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있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항상성은 외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체온을 36.5도로 유지하고 혈압과 맥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체의 기능을 말한다. 특히 겨울이면 체온관리가 중요하다. 인간은 항온동물로써, 외부환경과 관계없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날씨가 추워도 몸이 냉해지거나 손발이 차가워질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항상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이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 몸이 쉽게 차가워지고 감기 등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체온은 우리 몸의 상태를 읽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체온 단 1도만 달라져도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엄청나다. 체온이 1도만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떨어지고, 반대로 체온이 1도 상승하면 면역력은 5배나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열은 생명의 시작이다. 한방에서는 한열寒熱 즉 차갑고 뜨거움을 유난히 강조한다.
한의사들은 따뜻한 음식을 먹고 찬 음식을 피하라고 강조하는데, 모두 체온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하려는 의도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체온을 높여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이 발달해 있다. 기본적으로 몸을 덥히는 한약부터 시작해서 침에 뜸을 태우는 화침요법, 몸에 쑥을 붙여 태우는 뜸요법, 약재를 태워 연기를 쬐이는 훈증요법, 열을 내는 한약연고를 바르는 도포요법 등 다양하다. 이러한 치료법은 체온을 올려주는 효과가 좋다. 하지만 한의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만만치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단점이 있다. 굳이 한의원에 내원하지 않아도 가정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고 효과 또한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뜸이다. 뜸은 전문용어로 구灸라고 한다.
久(오래 구), 火(불 화)가 합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직역하자면 불을 오랫동안 태운다는 의미가 된다. 체표의 혈자리나 환부에 쑥이나 약물을 태우거나 김을 쏘여 온열溫熱을 가하여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불의 온열 자극과 쑥의 효과가 뜸의 효과를 더 증가시킨다. 경락 경혈을 통과하여 몸속의 기혈을 정상적으로 소통되게 하고 정기를 회복하게 함으로써 인체 생리 기능의 평형을 찾아주는 것이다.
뜸은 모든 한랭 질환에 유효하다.
따라서 혈액순환이 안 되는 수족냉증, 아랫배냉증, 전신냉증 등에 두루 효과가 좋다. 혈액순환이 안 되어 생길 수 있는 통증에 뜸이 아주 탁월한 통증개선효과가 있다. 뒷목이 결리거나 어깨가 굳거나 허리가 뻣뻣하거나 무릎이 아프거나 등 근육과 관절에 생기는 통증치고 뜸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추위에 너무 약해서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집 안에서 조차 추위를 타서 두터운 옷을 껴입어야 하는 냉성 체질에도 좋다. 허약해서 온 질환이나 만성으로 진행하고 있는 질환에 효력이 있다. 또 세포 조직의 기능을 촉진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며, 적혈구의 혈색소를 증가시키고, 지혈·진통의 효과와 병리 조직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어찌보면 만병통치라고 할 만큼 고루고루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법이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 혈관질환에 아주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뜸으로 생긴 열은 혈액을 정화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을 하므로 혈관질환으로 혈액이 탁하거나 혈관이 협착되어 있거나 혈관벽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환자에게는 뜸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본다. 그 외에도 뜸 치료는 어지럼증이나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 등 내장질환에도 많이 쓰고 두드러기 같은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뜸의 효능을 정리해 보면 
.냉기를 제거하여 각종 통증을 완화시킨다
.해독작용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개선시킨다
.비만 체질에 열로서 지방분해를 잘 시킨다
.아랫배냉기를 제거하여 여성질환 불임 갱년기에 좋다
.체온을 상승시켜 저항력과 면역기능을 높인다
.위장기능개선으로 소화불량 변비 설사가 없어진다
.긴장을 완화시켜 우울증 불면 조급증을 해소시켜준다
.혈관을 확장시켜 손발저림 만성통증을 개선시킨다
이렇게 광범위한 효과가 있음에도 주의해야 할 점 또한 있다.
전염병, 심한 발열을 동반한 질환, 전신 부종, 출혈 및 출혈성 질병, 외상이나 피부궤양이 있을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가능한 화상을 입히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예전에는 치료목적으로 일부러 뜸으로 화상을 유발하기도 했다. 피부화상을 입기 전에 뜸을 떼어내어도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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