜가 증장되도록 정진精進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집착執着이 많으면 영혼이 육신을 떠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아미타경阿彌陀經』에 ‘복과 덕과 지혜가 있는 이들은 임명종시臨命終時에 즉득왕생卽得往生 할 수 있는 힘과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지된 시간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