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스님 / 동국대강사, 대덕사 주지
참 치사한 권력이라고 해야 옳다.
뉴욕 한복판에 나랏돈으로 한식당을 경영한다고 한식 세계화가 이루어질지 의문이 든다. 국민을 이토록 무시하는 정부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도하는 한식 세계화 지원의 일환이라는 당치도 않은 명분으로 뉴욕 한국식당 창업 예산 50억 원을 함께 처리했다고 하니 삼척동자도 웃지 않을 수 없다.
김윤옥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식 세계화 추진단’의 사업을 이어 받은 한식재단에서 운영할 계획이어서 ‘김윤옥예산’ 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강행한 것을 보니 ‘형님예산’ ‘과메기예산’ 은 정부여당이 내 것만 챙기고 정작 국가존망의 예산이나 민심(民心)에는 관심이 없음을 여실히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비 218억과 영유아 필수 예방 접종비 380억을 전액 삭감하고 뉴욕에 50억짜리 정부 한국식당을 세우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대통령 친형의 지역구에는 1,000억 원의 예산이 막판에 추가 되었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우리 민족문화를 지켜오고 뿌리가 되고 줄기의 역할을 다해온 불교계의 ‘템플스테이’ 예산 60억을 종교편향이라는 이유로 삭감하고, 졸속으로 국가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 시키는 이 정권에 대하여 참 치사하구나 하는 감정이 치밀어 오를 뿐이다.
감히 우리나라 불교계의 장자 종단, 조계종을 돈 60억으로 희롱하려 들다니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이다. 민족문화유산을 보존·보호하고 한국의 문화유산을 내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 템플스테이가 필요하다고 하여 진행한 일종의 ‘국책사업’ 임에도 일부 근본주의적 개신교도의 반발과 대통령의 편향된 종교관을 반영한 정부 여당에 의해 삭감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우며 이천만 불자는 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여권의 친 불교계 인사, ‘절친’ 인사들도 아직 간을 보며 적극 해결하자고 나서지 않는 것도 우리 불자들에게는 아주 밉상스러울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현안을 풀기 위해 3번이나 직접 해인사를 찾았다. 직접적인 대화 채널만 단절 됐을 뿐 간접적 대화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외면하면서 현 정권과 불교계의 갈등이 극대화 되는 시점에 자신들의 정치적 역량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는 적기를 골라 정치적 실익을 최대한 챙기겠다는 속셈인지 정말 치졸한 작태를 보이기까지 한다. 삼고초려, 백초고려로 정성을 다하여도 불법 문중의 노여움이 풀릴지 의문인데, 일부 어용관변단체까지 조계사 마당에서 난동을 부리는 추태를 보니 이제 이 나라의 암담한 현실이 눈에 선하다.
용인시민신문을 보니 경기도와 용인시가 도·시민의 세금 185억 원을 들여 세워준 특수학교의 교직원과 교사를 뽑는데 담임 목사의 추천서가 왜 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이런 몰상식함에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시의회와 도의회는 명백히 밝혀 주어야 한다. 만약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더 큰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 기독교 학교가 더욱 가관인 것은 학교 명칭을 두고 강남대학 설립자의 호를 따 ‘심전학교’ 라고 하려다 시민과 지역 언론의 반대로 무산 되었다고 한다. 용인시민신문의 “개교를 앞둔 특수학교, 명칭 모집기준 종교 교육 논란” 이라는 기사는 매우 시의적절 했다고 본다. 왜 경기도민과 용인시민의 세금으로 지은 특수학교가 개신교 재단 대학에 의해서 사유화 되고 전유물이 되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재 개신교에 대한 신뢰, 호감도가 꼴찌라는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 되었다. 개신교에 대한 신뢰가 26.6% 이고, 교회에 대한 신뢰는 18%라는 여론조사 결과이다. 당연하다. 이 나라는 지금 편향적 종교정책으로 종교 간의 갈등이 첨예화 되고 계급·계층 간의 위화감, 남북의 군사적 대결, 사회적 분열로 큰 고초를 겪고 있다. 이 모든 분열과 대립의 원인은 개신교 원리주의에 입각한 종교 편향적 시각을 지닌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며 과오이다. 이는 분명히 역사가 실증해 줄 것이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통해 온갖 불법 특혜를 등에 업고 자라온 일부 소수의 어용종교인 들은 대오 각성 하고 성찰하여야 하며 이 난국을 타개할 묘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념 논쟁 보다, 지역갈등 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닌 종교적 대립을 더욱 조장하는 어리석은 만행을 멈추어야 한다. 템플스테이 예산 저지 기도회를 열고, 사찰이 무너지라고 기도하고, 신성한 사찰에서 자신들이 믿는 신을 찾는 땅 밝기를 하며 ‘영적 전쟁’ 운운하는 극악무도한 소수의 개신교도들의 만행이 진정으로 올바르고 바람직한 신앙 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모두가 냉정하게 점검해 보자. 이 모든 원인은 정부 여당의 잘못된 인식에 있음을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국민적 일출 명소인 향일암을 불질러 전소시키고 정신병자를 자처한 이도 개신교인이었고 진주의 성전암이 개신교 신자로 밝혀진 30代 남성에 의하여 방화로 소실되어도 실효적인 예방대책은 전무한 실정이고 대책 또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부의 ‘21세기 문화 강국’ 이라는 외침은 헛구호 이며 문화재 관리를 도외시 하였던 전 문화부 장관 또한 자질이 심히 의심되는 자였다.
우리 문화재는 민족 구성원 모두의 정신문화 유산인데도, 문화재 보호를 특정 종교에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인 양, 일부 편협한 개신교 논리에 동조하고 정부 여당의 잘못된 인식이 빚은 총체적 사건임이 명백하게 들어났다. 그러니 치사한 권력은 이제라도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하겠다