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관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불지종가인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에서 발간하는『월간 붓다』가 창간 20주년을 맞이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세속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스무 살이 되면“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었다”는 뜻에서 성년식을 치르며 축하해줍니다. 승가에서도 스무 살이 되어야 구족계를 받아 비구·비구니가 될 수 있으니, 태어난 지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니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은가 봅니다.
한 개인이 태어나 20년이 지나는 데에도 부모와 형제자매에서부터 선생님과 이웃, 친구에 이르기까지 인연이 있는 수많은 이들이 도와주고 보살펴준 덕을 크게 입게 됩니다. 그런데 잡지가 창간되어 20년 동안 끊어지지 않고 발행되었다면, 그 뒤에는 훨씬 더 많은 인연의 도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흔히“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준다”고 비유하듯이, 월간 붓다』는 창간 이래 발행인인 정우스님이 원력과 의지를 내어 끌고 가고, 스님의 뜻에 동감하는 구룡사 신도와 필자들이 기꺼이 동참하여 이루어진 성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월간 붓다』가 20주년을 맞이하는 것은 구룡사가 성장을 목표로 했던 창업의 시대를 지나 수행의 내실을 기하는 수성의 시대로 들어섰음을 의미하기도 할 것입니다. 창업기를 무난히 넘기고 재도약과 발전을 기약하는 수성기에 들어서기까지 애써 오신 정우스님을 비롯한 구룡사 사부대중의 노고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무 살이 된다는 것은, 물리적인 육체의 나이와 함께 정신적으로도 완벽한 인격을 갖춘 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 동안 이끌어준 큰 스승님의 가르침을 가까이 하고 그 가르침을 따라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은 원만한 인간으로 자신의 집안과 사회, 국가를 아름답게 만들게 됩니다. 당당하고 의젓한 성인으로서 앞으
로 해야 할 일도 많고 지고 가야 할 책임도 무거울 것입니다.
창간 20주년을 맞이하는『월간 붓다』도 앞으로 해야 할 과제가 클 것이라 여깁니다. 기본적으로“도심지역에서 생활불교를 실천하고 호흡하는 전법도량”이라는 구룡사 창건 목적에 맞추어,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도시민들에게 부처님의 바른법, 정법을 전하는 일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서양문명에 익숙한 대
중들에게 다양한 불교문화와 민족문화를 전달하여 한국불자로서의 자긍심을 확립하게 하고 문화적 소양을 높여주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기도와 원력을 함께하며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과 제불보살님들이 불자들과 함께하는 곳”구룡사가 앞으로 “불교와 세상이 만나 소통하는 중심도량”이 되고, 월간 붓다』가 그 만남을 주선하고 소통시켜주는 대도가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줄 감로법이 콸콸 솟아나는 감로향천이 되길 기대합니다.
아울러 월하 노스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고 포교불사에 대한 원력과 추진력이 탁월한 정우스님의 초심이 변함없이 이어지고 세상을 맑고 밝은 불국정토로 가꾸는 일을『월간 붓다』가 앞장서서 이끌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월간 붓다』20주년을 거듭 축하드리며 오늘을 계기로 구룡사의 새로운 도약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즐거운 잔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애써온 발행인 구룡사 회주 정우스님과 사부대중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드립니다.
불기 2552(2008)년 2월 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