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스님 천안 만일사주지
가는해 오는해···.
해마다 이맘때면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는 뭘 할건지 생각합니다.
세상사 한시도 바람잘날 없지만 금년에는 유난히 시끄러운 한해였습니다
교계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커다란 뉴스가 놀랍기만 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참 바쁘게 산 한해 였습니다.
금년 봄에 몸이 안좋아 병원에 갔더니“피로가 누적되어 지방간이니 휴식을 취하며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1주일 쉬면서 곰곰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니 몇 년간 쉴새없이 살았던 것 같았습니다.
일요일을 근 5년만에 처음으로 쉬는 것 같았습니다.
“무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스님들을 위한
자비명상 지도자 과정 개설과 재가불자 지도자 과정 개설,
CEO를 위한 자비명상을 해야겠다고 원력을 세웠습니다.”
전국 어디든 내가 필요한 곳이면 달려 갔었는데 몸이 아파서 쉬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도 하였습니다.
쉬면서 문득“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 갔습니다.
죽기 전에 하고픈 일이 뭘까? “멋지게 회향해야지!”“부처님 은혜는 갚고 죽어야지!”하며 1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째, 스님들을 위한 자비명상 지도자 과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밀려오는 강의를 혼자서 다하기는 벅찼습니다. 혼자서 하기보다 지도자를 길러내서 그들과 함께하면 열배 백배의 효과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둘째는 스님들이 못 미치는 곳에 재가 불자들이 갈수 있도록 재가자 지도자를 만들어야 되겠고,
셋째, 작년부터 계획했던 CEO를 위한 자비명상을 해야겠다 입니다.
이 세가지만 하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부처님 일이기에 새 힘이 솟아났습니다.
중앙대에서는 1년 동안 600여명 수업을 마쳤고 위의 세 과정도 다 마쳤습니다.
열사람 몫을 한 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면 힘들었겠지요.
제 자신이 대견해 보였습니다.
원이 지극하면 이루어진다는 경전의 말씀이 생각나 눈시울이 젖어 왔습니다.
어제는 간화선의 대중화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승가의 한사람으로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습니다.
불자가 어떻니, 종단이 어떻니, 세상이 어떻니, 참 말이 많습니다.
“현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까?”가 정답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저의 건강을 염려합니다.
건강해야지 부처님 일을 더 많이 하지 않겠느냐는 고마운 마음들이지요.
내년엔 저는 저의 건강은 부처님께 맡기렵니다.
지도자과정을 하고 중앙대 수업하고 강의 요청 있으면 마다 않고 가고···.
지금 죽어도 후회없이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