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총무원장 격려사
    이달의 법문
    구룡사와 도심포교 1
    구룡사와 도심포교 2
    구룡사와 도심포교 3
    불교잡지의 역사와 방향
    월간붓다의 어제와 오늘 1
    월간붓다의 어제와 오늘 2
    반야샘터
    어린이 포교현장
    절문밖 풍경소리
    지상법문
    붓다기획
    취재현장에서 본 불교
    건강한 생활
    입시광장

과월호보기

창간 20주년에 붙여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통도사 주지
구룡사 회주


월간「붓다」가 창간 20돌을 맞았습니다. 불지종가 통도사 서울포교당으로 1985년 문을 연 구룡사에서 도심포교의 활성화를 통한 생활불교의 장을 펼쳐나가기 위해 월간「구룡」이란 이름으로 창간한 지가 엊그제 일인 듯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어느덧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니, 감회가 새로워지면서 한편으로는 그만큼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20년간 월간「붓다」를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신 불자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돌이켜보면, 월간「붓다」가 창간될 당시 우리 사회는 민주화를 완성시키기 위한 과정 속에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불교 역시 그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본연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급변하는 사회에 휩쓸려 방황하던 때였습니다.

이처럼 혼란한 시기의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부처님의 품안과 같은 따뜻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국민이 부처님의 품안에서 가정의 평안을 이루기를 일념으로 발원했습니다.
월간「붓다」는 그와 같은 혼란한 시기에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과 제불보살님들이 불자들과 함께하는 가교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구룡사가 도심지역에서 생활불교를 실천하고 호흡하는 전법도량으로서의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창간됐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단 한 차례의 거름도 없이 초심자에게는 안내자가 되고, 신심을 키워가는 불자들에게는 수행의 도반이 되어 불교의 생활화와 대중화, 그리고 현대화에 앞장서왔습니다.

월간「붓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에는 또 구룡사 창건의 주인이기도 한 수많은 불자들의 신심과 기도원력이 숨겨져 있습니다.
1985년 현재의 양재동에 천막법당으로 구룡사를 열고 만불보전 불사의 원력을 세워 매일 1080배 정진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쉼없는 기도를 올리자 처음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주민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가 싶더니 드디어 불자들이 하나둘 천막법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큰 신심을 내어 천막법당을 찾은 불자들과 함께 가건물을 마련하여 21일 정진법회 등을 열었습니다. 그 기도원력으로 드디어 1989년 만불보전 불사를 성공적으로 회향하고 월간「붓다」도「구룡」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 입니다.

구룡사를 창건하는 그 과정 속에서 처음 세웠던 포교의 원력을 끝까지 견지하고 여러 가지 기도와 법회를 진행하면서 절을 찾는 시민들에게 불교를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문화포교를 시도할 목적으로 월간「붓다」를 창간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월간「붓다」의 창간을 통해 불교에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기를 원했습니다. 기복불교와 무속불교를 탈피하는데 앞장서고자 했습니다. 그 자리에 순수불교가, 수행정진하는 불교가 자리 잡기를 발원했습니다. 혼돈의 시대에 정신문명의 정립과 가치의 구현을 통해 사회를 맑히는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방황하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달하여 인간의 참된 가치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이념을 창출하는 나름의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월간「붓다」가 독자들과 같이해온 지난 20년 동안 불교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월간「붓다」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기도 하고, 변화를 이끌기도 하고, 변화를 밀어주기도 하면서 함께 해왔습니다.




20년의 연륜을 쌓아오면서 종단과 불교계를 향하여 수행을 독려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하는 목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언론 매체가 아니라 시대를 선도해가는 계몽지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했으며, 진리에 목마른 이에게는 감로수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따라서 한국불교 잡지사에 있어서「붓다」는 그 동안 불교의 현대화, 생활화, 대중화의 새로운 이정표요, 모범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생각하면 부끄러운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한국불교사에 있어서 족적을 남길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20년, 200년의 불교를 위해 해 나가야 할 일이 있음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다짐을 하고 서원을 세웁니다.

첫째,「 붓다」는 항상 독자와 함께 하는 겸허한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올바로 제시하여 모든 이를 부처님 품안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흔히 종교를 실증적 증명이 아니라 가정에 대한 각자의 신념과 주관적 체험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그 신념이 흔들리거나 주관적 체험이 미약할 때 종교는 설 자리를 잃는다고 했습니다.
포교지로서 불교잡지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초심자들에게는 불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서의 역할을 해야 하고, 이미 절을 다니고 있는 불자들에게는 선각자의 체험을 알려줌으로써 신심과 신념을 쌓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교 잡지는 철저히 부처님 법에 근거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복잡한 사회현상에 대해 진실을 파헤쳐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파사현정의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는 독자들에게 불교에 대한 올바른 신념은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부처님의 정법을 전하는 포교지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고자 합니다.
포교는 부처님의 법을 믿고 따르는 불자라면 누구나,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바라문과 왕족으로부터 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45년 동안 직접 찾아다니시면서 교화하셨습니다.

그리고 교화에 나서기에 앞서 선언하시기를, 『비구들이여, 세상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의 안락을 위해서 길을 떠나라. 둘이서 한 길을 가지 말라.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니, 뜻과 글이 다 갖추어진 진리를 널리 전하라. 모든 사람들에게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가르쳐 주어라. 세상에는 더러움이 적은 사람도 있는데, 진리를 듣지 못하면 소멸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또『내가 멸한 뒤에 여러 제자들에게 서로 전하여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법을 전하면 여래의 법신은 항상 멸하지 않는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후세에 진리의 말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공덕이며, 또한 중요한 덕목인가를 설하신 것입니다.
따라서『경전을 읽고 타인을 위해 해설하거나 베껴서 널리 유통하면 그 공덕은 삼천대천세계를 칠보로 장엄한 것보다 더 크다』고 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추호의 의심도 없이 충실히 믿고 따르는「붓다」지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은 밝히고 약자의 편에 서는 사회의 목탁이 되고자 합니다.
종교가 사회 속에 있으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종교는 언제나 현실사회를 통찰할 수 있는 예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붓다」는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 우리 사회가 왜곡되지 않고 편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현실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갖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넷째, 불자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는 친절한 상담자가 되고 신심을 증진시켜주는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시련과 난관에 부딪혀 괴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참선이든, 기도든, 염불이든, 간경이든, 주력이든 자기 근기와 능력에 맞은 수행법을 찾아 정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빠른 치유법입니다. 「붓다」는 이러한 수행법의 소개를 통해 각자가 자신을 반조하고 고통의 원인을 찾아내어 제거함으로써 밝은 지혜를 회복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전과 선지식의 가르침을 통해 나태한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재 발심하여 끊임없이 수행할 수 있는 수행의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다섯째, 다함께 나눔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불교를 흔히 보시의 종교라고 합니다. 보시는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실천 수행법의 하나로써, 자비심을 발휘하여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재보시와 법보시, 무외시를 통해 보살의 길을 가는 것이 곧 불교인데, 그 보시의 삶이 곧 나눔의 삶인 것입니다. 그리고 보시의 삶, 즉 나눔이라는 방편을 통하지 않는다면 팔만사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두 배우고 외운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로 함께 나누는 보시의 삶이야말로 불교의 출발점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붓다」는 나누는 삶을 통해 우리사회를 진정한 불국정토로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월간「붓다」의 지나온 20년과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하고 다짐해보면서 일제치하의 어려웠던 시기에도 불교잡지를 만들어 나라의 독립은 물론 중생을 제도하고 불교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던 만해 스님을 생각했습니다. 만해스님은《유심》창간호에서『우리 불교의 기관다운 기관이 되어서 교리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여 조선 불교로 하여금 불교다운 불교가 되게 하여 교역자나 신행자 모두 상당한 향상을 기하고자 하는 바이다』고 설파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잡지인《조선불 교월보》에서는『세계를 통틀어 오직 종교가 가장 숭고하고 종교 가운데 우리 불도가 높은 자리에 있는데도 오늘과 같이 종교가 경쟁하는 마당에 선 우리 승려는 어찌 편안히 잠자고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그 어려웠던 시기에도 불교잡지를 발행하여 불교중흥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만해스님의 신심과 정진력을 본받아 월간「붓다」의 지난 20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연륜의 주름이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한국불교가 일취월장 발전 할 수 있도록 각고의 정진을 백고좌 법회를 해왔듯 불자 여러분과 함께 정진의 깃발을 들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굳건한 신심으로 지금까지 월간「붓다」를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내일을 여는 전법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것을 거듭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